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환율+저가경쟁=LCC '적자 늪'? 살아남는 자만이 웃는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 9개사 시대가 임박했다. 파라타항공(옛 플라이강원)이 1호기 A330-200을 도입하며 재출범을 알린 가운데, 진에어, 제주항공 등 기존 8개 LCC와 함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으로 인한 노선 재분배의 빈틈을 노리겠다는 전략이지만, 이미 과열된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 상반기 LCC의 국제선 이용객은 대형항공사(FSC)를 앞섰지만, '피크아웃(정점 통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흑자를 기록했던 LCC들이 올해 2분기에는 고유가와 고환율, 그리고 출혈 경쟁으로 인한 운임 인하의 여파로 일제히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항공기 리스 비중이 높은 LCC는 달러 강세에 더욱 취약하며, 에어로케이 등 일부 항공사는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LCC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새로운 노선 발굴,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 그리고 추석 황금연휴를 겨냥한 추가 항공편 투입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처럼 장거리 노선에 도전장을 내미는 LCC도 늘고 있다.

 


한편, 내년 말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LCC 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 대형 항공사가 독점하던 운수권과 슬롯(이착륙 횟수)이 시장에 풀리면서 LCC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자사 LCC 3사를 통합할 계획이어서 향후 항공업계 전반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LCC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국토 규모가 훨씬 큰 미국이나 독일과 비교해도 국내 LCC의 숫자가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환율로 인한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저가 경쟁이 심화될 경우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항공사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이제 국내 LCC들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싸움이 아닌, 기업의 존폐를 가르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국토부 장관의 고백 "내년, 내후년 수도권 주택 공급은 '절벽' 상태"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주택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 무려 135만 채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연평균 27만 호, 즉 매년 1기 신도시 하나가 새로 생겨나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물량이다.정부는 이번 계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인허가만 받고 실제 착공은 미루는 '유령 공급'을 막기 위해 공급의 기준을 '착공'으로 명확히 했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직접 시행에 나서도록 하여 사업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6만 채를 직접 공급한다. LH 아파트의 품질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민간 건설사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특히 주목할 점은 주택을 지을 땅을 확보하기 위해 그야말로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서울 도심의 노후 공공청사는 물론, 폐교 부지,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국·공유지, 심지어 도봉구의 성대야구장까지 주택 용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실상 수도권 내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유휴부지를 주택 공급의 재원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하지만 이처럼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정부의 솔직한 고백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직접 "현재 수도권에 집이 부족하며, 특히 내년과 내후년 2년간 주택 공급이 '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아무리 착공을 서둘러도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2~3년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결국 정부는 공급이 현실화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수요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규제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이는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라는 모순적인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는 배경이다. 우선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기존 50%에서 40%로 대폭 강화한다. 또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묶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의 길목을 차단했다.여기에 국세청까지 가세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에서 발생한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를 전수 검증하고, 대출 규제를 피해 자녀에게 자금을 편법 증여하는 '현금부자'들의 탈세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엄포를 놨다.결론적으로 이번 대책은 '미래의 대규모 공급'을 약속하는 동시에 '현재의 강력한 규제'로 시장을 억누르겠다는 정부의 이중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실제 입주 물량이 쏟아지기 전까지,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강력한 규제와 세무조사의 압박 속에서 숨 막히는 시간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