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폭염에 닭도 울고, 지갑도 울고… 삼계탕 '금계탕' 되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닭 폐사가 급증하면서,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서민들의 밥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7654원으로, 전년 대비 4.6% 상승했다. 이미 지난해 7월 1만7000원선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으며, 서울 시내 일부 식당에서는 이미 한 그릇에 2만원을 넘어선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지난 6월 삼계탕 품목이 역대 최고 수준인 122.56(2020년=100)을 기록,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을 웃돌았다.

 

외식이 부담스러워 집에서 직접 삼계탕을 해 먹으려는 소비자들도 비용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 조사 결과, 전통시장에서 영계, 수삼, 찹쌀 등 재료를 구매해 삼계탕 4인분을 요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3만626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보다 34.9%, 전년보다 12.4% 급등한 수치로, 1인분 기준으로는 9065원에 달한다.

 

이러한 삼계탕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복 성수기 수요 증가와 더불어 최근 기승을 부리는 폭염과 폭우로 인한 육계 폐사량 증가가 꼽힌다. 농촌경제원은 이달 중 생계 유통가격이 ㎏당 2000원대로 전월 대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닭은 체온 조절 능력이 낮아 고온에 취약하며,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8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 128만7694마리 중 가금류가 123만1682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배 가까이(573.8%) 폭증한 수치다.

 


정부도 치솟는 닭고기 가격 안정화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최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닭 농가에 자조금을 활용해 농가당 50만~100만원의 깔집비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닭고기 관련 식품·외식 가격 인상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업체, 수입업계, 생산자단체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수급 안정 노력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역시 소비자들의 삼계탕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할인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6일까지 '요리하다x지호들깨삼계탕·수삼 삼계탕'을 8990원에 선보이며, 앞서 이마트는 지난 17일부터 28일까지 '영양 삼계탕'을 신세계포인트 적립 기준 3980원에 판매하는 등 파격적인 할인을 진행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물가 상승 압박이 지속되면서, 삼계탕을 비롯한 외식 물가 안정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폭염 속 방치된 2살 아들이 엄마를 불렀더니... "엄마는 지금 바캉스 중"

 기록적인 폭염이 맹위를 떨치던 지난달 말, 쓰레기와 악취로 뒤덮인 집 안에 두 살배기 아들을 홀로 남겨두고 사흘간 외출한 20대 엄마가 경찰에 붙잡히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아동 방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며 우리 사회의 취약한 아동 보호 시스템에 대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3일, 아동복지법 위반(유기 및 방임)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 동안, 생후 24개월 된 아들을 집 안에 홀로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간 동안 A씨는 아이에게 끼니를 챙겨주거나 기저귀를 갈아주는 등 기본적인 돌봄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경찰과 소방 당국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잠겨 있는 문 때문에 사다리차까지 동원해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진입해야 했다. 한여름 폭염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은 꺼져 있고 선풍기만 돌아가는 집 안은 쓰레기로 가득했으며, 심한 악취가 진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아이는 사흘간 제대로 먹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상태였으며, 현재는 경찰의 보호 조치 하에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남편과 헤어진 후 홀로 아이를 키우던 중 남자친구와 사흘간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분노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경찰은 A씨의 방임 행위가 중대하다고 판단하여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초범이고 범행을 시인했으며, 아이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을 고려해 검찰이 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히며, "별도의 구속영장 재신청 없이 수사를 종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아동 방임이 발생할 수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핵가족화와 맞벌이 증가 등으로 인해 육아에 대한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처럼 취약 계층 아동들이 방치되는 사례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아동학대 및 방임은 신체적 상해뿐만 아니라 정서적 발달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회 전체의 관심과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사회가 미래 세대인 아이들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