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폭염이 모기 잡았다? NO! 가을에 더 독하게 돌아온다!

 올여름, 평년 같으면 귓가를 맴돌며 성가시게 하던 모기들의 기세가 예년과 사뭇 다르다. 지나치게 무더운 날씨와 짧아진 장마의 영향으로 모기 활동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며, 시민들은 잠시나마 모기 없는 여름의 쾌적함을 누리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역설적인 현상은 안심할 수 없는 새로운 위협, 즉 '가을 모기'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어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월과 10월에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 전망은 이러한 우려에 무게를 더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6월 초부터 시작된 이른 무더위와 7월 초 35도를 넘나든 역대급 폭염이 모기 개체수 급감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기는 통상 기온이 15도에서 30도 사이일 때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은 모기의 생존 한계를 넘어선다. 극심한 고온 스트레스는 모기의 생존율을 급격히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번식 활동 자체를 위축시킨다. 더불어 폭염으로 인해 물웅덩이가 마르며 모기의 주요 번식지가 사라졌고, 이후 이어진 집중호우는 미처 부화하지 못한 알이나 유충을 쓸어내려 산란 환경을 더욱 악화시켰다. 고인 물에서 성장하는 모기 유충(장구벌레)에게는 이러한 급격한 환경 변화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서울시가 발표하는 '모기 예보'에 따르면, 27일 기준 모기 발생지수는 4단계 중 2단계인 '관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쾌적→관심→주의→불쾌로 나뉘는 예보 단계에서 아직 '주의'나 '불쾌' 단계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며, 이는 7월 중순에 '주의'나 '불쾌' 수준이 일반적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현상이다. 모기활동지수 또한 '100'일 경우 야외에서 10분간 5번 이상 물릴 수 있는 수준이지만, 최근 주간 모기활동지수는 41.7에 불과하다. 7월 중순 이후 모기활동지수는 지난 21일 65.3으로 잠시 올랐다가 22일에는 23.1로 크게 떨어지는 등 폭염의 영향이 모기 활동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여름 모기의 '실종'이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기후 이변이 낳은 '가을 모기'의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발생했던 지난해에도 여름 모기 활동은 저조했지만, 기온이 다소 내려간 9월 말부터 모기 활동이 다시 급증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여름철 극심한 환경으로 인해 억눌렸던 모기 개체수가 가을철 기온이 활동에 적합한 수준으로 회복되자 뒤늦게 번식하며 집중적으로 출현한 것이다. 올해 역시 늦더위가 이어질 경우, 활동이 위축되었던 모기들이 늦가을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며 시민들에게 예상치 못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가을철 모기는 여름철 모기보다 흡혈량이 많고, 늦게까지 활동하는 특성상 뎅기열, 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인다.

 

서울대학교 생물학과 김철수 교수는 "과거에는 여름철이 모기 활동의 정점이었지만, 이제는 기온이 높아지는 시기가 길어지면서 모기 활동 기간 자체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늦더위가 지속되면 모기들이 충분히 번식할 시간을 벌게 되어 가을철에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인한 모기 생태계의 변동은 방역 당국의 대응 전략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과거 여름철에 집중되던 방역 활동을 가을철까지 확대하거나, 모기 서식지에 대한 예측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구축하는 등의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상기후는 모기의 생태 주기와 활동 패턴을 예측 불가능하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제는 여름철뿐만 아니라 가을철 모기 방역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민들 또한 늦더위가 이어지는 가을철에도 모기 물림에 대비하고, 집 주변 고인 물을 제거하는 등 개인적인 방역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기후 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선제적이고 유연한 방역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트럼프 첫 만남.."오늘밤, 동맹의 미래가 달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82일 만에 첫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하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이번 방미 일정은 ‘공식 실무 방문’ 성격으로 진행되며, 의전 절차를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통상·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오후 일본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했다. 곧바로 재미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가지며 본격적인 미국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이번 미국 방문은 국빈 방문이나 공식 방문과 달리 백악관 환영 만찬이 생략되고 간소한 절차로 진행된다. 이는 양국 정상이 의례보다 실질적인 협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 직후 첫 방미 일정을 같은 형식으로 진행한 바 있다.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소규모 인원이 배석하는 소인수 회담으로 시작해 오찬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회담에서는 한미 간 통상과 안보 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최근 한미동맹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어,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의 역할 강화와 국방비 증액 문제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6년 체결된 한미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근거로 한국이 동북아 분쟁에 자의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미국과의 동맹 현대화 논의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방비의 경우 나토 회원국들이 GDP의 5% 수준으로 인상하기로 한 합의를 모델로 삼아 한국도 일정 수준의 증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협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미국의 동의 하에 20% 미만 우라늄 농축만 가능하며, 재처리 역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만 허용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협정 개정 협상에서 진전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통상 현안도 핵심 의제다. 앞서 양국이 타결한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 조율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된다. 한국은 자동차 품목 관세 인하와 상호관세 조정을 얻어내는 대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수입을 약속했다. 대규모 투자 계획에는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1500억 달러, 반도체·이차전지·원전·바이오 분야에 2000억 달러 투자 펀드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투자 펀드의 구체적 구조와 이익 배분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최종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농산물 비관세 장벽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미국은 한국의 쌀과 소고기 시장 개방과 관련해 사과 등 일부 농산물 검역 절차를 조정하는 선에서 합의를 본 상태지만, 세부 사항을 둘러싼 협의가 남아 있다. 미국 측이 추가 요구를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전 협력 역시 주요 논의 의제로 거론된다. 한국 정부는 원전 건설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협력 확대를 모색 중이다.이번 방미 일정에는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동행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실무 방문에 동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강 실장은 워싱턴DC에 먼저 도착해 정재계 인사들과 접촉을 시작했으며, “한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설득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방미 동행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워싱턴DC에서 카운터파트와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이번 정상회담 준비가 총력전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정상회담 이후 이 대통령은 한미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같은 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공동 접견하며 양국의 외교·안보 협력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또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 연설을 통해 한국의 외교·안보 비전을 밝힐 계획이다.26일에는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알링턴 국립묘지와 서재필 기념관을 참배하고, 미 측 고위 인사들과 함께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을 시찰하며 방미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일정은 단순히 정상회담을 넘어 한미 간 경제·안보·에너지·원전 협력을 포괄하는 폭넓은 의제들이 다뤄지는 자리로,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