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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지만 괜찮네' 작전... 이재명, 야당 텃밭 TK·PK까지 접수 시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7월 11일 국토교통부 장관에 김윤덕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를 내정하며 취임 38일 만에 첫 내각 인선을 완료했다. 이에 앞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등 대통령비서실 인선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인선 과정에서 실용주의적 면모를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송미령 농림식품수산부 장관과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유임시켰고, 대선 경쟁자였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지방시대위원장에 임명했다. 특히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네이버 출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LG 출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두산에너빌리티 출신) 등 기업인 출신을 대거 중용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내년에 당장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며 "실적과 성과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해 '밉지만 괜찮네'라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 17개 광역단체장 중 민주당 출신은 5명, 국민의힘 출신은 12명으로 여소야대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 내각과 비서실에 포진한 인사들 중 상당수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이 분포를 뒤집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22대 총선과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승리한다면 3대 전국 선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내년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서울과 충청권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김민석 국무총리, 우상호 정무수석, 박홍근·박주민 의원, 홍익표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부산시장에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경북지사에는 권오을 보훈부 장관 후보자, 울산시장에는 이선호 자치발전비서관, 충남지사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민주당이 이미 우세한 지역에서는 친명계 인사로의 교체 가능성이 있다. 경기지사에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전북지사에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전남지사에는 박지원 의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대구시장에는 김부겸 전 총리, 인천시장에는 문병호 전 의원, 광주시장에는 민형배 의원이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대통령의 등장으로 지방선거는 차기 대권으로 가는 등용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체코 원전 따려다 웨스팅하우스에 '영혼까지 검증' 당한 한수원?

 올해 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한국전력(한전)이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을 종결하며 맺은 합의문의 구체적인 내용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원전업계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차세대 원전 독자 수출 시 웨스팅하우스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굴욕적 합의'라는 비판과 함께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반박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지난 1월 16일 체결된 이른바 '글로벌 합의문'에는 우리나라 기업이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해외에 수출할 경우,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자립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형 원전의 독자적인 해외 진출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나아가 원전 1기당 6억 5천만 달러(약 9천억 원) 규모의 물품 및 용역 구매 계약과 1억 7천 5백만 달러(약 2천 4백억 원)의 기술 사용료를 웨스팅하우스에 지불해야 한다는 조항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일각에서는 과도한 비용 지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웨스팅하우스와의 법적 분쟁은 2022년 10월, 미국 연방법원에 지재권 침해 소송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재권 분쟁은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당시 합의 내용은 상호 비밀유지 약속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에 구체적인 조건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된 것이다.이러한 합의 조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 원전 기술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웨스팅하우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수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수출을 지향하는 한국 원전 산업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그러나 원전업계 일부에서는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재권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 원전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는 주장이다. 분쟁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사실상 원전 수출의 물꼬를 틀 수 없었으며, 애초에 모든 기자재를 국내 기업에서만 조달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에 이번 합의가 마냥 불리한 조건으로만 볼 수 없다는 반론이다. 당시로서는 국내 원전 수출의 활로를 열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이다.이번 합의를 둘러싼 논란은 한국 원전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익을 극대화하면서도 국제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한국 원전 산업의 숙제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