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알래스카보다 추운 샌프란시스코! 한여름에 머플러 판매 '급증'

 전 세계가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미국 서부 해안 지역, 특히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일대가 이례적으로 서늘한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폭스웨더의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은 올해 6월과 7월 내내 여름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낮은 기온이 지속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7월 평균 기온은 섭씨 15.2도, 새너제이의 평균 기온은 섭씨 19.7도에 그쳤다. 폭스웨더는 이 지역의 현재 기상 상황이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여름 날씨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6월에는 섭씨 21.1도(화씨 70도) 이상 올라간 날이 단 5일, 7월에는 7일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이처럼 '추운 여름'이 시작된 것은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경우 1982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의 경우 1965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례적인 기상 현상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로스앤젤레스(LA) 지역까지 확대되어, 작년 여름보다 훨씬 온화한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LA는 지난달 중순 며칠간만 섭씨 30도가 이어졌을 뿐, 이후에는 특별한 더위가 찾아오지 않았다.

 

LA 타임스는 이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예상치 못한 한여름의 '추운 날씨'에 대응하기 위해 점퍼와 머플러 같은 방한 용품을 구매하느라 예상 외의 지출을 했다고 보도했다.

 


기상학자 매트 멜레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캘리포니아에 일반적으로 더운 날씨를 가져오는 계절성 고기압 시스템이 올해는 평년보다 더 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태평양 연안 북서부와 캘리포니아 상공에 저기압 시스템이 거의 고정되었고, 구름이 지역을 덮으면서 기온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폭스 예보 센터는 평년보다 3도가량 낮은 해안 수온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차가운 바닷물로 인해 해수면 가까이에 형성되어 내륙으로 이동하는 차갑고 습한 공기인 해양층이 더욱 발달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중부와 동부를 뒤덮은 열돔 현상이 서부 지역에는 나타나지 않은 것도 서늘한 날씨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기상학자들은 "여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8월부터는 다시 기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서부가 이례적인 한여름 추위를 겪는 동안, 미국 북동부 지역에는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뉴욕 일부 지역은 최고 기온이 30도를 기록했으며, 습도를 반영한 체감 열지수는 약 38도 수준까지 올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아수라장이 된 부울경 연설회..‘배신자’ 고함 난무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전한길 씨 논란 이후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며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권 합동연설회는 시작부터 극도의 긴장과 대립 속에서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탄핵 반대파(반탄)’ 지지자들과 ‘탄핵 찬성파(찬탄)’ 후보들이 한 공간에 모였지만, 분위기는 전혀 화합적이지 않았다. 사회자는 이례적으로 개회 전 “행사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사람은 퇴장 조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렸다. 이는 이전 지역 연설회에서 발생한 소란 사태를 의식한 조치였다. 모든 후보들은 ‘경쟁 후보 비방과 모함을 하지 않겠다’는 공정경쟁 준수 서약에 서명하며 단상에 올랐지만, 장내 공기는 차갑고 불안정했다.전날까지도 논란의 중심이었던 전한길 씨는 지난 8일 대구·경북권 합동연설회에서의 소란 이후 당 지도부의 결정으로 행사장 출입이 금지됐다. 그러나 전 씨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일부 강성 당원들은 그의 목소리를 대변하듯 거친 구호와 야유를 쏟아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연단에 오르는 순간, 여기저기서 항의와 고성이 터져 나왔다. 잠시 멈칫한 송 위원장은 “부울경 당원들이 활기와 열정이 넘친다”고 웃어 넘기려 했지만, 계속되는 항의에 “여러분이 분노를 터뜨려야 할 대상은 이재명 정권”이라고 맞받았다.이날 연설회에서 반탄파 후보들은 장내 격앙된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조경태 당 대표 후보는 전날 내란특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계엄 해제 방해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한 뒤, 찬탄파로 분류돼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문수 후보는 “내란특검에 동조해 당을 내란동조세력으로 몰아선 안 된다”며 “이재명 독재를 끝장내기 위해 미국 등 우방과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헌법기관인 사법부를 장악하고 검찰을 해체하는 소리 없는 계엄의 주체”라고 규정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이재명을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후보 역시 조 후보를 겨냥해 “대선이 끝나고도 내부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내란동조세력 운운하는 발언은 내부 총질”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신동욱 후보는 “특검 앞에 나가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자들이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불순 세력을 척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범규·최수진 후보도 “내부 총질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반탄파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박홍준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탄핵의 문으로 밀어넣은 세력이 당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반면 찬탄파와 쇄신파 후보들은 당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조경태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장내 곳곳에서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조 후보는 손짓으로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보냈으나 소동은 계속됐다. 사회자가 나서서 진정시키는 가운데 어렵게 연설을 시작한 그는 “국민과 당원을 배신한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며, “탄핵 반대와 부정선거, 윤석열 재집권을 주장하는 세력을 반드시 몰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훼방꾼을 청산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는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강력한 인적 쇄신을 약속했다. 전한길 씨로부터 “배신자” 공격을 받았던 김근식 후보 역시 연설 전 장내가 조용해지기를 기다려야 했다. 일부 당원들이 “배신자”라고 외치자 그는 “배신자라는 단어를 즐겨 쓰는 집단은 조폭”이라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의리보다 중요한 건 국민과의 신뢰”라고 맞받았다. 안철수 후보는 전 씨를 겨냥해 “한 마리 미꾸라지가 난동을 부렸다”며 “계엄에 찬성하고 윤석열 재집권을 신봉하는 극단 세력에 기대 표를 구걸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보수정당의 근본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무대 밖에서도 갈등은 이어졌다. 김문수 후보는 조경태 후보의 발언을 “민주당보다 과격하다”고 평가했고, 조 후보는 “바른말이 왜 내부 총질이냐”고 반박했다. 입장이 제지된 전한길 씨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열고 “조금 억울한 면도 있지만 지도부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지도부와 최고위원이 선출돼 무너진 당을 재건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번 부울경 합동연설회는 단순한 지역 유세를 넘어 국민의힘 내부의 뿌리 깊은 갈등과 진영 대립이 공개적으로 폭발한 장면이었다. 반탄파와 찬탄파 간의 극한 대립은 후보 연설마다 고성과 야유로 이어졌고, 일부 후보는 이를 지지 결집의 기회로 삼았으나, 쇄신파 후보들은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하지 못한 채 방해를 받았다. 전당대회가 막판까지 이런 양상으로 이어질 경우, 당의 결속력 약화와 대외 신뢰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도부와 후보들이 이번 갈등을 어떻게 수습할지, 그리고 이러한 대립 속에서 어떤 지도부가 탄생할지가 당의 향후 정치적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