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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빅6에서 한국인 '0명'... 손흥민 이후 대체자 없는 한국 축구의 민낯

 다가오는 2025-2026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빅클럽에는 한국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을 전망이다.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EPL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의 시대가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손흥민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프리시즌 경기를 끝으로 토트넘과 EPL에서의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EPL에서도 "진정한 레전드"로 인정받은 손흥민의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손흥민의 이적으로 2025-2026 시즌 EPL에 남은 한국인 선수는 울버햄튼의 황희찬, 뉴캐슬의 박승수, 그리고 토트넘의 양민혁 단 세 명뿐이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양민혁은 토트넘과 잠시 이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양민혁이 임대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 손흥민이 떠났지만 양민혁이 토트넘 1군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토트넘 1군에는 마티스 텔, 히샬리송, 모하메드 쿠두스,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셉스키, 윌손 오도베르까지 윙어 포지션에 경쟁자가 너무 많다. 성장이 필요한 시기에 벤치에서만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임대를 통해 영국 축구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양민혁에게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양민혁이 어느 리그, 어느 구단으로 임대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토트넘과 양민혁 모두 서로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민혁마저 토트넘을 떠난다면 EPL 전통의 빅클럽이라 불리는 BIG6(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아스널, 첼시, 토트넘)에는 한국인 선수가 한 명도 남지 않게 된다. 새로운 강호로 부상하고 있는 뉴캐슬에 박승수가 있지만, 뉴캐슬은 전통적인 빅클럽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게다가 박승수도 이번 시즌에는 1군보다는 주로 21세 이하(U-21) 팀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년간 손흥민이 있었기에 한국인 선수가 EPL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너무 익숙했던 한국 축구팬들에게 이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손흥민의 빈자리가 벌써부터 크게 느껴지며, 하루빨리 손흥민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스타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아직 변수는 존재한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방출 명단에 오른 김민재가 EPL 빅클럽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EPL 빅클럽들과 꾸준히 이적설이 있었던 김민재이기에 이적시장 막판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또한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입지가 좁아진 이강인 역시 새로운 팀을 찾을 수 있다. PSG가 요구하는 이적료를 맞출 수 있는 구단은 EPL 팀들이 대부분이며, 이강인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등의 관심을 받은 바 있어 EPL 빅클럽으로의 이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이롭다” 빌 게이츠가 홀린 한국의 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21일 하루 동안 한국 정치·경제·보건 주요 인사들을 연달아 만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3년 만에 이뤄진 이번 방한에서 그는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를 차례로 예방하고,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갖는 등 광범위한 ‘광폭 행보’를 펼쳤다. 방한의 핵심 목적은 한국과의 글로벌 보건 협력 확대였지만,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SMR) 같은 첨단 기술과 미래 에너지 분야에 대한 논의도 병행됐다. 특히 게이츠 이사장은 저소득 국가 백신 보급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과의 협업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대감을 높였다.이날 오전 게이츠 이사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했다. 그는 한국의 백신, 진단기기, 솔루션 분야 기술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20년 안에 전 세계 아동 사망자 수를 연간 200만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이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국의 혁신적인 바이오 제품들이 경이로운 수준이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 공공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에스디바이오센서, SK, LG, 유바이오로직스 등 구체적인 국내 기업들을 직접 거론하며 성과를 칭찬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진단기기의 성과를 언급하며 “저는 이 기업들의 제품을 직접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인류 전체를 위한 공공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도 협력할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오찬 자리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회동이 이어졌다. 양측은 글로벌 보건 협력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김 총리는 오는 가을 한국에서 열릴 세계 바이오 서밋 행사에 게이츠 이사장의 참석을 요청했다. 또한 게이츠재단 한국사무소 개소를 통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협력 채널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게이츠 이사장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일정에서는 국회를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회담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수준을 국내총생산(GDP)의 0.7%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글로벌 보건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 같은 국가의 적극적인 재정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역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국회도 초당적으로 ODA 확대를 지지하며 보건 협력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같은 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메시지를 거듭 강조하며, 한국이 글로벌 보건 향상을 위한 예산 배정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그는 또 최근 재단이 진행 중인 아프리카 언어 기반 AI 파일럿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현지 주민들과 인공지능이 대화하며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약 개발과 보급 과정에서도 큰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을 국제 보건 분야에 접목하는 것이 앞으로 재단의 주요 사업 축 중 하나임을 밝힌 것이다.이번 방한을 계기로 국내 바이오 업계와 게이츠재단 간 협력 논의도 활발히 진행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재단과 단독 미팅을 열고 차세대 예방 의약품 개발 및 글로벌 보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트레버 먼델 게이츠재단 글로벌 헬스 부문 대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또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 역시 같은 날 게이츠재단과 간담회를 갖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간담회에는 바이오니아, 유바이오로직스, LG화학, 노을, 에스디바이오센서, SK바이오사이언스, 쿼드메디슨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7곳이 참여해 백신·치료제·진단기기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재단의 국제 보건 투자 방향과 접점을 찾았다.게이츠 이사장의 이번 행보는 한국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세계 보건 증진에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적 구상과 맞닿아 있다. 그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재정적 기여 확대를 촉구하는 한편, 업계를 상대로는 실질적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AI와 SMR 같은 미래 기술 분야까지 논의의 범위를 확장한 점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한이 단발적 만남에 그치지 않고 향후 구체적 프로젝트로 이어질 경우, 한국이 글로벌 보건과 에너지 혁신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