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태풍도 못 막아!" 지디 하이볼, 해외 품절 대란 넘어 '오픈런 신화' 쓰다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직접 기획과 제작에 참여하며 일찍이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이 마침내 베일을 벗고 글로벌 시장에 첫선을 보인 가운데, 1차 출시국인 홍콩과 대만에서 출시 직후 전량 품절되는 전례 없는 흥행을 기록하며 K-컬처의 파급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16일 종합주류 제조업체 부루구루와 지드래곤의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은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의 홍콩, 대만 1차 수출 물량이 최근 모두 완판되어 긴급히 재주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수십만 캔에 달하는 대규모 초기 물량은 현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동이 나며, 단순한 주류 제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시사했다.

 

현지 유통 채널에서는 추가 입고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품절 대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제품 구매에 성공한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인증샷과 생생한 시음 후기를 SNS에 공유하며 자발적인 바이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만에서는 출시 당일 태풍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도 "편의점 30곳 넘게 돌았는데도 못 샀다"는 아쉬움 섞인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는가 하면, 일부 열성 팬들은 입고 시간을 미리 파악해 물류 차량 도착을 기다리는 '오픈런' 전략까지 공유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구매 열풍을 보여줬다. 이는 지드래곤이라는 아티스트가 가진 독보적인 영향력과 팬덤의 충성도가 결합되어 만들어낸 이례적인 현상으로 분석된다.

 

국내 시장에서도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의 인기는 해외 못지않게 뜨겁다. 현재 국내에서는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 2종이 CU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 4월 판매를 시작한 이래 단 두 달 만에 무려 600만 캔 이상이 팔려나가며 국내 하이볼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부루구루는 세 번째 제품인 ‘피스마이너스원 데이지 하이볼’을 이달 중 추가로 출시할 예정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시장 점유율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부루구루는 이번 지드래곤과의 성공적인 협업을 통해 얻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 중 해외 수출국을 20개국 이상으로 공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부루구루 관계자는 "지드래곤과의 협업을 통해 세계 시장을 무대로 건강한 주류 문화를 선도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사례는 K-팝 스타의 막강한 영향력이 한국 주류 브랜드의 세계화를 견인하는 중요한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K-컬처와 K-푸드, K-브랜드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은 단순한 음료를 넘어, 한류 콘텐츠가 파생시키는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파급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국민 메신저 카톡, '인스타 복붙' 논란! 15년 아성 무너지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다음 달부터 초기 화면인 '친구' 탭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1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다. 기존의 전화번호부 형식에서 벗어나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으로 탈바꿈하는 이번 시도는 카카오톡의 본질적인 변화를 예고하며, 이용자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사고 있다.정신아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의 첫 번째 탭인 친구 탭은 단순한 친구 목록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변화할 예정"이라며, 개편 이후 친구들이 공유한 콘텐츠를 피드 형태로 모아 보여주는 지면을 만들 계획임을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를 "카카오톡의 초기 화면이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형태로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인스타그램처럼 활용하게 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다음 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현재 카카오톡의 친구 탭은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친구들이 가나다순으로 나열되는 '나열식' 형태다. 그러나 개편 후에는 친구들이 올린 사진, 영상, 글 등의 게시물이 마치 소셜 미디어 피드처럼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히 친구 목록을 확인하는 공간을 넘어, 친구들의 '일상'을 소비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이번 파격적인 변화의 배경에는 카카오톡의 이용자 체류 시간 감소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절박한 목표가 자리 잡고 있다. 앱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5월 822.68분에서 지난해 5월 731.85분으로 약 11% 감소했다. 이는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강세 속에서 카카오톡이 '채팅'이라는 본연의 기능만으로는 이용자들의 이목을 붙잡기 어렵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해석된다.카카오는 친구 탭 개편을 통해 인스타그램처럼 카톡에도 게시물이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하면, 이용자들이 친구들의 콘텐츠를 보기 위해 카톡에 머무는 시간이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의 성공적인 광고 모델처럼 게시물 사이사이에 광고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카카오가 단순 메신저를 넘어, 강력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그러나 카카오 안팎에서는 이번 개편 작업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편과 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카카오톡이 출시 직후 '국민 메신저'로 빠르게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존 휴대전화의 전화번호부 형식과 문자 메시지 사용 방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직관적인 UI였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도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카톡의 인스타그램화'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생길 수 있다"며,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채팅이지 일상을 공유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앞서 2023년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유사한 서비스인 '펑'을 출시했으나,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며 조용히 사라진 전례가 있다.더욱이 카카오톡이 소셜 미디어로 자리 잡기에는 운영 방식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스타그램은 '팔로우'를 통해 자신의 게시물을 공유할 대상을 명확히 선택할 수 있으며, 여러 계정을 만들어 용도에 따라 다른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카카오톡은 휴대전화에 전화번호만 저장해도 자동으로 친구로 등록되는 방식이다. 이는 거래처, 직장 동료, 또는 심지어 연락처만 아는 지인 등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자신의 사적인 일상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소셜 미디어 활동을 할 때 심리적인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부담감은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카카오 관계자는 "개편 이후에도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서비스를 가다듬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15년간 굳건히 지켜온 카카오톡의 정체성이 이번 대변혁을 통해 어떻게 재정립될지, 그리고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