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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투혼' 김혜성, 6연속 삼진 굴욕 딛고 '불가능한' 멀티히트

 '6연타석 연속 삼진'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경험했던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위기 속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부상을 안고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혜성은 지난 27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 초 2사 상황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김혜성은 상대 선발 개럿 크로셰의 시속 153.4km 패스트볼을 강하게 당겨쳐 1루수와 파울 라인 사이로 향하는 안타를 생산했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2루나 3루까지 진출할 수 있는 타구였으나, 펜웨이 파크의 독특한 구장 구조로 인해 1루에 머물러야 했다.

 

4회 2사 1루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더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스트라이크 노 볼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크로셰의 패스트볼과 스위퍼를 세 차례나 연속으로 커트해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후 2개의 볼을 골라낸 뒤 8구째 시속 156.1km의 몸쪽 패스트볼을 노려쳐 투수 옆을 지나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보스턴 2루수 로미 곤잘레스가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으나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간 이 타구 덕분에 1루 주자 에스테우리 루이스는 3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

 

7회에는 교체 투수 저스틴 윌슨의 시속 153.9km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하며 삼진을 당했고, 9회 마지막 타석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무키 베츠를 대타로 내세우면서 더 이상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날 김혜성은 3타수 2안타의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0.311, OPS를 0.760으로 끌어올렸다. 무려 15일 만에 기록한 멀티히트였다.

 

현지 중계진도 김혜성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전설적인 투수 출신으로 이날 '폭스 스포츠' 해설을 맡은 존 스몰츠는 "2스트라이크에 몰린 후 안타를 만들어 낸 이 타석이 정말 믿을 수 없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다저스 전문 기자인 '디 애슬레틱'의 파비안 아르다야 역시 개인 SNS를 통해 "엄청난 속도의 패스트볼과 뛰어난 변화구로 무장한 크로셰는 김혜성에게 이상적인 상대가 아니지만, 김혜성이 크로셰를 상대로 2개의 안타를 터트렸다"고 칭찬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김혜성이 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했다는 사실이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5~6경기 전부터 김혜성이 왼쪽 어깨 문제를 겪고 있었다"며 "어깨 문제가 그의 스윙에 영향을 미쳤고, 종전보다 더 많은 헛스윙이 나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로버츠는 김혜성이 다음 날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상의 영향으로 김혜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7경기에서 타율 0.100(20타수 2안타), OPS 0.200에 그치는 심각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맥스 먼시, 키케 에르난데스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어렵게 확보한 주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김혜성의 투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2-4로 패배했다.

 

“나가라vs바꿔라” 국힘 끝장대결 D-2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일정이 본격적인 막을 올리면서 당권주자들은 20일 일제히 투표 참여 독려에 나섰다. 이날부터 당원 모바일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됨에 따라 각 후보들은 남은 기간 동안 ‘당심’과 ‘민심’을 잡기 위한 전면전 모드에 돌입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싸고 ‘반탄’(탄핵 반대)과 ‘찬탄’(탄핵 찬성) 성향으로 계파 지형이 재편된 가운데 당대표 선거에 80% 비중으로 반영되는 당원 투표 결과가 결국 당선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반탄파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강력한 대여투쟁 의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수성전에 나섰다. 두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원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결선투표에 대비해 지지층 결집과 투표율 제고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주권과 당원 주권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폭주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전직 대통령의 인권까지 유린하는 정치 보복에 맞서 자유대한민국의 큰집 국민의힘이 반드시 심판자를 자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현재 특검의 압수수색에 반발하는 당사 농성을 8일째 이어가는 중이며, ‘투쟁력’과 ‘강경 이미지’ 부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장동혁 후보 역시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중단된 것을 시작으로 사법부, 검찰, 경찰이 사실상 정권의 하수인이 됐다”며 “전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수사는 날카로운 칼을 들이대고 정부·여당 관련 의혹은 모두 쉬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후보는 “특검이 국민의힘 전체 당원명부와 특정 종교단체 신도명단을 비교하려 한다는 것은 명백한 위법 수사이며 직권남용”이라며 “이 대통령이 정치 특검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반면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당 혁신론’을 내세우며 판세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탄핵과 계엄 문제에 흠결이 없는 대표만이 당이 내란 정당이라는 공격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며 “혁신과 통합을 이끌 대표는 안철수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김 후보를 겨냥해 “대선 완패 후에도 반성은커녕 말 바꾸기로 일관하며 과거에 머물러 있는 인사”라고 비난했고, 장 후보에 대해서는 “‘윤어게인’을 추종하며 극단세력 전한길 씨를 공천하겠다고 하는 위험한 시도를 한다”고 직격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하고 대구 서문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등 보수 핵심 기반 공략에 나섰다. 조경태 후보는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전 씨를 감싸는 극우세력”이라며 “국민의힘이 혁신하려면 탄핵을 반대하는 세력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YTN 라디오에서 “만약 안 나가겠다고 하면 조경태가 대표가 돼 반드시 내보내겠다”고 언급하며 강경한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조 후보는 이날 경기 지역에서 당원 간담회를 여는 등 현장 밀착 행보로 지지세 확장에 나섰다.한편 찬탄파 후보 간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두 후보 간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안 후보는 “조 후보 측에서 단일화를 위해 연락조차 없었다”며 진정성 문제를 제기했으며, 조 후보는 “언제든지 안 후보가 입장을 명확히 하면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맞받았다. 당내에서는 두 후보가 끝내 단일화에 실패함에 따라 표 분산이 불가피해져 결선투표 진출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당원 모바일 투표와 ARS 투표,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20~21일 실시하며 그 결과는 오는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는 26일 실시되며 1·2위 후보가 맞붙는다. 결선에서는 3·4위 후보 지지표가 어느 쪽으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뒤집힐 가능성이 커 각 진영은 막판까지 단 한 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