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 번 오르면 10년 쉰다?...코스피의 충격적인 '고양이 체질' 폭로

 코스피 지수가 3200포인트에 안착했지만, 지속적인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처럼 특정 구간에 갇히는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지수를 고양이에 비유하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점프로 높은 곳에 올라가길 좋아하면서도 좁은 박스 안에 갇혀 있는 것을 선호하는 고양이처럼, 코스피 지수도 단기간에 급등한 후 오랜 기간 박스권에 갇히는 패턴을 반복해왔다는 설명이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지수 레벨이 상승하고, 이어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3200포인트 수준에 안착했다. 삼성전자가 지수를 더 끌어올릴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지수 변동성은 낮아졌고 금융·지주·소프트웨어 등 정책주의 상승 모멘텀도 감소해 당분간 이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빠른 시일 내에 4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웅찬 연구원은 "증시가 오버슈팅했다가 다시 내려오는 모양새라면 꼭 좋은 것도 아니다"라며, 단기적 상승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 개선을 통한 지수의 체질 변화와 미국 증시처럼 장기적 우상향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지수의 45년 역사를 살펴보면, 한 단계 레벨업 이후에는 장기간 정체하는 패턴이 뚜렷하다. 1980년대 후반 일본의 버블경제와 3저 호황을 바탕으로 1989년 1000포인트를 달성했지만, 이후 16년간 1000포인트 이하에서 정체했다.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다시 상승했으나 3000포인트까지 가는 데 13년이 걸렸다. 코로나 시기에 3000포인트를 찍었다가 다시 내려갔고, 새 정부 출범 이후 3000포인트에 재안착한 상황이다.

 


이러한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코스피 지수가 곧바로 5000포인트까지 우상향하기보다는 상당 기간 정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을 위해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정상화를 넘어,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이 개선되고 이것이 주당순이익(EPS)으로 이어지는 구조 확립이 필요하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증시 선진화 정책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서만 5000포인트 달성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선진화 정책을 지속하는 데는 여러 장애물이 존재한다. 시장 기대와 달리 세제개편이 쉽지 않고,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출에도 한계가 있다. 자사주 의무소각은 기업 경영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정부 정책의 목표가 주식시장 상승만은 아니며, 단기간 내 자산가격 급등은 국민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8월 초 미국과의 관세 협상, 미국 금리 하락 등 대외적 변수도 많은 상황이다.

 

이웅찬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거 패턴을 보면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에 안착한 이후 한참 동안 정체하게 될 것"이라며, 실제로 제도가 얼마나 개선되고 증시 체질이 바뀌어 지수가 우상향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및 기업이익 제고, 기업지배구조와 세법 개선 등 여러 차원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내 아기 품기도 전에..산모 사망, '무통주사'가 앗아간 생명

 출산을 앞둔 20대 산모가 대전의 한 산부인과에서 무통주사(경막외마취) 시술 직후 의식불명에 빠진 뒤 약 3주 만에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의료진의 업무상 과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며 진실 규명에 나섰다.지난달 11일, 대전경찰청은 대전 동구에 위치한 A산부인과 의원 원장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 의료사고를 넘어, 한 가정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비극적인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사건은 지난 6월 15일 오후, 29세 산모 B씨가 진통을 느껴 남편과 함께 A산부인과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입원을 준비하던 B씨는 오후 5시 45분경 가족분만실에서 담당 원장으로부터 경막외마취 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시술 10분 만에 B씨는 극심한 어지럼증과 호흡 곤란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원장은 산모의 활력 징후와 태아 심박동이 불안정하다고 판단,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하고 B씨를 수술실로 옮겼다.하지만 B씨는 오후 6시경 수술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의식을 잃었고, 의료진은 119에 신고하는 동시에 급히 수술을 진행해 아이를 꺼냈다. 이후 27분간 심폐소생술과 기도 삽관 등 응급 처치가 이어졌지만, B씨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B씨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신생아는 신생아중환자실로 각각 이송됐다. 사고 당일 대학병원 담당의사는 의무 기록지에 "심정지에 의한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 "의식 호전 가능성 매우 희박"이라는 소견을 남겨 산모의 위중한 상태를 짐작게 했다. 6분간 산소 호흡이 중단됐던 신생아는 저체온 치료를 받고 열흘 뒤 퇴원했지만, B씨는 연명치료를 받다 지난달 7일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유족 측은 무통주사 시술 과정에서 의료과실이 있었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경막외마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바늘이 경막을 뚫고 들어가 척추관 내 중추신경인 척수에 약물이 주입되는 '척추마취'가 잘못 이뤄져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연분만 시에는 약물 용량이 적고 강도 조절이 용이한 경막외마취를 시행한다. 반면 척추마취는 약물이 신경에 직접 작용하여 짧은 시간에 강한 마취 효과를 내지만, 약물 용량을 소량만 투입해야 하는 등 매우 정교한 시술을 요한다. 이러한 유족의 주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국과수는 최근 유족에게 "경막외마취를 위해 삽입한 가는 관(카테터)이 경막 안으로 깊이 들어가 척추마취가 이뤄져 부작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B씨가 이송되었던 대학병원 의무기록지에도 "타 병원(A의원)에서 환자에게 삽입한 카테터에서 뇌척수액으로 판단되는 맑은 액체가 발견됐다. 척추강 내 카테터가 삽입된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의료과실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사건 당시 가족분만실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응급 제왕절개가 진행된 수술실 CCTV 역시 녹화되지 않아 복도 영상만 경찰이 확보한 상태다. 수술실 CCTV는 환자나 보호자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지만, 응급 상황이라 동의 절차를 거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A산부인과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과실이라면 법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고, 과실이 아니더라도 산모가 사망한 이상 어떤 방법으로든 책임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의료 현장에서의 안전 관리와 의료진의 책임감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의료 과실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