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통에 '흠뻑' 취한 사람들이 찾는 숨은 보물창고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담은 다양한 문화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표적인 쇼핑 공간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매장은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실용적인 제품들을 선보이며, 일상 속에서 한국 문화유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가유산진흥원이 운영하는 K-헤리티지는 궁중문화에서 일상생활까지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를 담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부터 식기류, 문구류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 취향에 맞는 문화상품을 찾기 쉽다.

 

대표 상품으로는 궁중 잔치에서 사용되던 인조 꽃장식을 실감 나게 구현한 '궁중채화 아크릴 입체 마그넷(1만원)'이 있다. 또한 왕이 신하들과 업무를 보던 어좌를 모티브로 한 '어좌 목재 입체 마그넷(1만원)'도 인기 상품이다.

 

특히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무늬를 그려 넣은 '오얏꽃 오일램프(5만5000원·7만5000원·9만3000원)'는 개화기의 감성을 물씬 풍겨 소장 가치가 높다. 조선 태조, 영조, 고종의 곤룡포를 참고해 만든 '곤룡포잔 세트(3만5000원)'도 눈길을 끄는 제품이다.

 

K-헤리티지는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과 창덕궁, 인천국제공항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몰을 통해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운영하는 '공예정원'은 전문 작가들의 수준 높은 공예품을 한곳에 모아 판매하는 매장이다. 현재 8월 31일까지 '청량한 날의 공예'라는 여름 주제 기획전이 진행 중이며, 기획전 상품은 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기획전의 대표 상품으로는 '백죽 파도문 편죽 차바구니(30만원)'가 있다. 이 제품은 기름을 뺀 밝은색 백죽으로 만들어 대나무의 색바램을 방지했으며, 오죽 뿌리의 자연스러운 휘어짐을 그대로 살린 손잡이가 특징이다.

 


또한 엉겅퀴를 수놓은 '엉겅퀴 손수건(2만원)'은 흰색, 베이지, 분홍색, 회색 등 4가지 색상으로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장인이 직접 기른 대나무로 만든 부챗살에 분홍, 노랑, 초록을 곱게 물들인 수제 한지를 붙여 완성한 '한지부채(2만7000∼5만9000원)'는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춘 여름 필수품이다.

 

공예정원은 서울 종로구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몰을 통해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유물을 활용한 다채로운 문화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라의 미소'로 알려진 얼굴무늬 수막새를 활용한 파우치(2만3000원), 디퓨저용기(1만5000원), 쿠키커터(1만6000원) 등은 사용하는 사람도 따라 웃게 만드는 친근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미니어처로 제작된 다보탑(10만5000원), 석가탑(9만7000원), 석굴암 본존불(6만5500원)은 집에서도 경주 여행에서 느꼈던 감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다. 신라 토우의 다양한 모습을 푸른색 도자기로 재현한 '토우 향꽂이(1만원)'와 '여인 토우 오르골(6만5000원)'도 인기 있는 상품이다.

 

실용적인 문구류로는 '12지신 캐릭터 노트(3000원)'와 '12지신 캐릭터 볼펜(5000원)'이 있어, 받는 이의 띠에 맞춰 선물하기에 적합하다. 경주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온라인몰을 통해 이러한 제품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상품 매장들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들을 통해, 일상 속에서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3실점 중 자책점은 단 5점…'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이게 프로의 수비인가?

 9월의 가을 하늘 아래, 사직야구장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팬들이 모두 떠나고 적막만이 가득해야 할 그라운드에,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 전 0-13이라는, 변명의 여지조차 없는 처참한 패배를 당한 직후였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거인 군단은 5연패라는 깊은 수렁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광주 원정길마저 뒤로 미룬 채 절박한 야간 훈련에 돌입했다.10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는 시작부터 악몽 그 자체였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중책을 짊어진 에이스 알렉 감보아는 1회부터 흔들리며 2실점, 팀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하지만 롯데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1회말, 선두타자 한태양이 류현진을 상대로 깨끗한 3루타를 터뜨리며 만들어낸 무사 3루의 황금 찬스. 그러나 후속타자들은 이 절호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고승민의 땅볼, 그리고 빅터 레이예스와 김민성의 연속 삼진. 추격의 불씨는 한순간에 꺼졌고, 이는 이날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는 비극의 서막이었다.이후 롯데의 수비는 마치 모래성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2회 유격수 전민재의 포구 실책을 시작으로, 3회에는 1루수 나승엽의 포구 실책, 그리고 유격수 전민재가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범하며 점수를 헌납했다. 4회에는 2루수 한태양, 9회에는 3루수 손호영마저 어이없는 실책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롯데 마운드가 내준 13점 중 투수의 자책점은 단 5점에 불과했다. 야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총체적 난국이었다.경기 종료 후, 텅 빈 사직야구장. 김민재 벤치코치가 마운드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주장 전준우도,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도 열외는 없었다. 모두가 고개를 숙인 채 질책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윽고 김태형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의 수비 동작 하나하나를 매서운 눈으로 지도하기 시작했다. 훈련 시간은 20분 남짓으로 길지 않았지만, 그라운드를 감싼 공기의 무게는 천근만근이었다.훈련이 끝난 뒤에도 선수들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주장 전준우가 따로 선수들을 불러 모아 짧은 미팅을 진행했고, 코칭스태프 역시 그라운드에 남아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다음 날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곧바로 광주로 이동해야 했지만, 그 누구도 버스에 오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날의 야간 훈련은 단순한 '벌'이 아니었다. 7월까지 3위를 달리며 가을야구의 꿈에 부풀었던 팀이 6위까지 추락한 현실, 8년 연속 '야구 없는 가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담긴 처절한 몸부림이었다.이제 롯데는 벼랑 끝에 섰다. 4위 KT, 5위 삼성과의 격차는 2경기. 11일 광주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김태형 감독과 롯데 자이언츠의 2025년은 이대로 비극으로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 사직의 밤을 밝혔던 그들의 절박한 땀방울이 과연 반등의 기적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