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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갔지만 '땀샘 폭발'은 이제부터 시작! 에어컨 풀가동 준비됐나요?

 한반도 중부지방을 휩쓸었던 장마가 사실상 막을 내리며, 이제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20일 기상청은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중부지방의 장마는 종료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비록 내륙 곳곳에서 국지적인 소나기가 내릴 수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완연한 여름 날씨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장마는 지난 16일 밤 충남을 시작으로 17일 전남, 19일 전남과 경남, 그리고 20일 새벽 경기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에 걸쳐 강하고 많은 비를 뿌리며 크고 작은 피해를 남겼다. 특히 제6호 태풍 '위파'가 중국 남부로 이동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넓게 뒤덮었고, 이로 인해 장마전선은 사실상 소멸 수순을 밟게 되었다.

 

다만, 장마가 끝났다고 해서 비 소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상청은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오후 시간대를 중심으로 내륙 곳곳에 5~60mm에 달하는 강한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는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현상으로, 갑작스러운 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장마 종료와 함께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바로 폭염의 본격화다.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남서풍 또는 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다량의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정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기온은 점차 오르고, 습도까지 높아져 체감온도는 더욱 상승하며 불쾌지수도 치솟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는 낮 최고기온뿐만 아니라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열대야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여기에 티베트 고기압의 확장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한반도 서쪽에 자리 잡은 티베트 고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 위로 중첩될 경우, 폭염의 강도와 범위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또한,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가 발달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앞으로의 날씨는 더욱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은 8월에도 시간당 50mm 이상의 매우 강한 소나기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국지성 강수와 함께 본격적인 폭염 피해에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한 충분한 수분 섭취와 야외 활동 자제, 그리고 농작물 및 시설물 관리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폭염에 닭도 울고, 지갑도 울고… 삼계탕 '금계탕' 되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닭 폐사가 급증하면서,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서민들의 밥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7654원으로, 전년 대비 4.6% 상승했다. 이미 지난해 7월 1만7000원선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으며, 서울 시내 일부 식당에서는 이미 한 그릇에 2만원을 넘어선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지난 6월 삼계탕 품목이 역대 최고 수준인 122.56(2020년=100)을 기록,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을 웃돌았다.외식이 부담스러워 집에서 직접 삼계탕을 해 먹으려는 소비자들도 비용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 조사 결과, 전통시장에서 영계, 수삼, 찹쌀 등 재료를 구매해 삼계탕 4인분을 요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3만626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보다 34.9%, 전년보다 12.4% 급등한 수치로, 1인분 기준으로는 9065원에 달한다.이러한 삼계탕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복 성수기 수요 증가와 더불어 최근 기승을 부리는 폭염과 폭우로 인한 육계 폐사량 증가가 꼽힌다. 농촌경제원은 이달 중 생계 유통가격이 ㎏당 2000원대로 전월 대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닭은 체온 조절 능력이 낮아 고온에 취약하며,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8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 128만7694마리 중 가금류가 123만1682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배 가까이(573.8%) 폭증한 수치다.정부도 치솟는 닭고기 가격 안정화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최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닭 농가에 자조금을 활용해 농가당 50만~100만원의 깔집비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닭고기 관련 식품·외식 가격 인상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업체, 수입업계, 생산자단체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수급 안정 노력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유통업계 역시 소비자들의 삼계탕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할인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6일까지 '요리하다x지호들깨삼계탕·수삼 삼계탕'을 8990원에 선보이며, 앞서 이마트는 지난 17일부터 28일까지 '영양 삼계탕'을 신세계포인트 적립 기준 3980원에 판매하는 등 파격적인 할인을 진행했다.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물가 상승 압박이 지속되면서, 삼계탕을 비롯한 외식 물가 안정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