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K팝의 왕은 BTS가 아닌 넷플릭스" WSJ가 경고한 가상 아이돌의 충격적 부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인기를 조명하며 가상 아이돌이 인간 아이돌의 인기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진단했다. "K팝에서 가장 큰 이름은 BTS가 아니다. 넷플릭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WSJ는 케데헌의 가상 아이돌 밴드가 인간 아이돌이 결코 이루지 못한 수준의 성공을 거두었다며 "초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케데헌에 등장하는 가상 아이돌 그룹 '사자 보이즈'의 멤버 '미스터리' 역을 맡은 케빈 우(유키스 출신)의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는 약 2천만 명에 달한다. 이는 케데헌이 인기를 끌기 전 1만 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WSJ와 만난 케빈 우는 "가상의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 굉장히 초현실적인 느낌"이라며 "사람들은 나를 케빈 우나 K팝 아티스트로 알아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케데헌의 성공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작품에 삽입된 노래 중 두 곡은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BTS와 블랙핑크를 포함한 어떤 K팝 그룹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라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상 아이돌의 성공은 K팝 산업에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음악 산업 전반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기술과 참여자들로 인해 기존의 틀을 벗어나 변화하는 가운데, 케데헌의 성공은 K팝의 재창조를 꿈꾸던 이들에게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K팝 연구자 김석영 교수는 케데헌의 성공이 팬들이 비(非)인간 아이돌과도 소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으며, 이로 인해 유사한 모방작들이 앞으로 더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건 K팝 기업들의 오랜 꿈"이라며 "여기엔 잠도 자지 않고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는 아이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K팝 프로듀서이자 작곡가인 베니 차는 인간 아티스트를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AI 가수와도 작업한 경험이 있는 그는 "진짜 아티스트들이 보여주는 취약성, 화학 작용, 예측 불가능성은 만들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자 보이즈의 멤버인 미스터리의 보컬을 맡은 케빈 우는 자신의 현재 활동에 대해 "어떤 의미에선 내 예술적 재능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사자 보이즈 활동이 그룹 유키스 시절이나 브로드웨이 공연, 배우로서의 활동보다 더 주목받더라도 개의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케데헌의 성공은 K팝 산업의 미래가 인간 아이돌과 가상 아이돌, 그리고 AI의 경계가 흐려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아티스트의 정체성과 음악 산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앞으로 K팝이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폭염에 끓는 수돗물... 농촌 주민들 '물 고문' 호소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전남 농촌 지역에서 수돗물 수온이 30도를 넘어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속출하며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뜨거운 물로 인해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워지면서, 폭염이 가져온 또 다른 재난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18일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장흥군에서는 "수돗물이 너무 뜨겁다"는 주민 불만이 쇄도했다. 현장 조사 결과, 부산면의 한 마을에서는 수돗물 온도가 31도에 육박하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수질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처럼 높은 수온으로 인해 주민들은 샤워나 설거지 등 기본적인 생활 활동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 주민은 "밭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씻으려 해도 뜨거운 물만 쏟아져 오히려 온열질환에 걸릴 지경"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다른 주민들은 "물을 미리 받아 한참 식히거나, 선풍기를 틀어놓고 씻어야 겨우 생활할 수 있다"며, 폭염 속에서 '뜨거운 물 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이다.통상 여름철 정수장에서 나오는 물의 온도는 17~18도 수준이다. 그러나 한여름 폭염으로 인해 땅속에 매립된 수도관이 지열로 달궈지면서 수돗물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물 사용량이 많은 도심과 달리 가구 수가 적은 농촌 지역에서는 배관 안의 물이 장시간 고여 있어 온도가 더 빨리 오르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오래된 주택일수록 수도관 매립 깊이가 얕아 여름철 열기를 그대로 받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이 같은 현상은 비단 장흥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수, 경남 남해 등 다른 지역에서도 "물이 차갑지 않다", "수돗물이 미지근하다"는 등 유사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어 전국적인 문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현재 장흥군을 비롯한 각 지자체 수도사업소는 임시조치로 배관 내 고여 있던 물을 대량으로 방류해 수온을 낮추는 작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장시간 물을 방류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장흥군 관계자는 "올여름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수돗물 수온 문제로 주민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며 "수자원공사와 협력해 원인 조사와 함께 지속 가능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신속하고 항구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