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대선 패배 한 달 만에 복귀한 김문수, 국힘 당권 노린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20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한 심정으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지난 6·3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출마했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한 바 있다. 대선 패배 후 약 한 달 만에 당권 도전을 선언한 그는 "얼마 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라는 국민 여러분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데 대해 깊은 고뇌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한국이 "자유대한민국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우리 당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 대표가 돼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이끌 수 있도록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김 전 장관은 "이재명 1인 독재로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라며 "반미·극좌·범죄 세력들이 정부와 민주당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사법부에 대해서도 "부패하고 정치화돼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내부 총질과 분열을 극복하고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 울고 웃으며 자유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국민의힘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국민의힘의 유력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히던 나경원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분열과 무기력의 상황에서 지금 내가 감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고심했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어 "당의 본질과 기본가치를 다시 세우고 민생과 국익의 현장에서 당의 방향을 새로 그려내 가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오는 8월 22일 청주 오스코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새 당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김문수 전 장관 외에도 조경태·안철수 의원,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양향자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로, 당 대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3실점 중 자책점은 단 5점…'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이게 프로의 수비인가?

 9월의 가을 하늘 아래, 사직야구장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팬들이 모두 떠나고 적막만이 가득해야 할 그라운드에,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 전 0-13이라는, 변명의 여지조차 없는 처참한 패배를 당한 직후였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거인 군단은 5연패라는 깊은 수렁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광주 원정길마저 뒤로 미룬 채 절박한 야간 훈련에 돌입했다.10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는 시작부터 악몽 그 자체였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중책을 짊어진 에이스 알렉 감보아는 1회부터 흔들리며 2실점, 팀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하지만 롯데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1회말, 선두타자 한태양이 류현진을 상대로 깨끗한 3루타를 터뜨리며 만들어낸 무사 3루의 황금 찬스. 그러나 후속타자들은 이 절호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고승민의 땅볼, 그리고 빅터 레이예스와 김민성의 연속 삼진. 추격의 불씨는 한순간에 꺼졌고, 이는 이날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는 비극의 서막이었다.이후 롯데의 수비는 마치 모래성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2회 유격수 전민재의 포구 실책을 시작으로, 3회에는 1루수 나승엽의 포구 실책, 그리고 유격수 전민재가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범하며 점수를 헌납했다. 4회에는 2루수 한태양, 9회에는 3루수 손호영마저 어이없는 실책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롯데 마운드가 내준 13점 중 투수의 자책점은 단 5점에 불과했다. 야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총체적 난국이었다.경기 종료 후, 텅 빈 사직야구장. 김민재 벤치코치가 마운드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주장 전준우도,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도 열외는 없었다. 모두가 고개를 숙인 채 질책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윽고 김태형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의 수비 동작 하나하나를 매서운 눈으로 지도하기 시작했다. 훈련 시간은 20분 남짓으로 길지 않았지만, 그라운드를 감싼 공기의 무게는 천근만근이었다.훈련이 끝난 뒤에도 선수들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주장 전준우가 따로 선수들을 불러 모아 짧은 미팅을 진행했고, 코칭스태프 역시 그라운드에 남아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다음 날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곧바로 광주로 이동해야 했지만, 그 누구도 버스에 오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날의 야간 훈련은 단순한 '벌'이 아니었다. 7월까지 3위를 달리며 가을야구의 꿈에 부풀었던 팀이 6위까지 추락한 현실, 8년 연속 '야구 없는 가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담긴 처절한 몸부림이었다.이제 롯데는 벼랑 끝에 섰다. 4위 KT, 5위 삼성과의 격차는 2경기. 11일 광주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김태형 감독과 롯데 자이언츠의 2025년은 이대로 비극으로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 사직의 밤을 밝혔던 그들의 절박한 땀방울이 과연 반등의 기적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