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전광훈에서 손현보까지, 극우 개신교의 '정치 장악' 프로젝트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리박스쿨 청문회'에서 손효숙 대표는 "백골단에 무슨 문제가 있었냐"며 논란을 일으켰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중심의 역사관을 가르치며, 제주 4.3 사건, 3.15 부정선거와 독재를 옹호하는 교육을 해왔다. 이 단체는 윤석열 정부의 '늘봄학교' 사업에 참여해 116명의 강사를 241개 초등학교에 파견했으며, 극우 개신교 교회의 적극적 후원으로 성장했다.

 

극우 개신교는 2000년대 초반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반미 분위기에 위기감을 느끼며 등장했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정국 이후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며 세력화했고, 전광훈 목사와 손현보 목사가 이 움직임의 중심에 있었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기독교 국가가 되게 하겠다"며 북한 공산정권 붕괴와 성경 말씀에 감화되는 나라를 꿈꾸고 있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구교형 공동대표는 종교 극우화의 원인을 '본질 이탈'로 지적했다. 개신교의 본질은 예수의 가르침을 실현하고 약자를 돕는 것이지만, 현재는 권력과 힘에 취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의 종교화"와 "종교의 정치화"라는 두 현상을 우려했다. 코로나 이후 단 4-5년 사이에 개신교가 극우의 진원지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구교형 대표는 광화문 집회나 세이브코리아 같은 모임을 "개신교의 탈을 쓴 정치선동"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미국의 신사도 운동과 연결되어 있으며, "기독교 왕국론"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우화를 막기 위해 개신교가 스스로 변화하고 극우세력과의 선을 확실히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 극우화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NCCK 여성위원회 최소영 위원장은 "종교개혁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낙현 성공회 신부는 현재의 극우 개신교 집회를 "종교를 가장한 특정 집단의 선동"이라고 비판했으며, 박대성 원불교 교무는 종교가 "어떠한 세속적 가치나 이념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립성과 보편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국힘 전대 막판 ‘표심 전쟁’..안철수 '단일화 없다'

 국민의힘이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본투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안철수 후보가 조경태 후보가 제안한 ‘혁신후보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거듭 거부하고 나서면서 전당대회를 앞둔 야권의 물밑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안 후보는 19일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이미 결선투표 제도가 있다”며 “단일화라는 것은 결선투표 제도가 없는 경우에 표가 갈려 사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논의하는 것인데, 결선투표가 도입된 지 오래된 상황에서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원투표 80%와 국민여론조사 20%라는 구조 속에서 당원과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단일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인위적인 단일화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안 후보가 중도 확장성을 바탕으로 결선까지 승부를 펼칠 자신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후보들이 서로 담판 짓고 단일화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당원들이 표로서 압축해 결선에 올려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반면 조경태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당 혁신을 위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며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안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제 당원과 국민께서 투표를 통해 혁신후보를 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 후보는 “단일화 방식과 절차를 모두 안 후보에게 일임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양보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며 “혁신후보 단일화는 당을 살리겠다는 결단이었지만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밑에서 비겁하게 협상하지 않았으며 모든 과정을 공개적으로 진행했다”고 강조하는 등 안 후보 측이 음으로 양으로 단일화를 외면했다는 인식을 강하게 표출했다. 그는 또 “여론조사에서는 중도, 수도권, 청년층에서 내가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끝까지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마지막 TV토론을 치른 후, 20~21일 이틀간 당원선거인단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에 돌입한다. 선거는 당원투표 80%·여론조사 20% 비율로 합산되며 결과는 22일 충북 청주 오송C&V센터(오스코)에서 열리는 본 행사에서 발표된다.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득표하는 후보가 나오면 곧바로 새 당대표가 확정된다. 그러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를 기록한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다. 결선투표를 진행할 경우, 23일 추가 토론회를 거쳐 24일 투표가 진행되고 25일 최종 당대표가 선출된다.이번 전당대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 및 내년 총선을 겨냥한 당권구도로 직결되는 만큼 여권의 최고 관심사로 꼽힌다. 특히 당원 투표 비중이 과거 전당대회보다 대폭 확대된 80%까지 설정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친윤계 후보’ 김기현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안철수·조경태 등 이른바 찬탄·비윤 그룹 후보들은 중도 확장성과 수도권 경쟁력을 내세워 역전극을 도모하고 있다. 조 후보는 중도층과 청년 지지층에서 자신감이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안 후보는 “결선에만 진출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 아래 영남권 조직표보다는 수도권 샤이보수·무당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일각에서는 1차 투표에서 두 후보 모두 과반 획득에 실패할 경우, 결선 투표를 앞두고 조 후보가 안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2차 단일화 시나리오’가 재부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양측 간 공개적인 불신이 상당한 만큼 단기간 내 연대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안 후보는 “이번 선거는 개인 간 단일화 여부보다, 당원들이 미래 당대표로 누구를 선택할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선거”라며 “개인은 물러나더라도 비전은 남는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단일화 외압 자체를 경계했다.당내 친윤계는 상대적으로 결집력이 강한 당원표를 기반으로 본선에서 과반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비윤계에서는 ‘결선표심’에 승부를 걸고 있다. 결선투표에서 제3후보 지지표가 결집할 경우 판세가 뒤집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익명의 윤핵관 핵심 관계자는 “결선까지 가면 아무도 장담 못한다”며 “1차에서 끝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해 조직총력전을 예고했다.이번 선거는 단순한 당대표 경쟁을 넘어서 윤석열 정부 중반기 국정운영 기조를 좌우할 중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새롭게 선출되는 당대표는 내년 총선공천권과 전략공천, 비례대표 순번 등 당무 전반을 도맡으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따라 향후 여권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후보들은 남은 하루 동안 지역순회 유세와 SNS, 현장행보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표심 잡기에 나선다. 윤심 직·간접 계승자임을 표방하는 김기현은 ‘안정’, 안철수는 ‘확장’, 조경태는 ‘혁신’ 메시지를 각각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최종 승자가 어떤 메시지로 당원과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