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상한 냄새' 맡은 세관원의 직감...열어보니 '살아 움직이는 독거미 군단' 적발

 독일 세관당국이 '케이크'로 위장된 화물에서 베트남에서 불법 밀반입되던 새끼 타란툴라 1500여 마리를 발견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희귀 독거미들은 정상적인 수입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밀수되다 세관원들의 날카로운 감각에 의해 적발됐다.

 

A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독일 쾰른 중앙관세청은 지난달 18일 쾰른·본 공항에서 이루어진 정기 화물 검사 중 이례적인 발견을 했다. 세관 직원들은 '과자 7kg'으로 신고된 화물에서 과자와는 전혀 다른 특이한 냄새가 난다는 점을 포착했다.

 

의심스러운 화물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초콜릿 케이크였다. 그러나 세관원들이 케이크 상자를 개봉하자 그 안에는 작은 플라스틱 용기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고, 각 용기마다 새끼 타란툴라가 한 마리씩 숨겨져 있었다. 안타깝게도 발견 당시 대부분의 타란툴라는 이미 죽은 상태였으며, 살아남은 개체들은 현재 전문 조련사의 관리 하에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쾰른·본 공항의 대변인은 "예상했던 케이크향과는 전혀 다른 냄새가 나서 운송물을 자세히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직원들은 세계 각지에서 오는 불법 화물의 내용물을 확인하며 종종 놀라운 것들을 발견하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타란툴라는 가장 경험 많은 세관원조차도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특히 "일부 사람들이 금전적 이익을 위해 동물에게 저지르는 잔인한 행위를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유럽연합(EU) 규정에 따르면,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에서 EU 내로 들여오는 모든 동물은 세관에 적법한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는 멸종 위기종 보호와 생태계 교란 방지, 그리고 동물 복지를 위한 중요한 규제다.

 

독일 당국은 현재 독일 자우어란트 지역에 거주하는 해당 운송물의 수령인을 상대로 세관 신고 누락 및 수입 관세 미납 혐의로 형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불법 야생동물 밀수는 국제적으로 심각한 범죄로 간주되며, 해당 수령인은 상당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야생동물 밀수 실태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특히 타란툴라와 같은 희귀 생물은 애완용이나 수집용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불법 시장에서 큰 수익을 낳고 있어, 국제적인 단속과 협력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혼자서 악플 40개…'이태원 참사' 3년간 끈질기게 괴롭힌 상습 악플러들의 정체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 사회는 온라인상의 끈질긴 혐오 발언이 소수의 조직적인 '댓글 부대' 혹은 극성스러운 개인 몇몇의 소행일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지난 3년간의 유튜브 댓글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는 이러한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훨씬 더 충격적인 현실을 드러냈다. 악성 댓글을 작성한 이들은 소수가 아닌, 5만 명에 육박하는 다수의 개인이었다.2022년 10월 29일 참사 발생 직후부터 2025년 6월 10일까지, 68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이태원 참사' 관련 영상 929건에 달린 댓글은 총 26만 7천여 개. 딥러닝 AI 분석을 통해 이 중 6만 4,388건이 명백한 악성 댓글임을 확인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혐오 발언들을 쏟아낸 유튜브 계정이 무려 4만 9,461개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특정 세력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평범한 이용자들이 혐오 발언 생산에 광범위하게 가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이들 중 8,777명은 2회 이상 상습적으로 악성 댓글을 작성했으며, 한 명은 무려 40개의 혐오성 댓글을 다는 집요함을 보이기도 했다.데이터가 밝힌 6만여 개 혐오의 중심에는 "놀러 가서 죽은 것"이라는 조롱과 비난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댓글 데이터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단어는 '놀다가', '죽은', '사고', 그리고 비웃음을 의미하는 'ㅋㅋ'였다. 이 단어들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놀러 가서 죽은 사고 ㅋㅋ'라는 하나의 문장으로 귀결됐다. 이는 희생자들이 스스로 위험을 자초했으므로 추모나 동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악플러들 사이에 팽배했음을 보여준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혐오의 양상과 공격 대상은 교묘하게 변화했다. 참사 초기인 2022년에는 '시민의식 부재' 등을 거론하며 희생자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협의회를 결성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2023년과 2024년, 공격의 화살은 유가족에게로 향했다. 특히 "세월호처럼 돈 뜯으려 한다", "시체팔이" 등 세월호 참사와 엮어 유가족의 활동을 폄훼하고 금전적 보상을 노린다는 식의 2차 가해가 극성을 부렸다.2025년에 들어서는 혐오가 더욱 극단적인 형태로 진화했다. '북한의 지령을 받은 민주노총의 소행', '민주당이 기획한 테러' 등 참사가 외부 세력에 의해 의도적으로 기획되었다는 '음모론'이 전체 악성 댓글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 이는 참사의 본질을 흐리고 정치적 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가 담긴, 가장 악의적인 형태의 2차 가해라 할 수 있다.한 상습 악플러는 "프로급 자해공갈단"이라며 유가족을 비난했고, 또 다른 이는 "소복은 왜 입었나, 할로윈 코스프레하다 죽은 가족이라 그런가"와 같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조롱을 퍼붓기도 했다. 이처럼 데이터 분석 결과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재난 혐오의 민낯과 그 진화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