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0명의 어린이가 굶어 죽는 동안 '기아는 없다'는 이스라엘의 뻔뻔한 거짓말

 가자지구에서 식량 부족으로 인한 아사자가 급증하며 인도적 위기가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1개월간 지속된 가자지구 전쟁 중 발생한 아사자의 약 40%가 최근 3일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023년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총 111명이 굶어 죽었으며, 그중 43명이 최근 3일간 사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아사자 중 대다수가 어린이라는 사실이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전날까지 발생한 아사자 101명 중 80명이 어린이였으며, 대부분이 최근 몇 주 새 굶어 죽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식량 봉쇄 및 제한적 공급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영양 공급 미비로 인한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자지구 의료진은 이 상황이 단순한 일시적 배고픔이 아닌 장기적 영양 부족의 누적된 결과라고 경고했다. 소아과 의사 무사브 파르와나는 "아이들이 거의 2년간 기아에 고통받아 왔으며,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영양 부족은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주민들이 다른 질병에도 취약해졌지만, 이스라엘의 차단으로 의약품 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의 "집단 기아"가 이스라엘의 "봉쇄"로 인해 "인위적"으로 발생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전쟁 지역인 가자지구에 갇힌 210만 명의 사람들은 총알과 폭탄 외에도 또 다른 살인자, 기아에 직면해 있다"며 "가자 인구의 상당 부분이 굶주리고 있다. 이걸 집단 기아가 아니면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구호 활동가와 언론인들조차 굶주림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AP, AFP, 로이터 통신 및 BBC 방송은 공동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내 취재진과 그 가족들이 점점 음식 섭취를 할 수 없게 되는 데 대한 극심한 우려"를 표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앰네스티, 국경없는의사회 등 109개 구호단체도 "가자지구 전역에서 집단 기아가 확산하고 있다"며 "활동가들 또한 총에 맞을 위험을 무릅쓰고 배급을 받으려 줄을 서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기아가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데이빗 멘서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가자지구엔 기아가 없다"며 식량 부족은 "하마스가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말 이후 가자지구로 4400대의 구호 트럭이 들어가는 것을 허용했다고 강조했지만, 이는 일평균 70대 정도로 전쟁 전 일일 500~600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아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휴전 협상의 쟁점도 식량 지원 방식으로 옮겨왔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유엔과 팔레스타인 적신월사가 구호를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유엔이 구호 물자를 통제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10경기 무승의 늪…결국 터졌다, '카스트로프의 족쇄' 세오아네 감독 전격 경질

 '홍명보호의 신성' 옌스 카스트로프(21)의 독일 분데스리가 도전기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 그를 철저히 외면하던 소속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의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결국 경질됐다. 이는 카스트로프에게 족쇄와도 같았던 힘든 시간을 끝내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묀헨글라트바흐 구단은 16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오아네 감독과 즉시 결별한다"고 발표하며 축구계에 충격을 안겼다. 롤란트 피르쿠스 스포츠 담당 이사는 "리그 10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면서 세오아네 감독과 함께 반등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었다"며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칼을 빼 든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분데스리가의 유서 깊은 명문 구단이 리그 16위까지 추락하고,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자 수뇌부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이러한 감독 경질이라는 극약 처방은, 그라운드보다 벤치를 더 많이 지켜야 했던 카스트로프에게는 '변수'이자 '기회'다. 세오아네 감독 체제에서 카스트로프의 입지는 처참할 정도였다. 지난 시즌 후반기 무릎 인대 부분 파열이라는 큰 부상에서 회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오아네 감독은 그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올 시즌 컵대회와 리그를 포함해 팀이 치른 4경기에서 카스트로프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30분에 불과했다.이는 이미 독일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재능임을 증명했고, 심지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어 선발로 출전하며 45분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임을 스스로 입증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큰 대목이었다.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를 벤치에만 앉혀두는 감독의 선택에 팬들의 의문과 불만은 커져만 갔다.이런 상황에서 최근 독일 매체 '스포르트 빌트'는 "카스트로프가 A매치 차출로 인해 팀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식의 악담을 퍼부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외면하던 사령탑이 팀을 떠나게 되면서, 이러한 억측과 비난은 하루아침에 의미를 잃게 되었다.물론 사령탑의 교체가 무조건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 부임할 감독의 눈에 띄기만 한다면, 카스트로프의 출전 시간은 극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003년생의 젊은 피인 그가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이는 선수 개인의 성장은 물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도 엄청난 호재가 될 것이다. 굴욕의 시간을 보낸 카스트로프가 감독 교체라는 바람을 타고 비상할 수 있을지, 그의 험난했던 첫 시즌에 마침내 서광이 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