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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시켰더니 바르셀로나 직관?... BBQ가 6만 관중 절반 '공짜 초대'한 이유

 지난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FC바르셀로나 아시아투어-FC서울 친선경기'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제너시스BBQ 그룹이 창사 30주년을 맞아 준비한 이번 마케팅 프로젝트는 무더운 여름 밤을 뜨거운 축구 열기로 가득 채웠다.

 

BBQ는 이날 총 3만여 명에 달하는 국내외 소비자와 가맹점주, 프랜차이즈 파트너를 초청해 경기장을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공식 관중 수 6만2482명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BBQ 측 초청으로 참석한 셈이다. 부산에서 KTX를 타고 올라온 강승재(18) 군은 "BBQ 치킨을 시켰더니 축구 관람권에 당첨됐다"며 "앞으로 치킨은 BBQ"라고 충성을 다짐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BBQ는 47일간 전방위적 마케팅을 펼쳤다. 6월 11일부터 7월 27일까지 자사 앱에서 치킨 구매 시마다 직관 티켓 응모권을 자동 부여하는 '골든티켓 페스타'를 진행했다. 일주일간 치킨을 가장 많이 구매한 고객에게 1등석 티켓을 제공하는 'TOP 20'을 시작으로 'TOP 100', 'TOP 1000', SNS 이벤트 등 다양한 고객 프로모션을 확대했다.

 

'TOP 1000'에 당첨돼 서울 수색동에서 경기를 보러 온 김모(23) 씨는 "BBQ 치킨을 너무 좋아해 이전부터 꾸준히 시켜먹었지만 FC바르셀로나 경기를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당첨이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 친구와 함께 직관을 올 수 있게 돼 어깨가 으쓱하고, 여자 친구도 BBQ 치킨의 진정한 팬이 됐다"고 덧붙였다.

 

30도에 이르는 열대야 속에서도 경기장은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했다. 경기 시작 직전 FC서울과 FC바르셀로나 서포터즈를 포함한 약 5만여 명의 관중이 참여한 '아이러브BBQ(I♡BBQ)' 대형 카드 섹션 퍼포먼스는 경기장을 하나로 만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하프타임에는 '치킨연금'을 걸고 진행된 댄스타임에서 총 4명의 당첨자가 탄생했다. 우승자는 5년간 매주 1마리씩 치킨을 먹을 수 있는 포인트(1회 3만원)를 제공받았으며, 준우승자와 참가자 2명은 각각 3년, 1년에 해당하는 치킨연금을 획득했다. 전광판에 비춰진 흥겨운 춤사위에 관중석은 웃음과 환호로 들썩였다.

 


이날 경기는 FC바르셀로나가 7대3으로 승리를 거두며 마무리됐다. 양 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은 승패를 넘어 한여름 밤 축제 자체에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황희영(62) 씨는 "비비큐 이벤트로 가족들과 뜻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BBQ 가맹점주들도 이날만큼은 영업을 잠시 멈추고 함께 즐겼다. 인천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이모(41) 사장은 "30주년 행사 덕분에 이곳에 와서 너무 좋다"며 "맨날 비슷한 일상에 단비 같은 행사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함께 관람한 윤홍근 BBQ 회장은 "세계 최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그룹 세계 1등 기업이 되어서 전 세계 80억 인류를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게 저희 꿈"이라며 "BBQ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고 꿈이 되는 것이 저희들이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열망을 담아 오늘 경기를 개최하게 됐다"면서 "BBQ로 인해서 고객들이 더욱 더 행복해지고 좀 더 즐거워졌으면 하는 그런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 가맹점주가 함께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BBQ는 치킨 브랜드를 넘어 문화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조엔 날개, 기업엔 올가미..기업들, ‘더 센 상법’에 초비상

 기업들이 연일 국회를 통과하는 규제 법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투자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노동권 강화와 소액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기업 경영을 제한하는 법안을 연이어 처리하고 있어 현장의 혼란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이어 25일에는 ‘2차 상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업계는 충격에 빠진 상태다.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상법 개정안은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는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석 의원 182명 가운데 180명이 찬성하며 여당의 압도적 찬성 속에 가결됐다. 개혁신당 의원 두 명이 기권표를 던졌으며, 국민의힘은 “경제 내란법”이라며 본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지난달 1차 상법 개정안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한 데 이어 추가적인 기업 규제책이 통과된 것이다.재계는 경영권 침해와 소송 남발을 가장 큰 우려로 꼽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소액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나 기업 사냥꾼들이 국내 기업 경영에 깊숙이 개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필과 같은 경영권 방어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들은 해외 자본의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 이는 단순히 법적 분쟁을 넘어 국내 기업의 장기 투자 전략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노동계와 관련한 변화도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하루 전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고 노동쟁의 범위를 넓혔으며,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철강업계에서는 노조의 불법 행위에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손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손배 청구가 제한되면 불법 파업에도 사실상 면죄부가 주어진 셈”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도체 업계 역시 걱정이 크다. 글로벌 경쟁 심화 속 기술 인재 확보에 매달려야 하는 시점에 줄을 잇는 교섭 요구가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과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협력사 노조가 최근 통상임금 지급과 임금 체불 문제를 두고 삼성전자를 직접 상대로 요구에 나선 사례는 대기업 노조 투쟁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정치권의 행보는 정부 기조와도 충돌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요 그룹 총수들을 잇따라 만나 투자 확대와 대미 협력을 주문해 왔다. 지난 6월 6대 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가 통과시키는 법안들은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커진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미국의 고율 관세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이미 투자 보류 여부를 고민 중인데, 주주소송과 파업 리스크까지 떠안으라면 신규 투자를 감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대기업들도 같은 입장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노동자의 권리 보장은 존중해야 하지만, 상법 개정과 같은 제도 변화가 기업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투자 확대 압박과 규제 강화가 동시에 이어지는 현 상황이 기업인들에게는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가운데 재계 총수들은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일정에 참여하기 위해 출국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사절단 명단에 포함됐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도 동행했다. 이번 방미 일정은 한미 간 경제 협력 확대와 대미 투자 논의가 핵심 의제지만, 국내에 남은 규제 환경은 총수들에게 결코 가볍지 않은 숙제로 남았다.재계는 현재 상황을 “투자 확대를 요구하면서도 발목을 잡는 이중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역할을 강조하지만, 정치권의 규제 입법이 이어지면 국내 기업 환경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는 투자 감소, 고용 축소, 해외 이전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정치권이 단기적인 노동·주주 권리 강화에만 몰두하지 말고,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