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2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충격적 식습관... '썩은 고기와 구더기'를 즐겨 먹었다

 미국 퍼듀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네안데르탈인의 식습관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된 이 연구는 약 12만 90000~1만 1700년 전 '플라이스토세 후기'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이 고기와 함께 구더기를 섭취했을 가능성을 제시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의 출발점은 1991년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뼈에서 검출된 비정상적으로 높은 질소-15(Nitrogen-15) 수치였다. 질소-15는 육식 동물의 체내에 많이 축적되는 동위원소로, 하이에나나 늑대 같은 대형 육식동물에서 흔히 발견된다. 고고학자들은 이 동위원소의 비율을 통해 과거 인류의 식단에서 육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의 소화기관이 대형 육식동물처럼 대량의 단백질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의 높은 질소-15 수치를 설명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미국 테네시대 녹스빌캠퍼스 법의인류학 센터의 협조를 받아 2년간 자연 상태에서 부패가 진행된 시신 34구의 근육 조직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직이 부패하면서 질소-15 수치가 점차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부패한 조직에서 발견된 구더기에서는 최대 43ppm의 질소-15가 측정된 반면, 조직 자체에서는 최대 8ppm만 검출되었다.

 


이러한 발견은 특정 원주민들의 식습관과 연결되었다. 연구팀이 주목한 원주민들은 고기를 의도적으로 부패시키거나 구더기가 생길 때까지 두었다가 일종의 발효식품처럼 섭취했다.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고기를 처리해 먹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네안데르탈인이 부패한 고기와 구더기를 함께 섭취했다면, 이전 연구에서 발견된 높은 질소-15 수치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설명했다. "살코기와 지방이 풍부한 구더기를 함께 먹으면 더 완전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 튀빙겐대학의 에르베 보헤렌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대 법의학 실험실 조건의 결과에 기반하고 있어 고대 네안데르탈인의 실제 환경과는 차이가 크다"며 비판적 견해를 표명했다. 그는 네안데르탈인의 높은 질소-15 수치가 구더기 섭취 없이도 단백질 위주의 식단에 전분이 풍부한 식물성 음식을 더한 것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도 이번 결론이 잠정적인 것임을 인정하며, 논문에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명시했다. 특히 네안데르탈인이 실제로 사냥했을 사슴과 같은 동물의 고기와 구더기를 함께 연구한다면 이 가설이 더 큰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연구는 선사시대 인류의 식습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고대 인류의 생존 전략과 문화적 관행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78억 FA 밀어내고 '고졸 신인' 선택…김경문, '역대급 선발진' 위한 도박 시작했다

 KBO 리그 역사상 그 누구도 구축하지 못했던 '꿈의 선발 로테이션'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독수리 군단 한화 이글스가 모두가 불가능이라 여겼던 최강의 마운드를 구축하기 위한 담대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 거대한 프로젝트의 서막은 바로 '고교 최강'으로 불렸던 신인 정우주를 선발 마운드에 세우는 파격적인 결정에서 시작된다.승부사 김경문 감독은 9일, 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이 치열한 부산에서 폭탄선언을 했다. 그는 "남은 시즌 동안 정우주를 선발 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라며, "황준서가 맡았던 자리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황준서는 좌완 불펜으로 이동해 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보직 변경을 넘어, 한화 마운드의 미래를 완전히 새로 그리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물론 당장 정우주에게 긴 이닝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김 감독 역시 "선발 경험이 없기에 2~3이닝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투구 수를 조절하며 관리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규 시즌이 단 15경기 남은 시점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걸린 중차대한 상황에서 '신인 선발 실험'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그 배경에는 5선발 자리에 대한 깊은 고민이 깔려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78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FA 엄상백을 영입했지만, 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진 끝에 결국 불펜으로 밀려났다. 그 뒤를 이어 기회를 받은 2년 차 영건 황준서 역시 잠재력을 보여주는가 싶으면 이내 흔들리는, 기복 있는 모습으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확실한 5선발의 부재는 한화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인 문제였다.바로 이 지점에서 '대어' 정우주의 이름이 떠올랐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우주는, 역대급 재능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평가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고교 최강의 투수였다. 프로 입단 후 차근차근 경험치를 쌓은 그는 시즌 초반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하다 후반기 들어서는 무사 만루 위기를 틀어막는 등, 점차 비중 있는 역할을 소화하며 강심장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빼어난 구위에 더해, 이닝이 쌓일수록 안정감을 찾아가는 제구력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8월 이후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단 한 점의 자책점도 허용하지 않은 '제로' 행진이 그의 가치를 증명한다.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정은 '도박'에 가깝다. 불펜 투수로만 몸을 만들어 온 신인에게 갑자기 선발 역할을 맡기는 것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올 시즌만을 위한 처방이 아니다. 김경문 감독이 그리는 더 큰 그림, 바로 2025시즌을 위한 장기 플랜의 핵심이다.만약 정우주가 남은 3주간 '오프너'로서 합격점을 받는다면, 한화는 KBO 리그를 뒤흔들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하게 된다. 기존의 두 외국인 원투펀치 폰세와 와이스, 156km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영건 파이어볼러 문동주에 이어 정우주까지. 최고 156km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우완 정통파 선발 투수를 무려 4명이나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이들처럼 압도적인 구속은 없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과 '명품 제구력'으로 여전히 리그 최상위 클래스를 자랑하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중심을 잡는다면, 그야말로 KBO 역사에 전례 없는 '역대 최강 선발진'이 탄생하게 된다. 독수리의 비상을 위한 마지막 퍼즐, '신인 정우주'의 어깨에 팀의 미래가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