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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75억' 윤석열, 한 푼 없다며 '영치금 모금' 호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영치금 계좌가 공개되고 하루 만에 한도액이 채워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변호인단 중 한 명인 김계리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의 영치금 계좌번호를 공개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현금을 들고 다니실 리 만무하여, 아무 준비 없이 수감돼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영치금 모금을 독려했다. 특히 “금요일 오후 4시까지 영치금이 입금돼야 주말 이전에 영치품을 살 수 있다는 말에 급히 입금했다”며 모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개발 비리로 수천억을 해 먹은 것도 아니고, 탈탈 털어도 개인이 착복한 것은 없다. 격노한 게 죄가 되어 특검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계좌번호는 이후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과 단체 대화방 등에 빠르게 공유됐고, 하루 만에 법무부가 정한 수용자 영치금 한도인 400만 원이 모두 채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수용자는 하루에 2만 원씩 영치금을 사용할 수 있으며, 초과 금액은 출소 시 반환된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영치금 모금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비판 여론도 거세다. 그 이유는 윤씨 부부가 보유한 재산 때문이다. 2024년 관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씨가 보유한 재산은 총 74억 8112만 원에 달한다. 이 중 예금만 해도 56억 원을 넘으며, 김건희 씨 명의 예금이 약 5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억대 자산가가 굳이 대중에게 영치금을 모금할 필요가 있었는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강한 반응이 나왔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내란 수괴에게 동정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 황제 수감, 보석, 감형, 사면 등 어떤 특혜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준호 최고위원 역시 "영치금 계좌를 올리고 인권침해를 주장하지만, 내란은 국민 전체의 인권을 침해한 최악의 사건이다. 법 앞에선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계리 변호사가 제기한 윤 전 대통령의 인권 침해 주장에 대해 법무부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법무부는 “서울구치소는 윤 전 대통령의 실외운동을 제한한 적 없다”며 “다만 일반 수용자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단독으로 실시할 뿐이며, 변호인 접견이나 출정 등의 일정이 없을 경우에는 정상적으로 1시간 내외 실외운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반입 논란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윤 전 대통령이 입소 시 복용 중이던 약을 소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관급 약을 지급했으며, 이후 신청에 따라 외부 의약품 차입을 허가해 지급했다”고 밝혔다. 필요한 경우에는 외부 의료시설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윤 전 대통령은 구속 상태로, 건강상 이유를 들어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특검은 강제구인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수용실에서 나가기를 거부하면서 인치에 실패했다. 교정당국은 특검에 “윤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아 물리력을 동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강제력을 동원하기에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향후 대응 방안에 고심 중이다.

 

법보다 위에 있나? 의대생 복귀에 쏟아지는 '특혜 논란'과 '형평성 문제'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 정책에 반발해 시작한 '동맹 휴학'을 1년 5개월 만에 끝내고 복귀 의사를 밝혔으나, 이에 대한 여론은 대체로 차갑다.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의 장기화 속에서 갈등 봉합의 물꼬를 텄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많은 시민들은 의대생들이 그간 초래된 사회적 혼란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정상화 대책만 요구하는 태도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특히 비의대생들 사이에서는 교육부가 검토 중인 '학사일정 유연화'가 "의대생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라는 비판이 거세다. 직장인 이모(33)씨는 "의대생들도 의사단체의 한 축이었으므로 학생 신분에 걸맞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료서비스 대상자인 시민과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사집단 간 신뢰가 없다면 어떻게 의료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대학생 정모(25)씨도 "본인의 이득을 챙기려고 마음대로 수업을 거부했다면 적어도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죄송하다고 사과할 필요가 있다"며 "유급 위기에 처하니 슬슬 복귀하겠다는 것도 이기적인 행위"라고 꼬집었다.교육부의 학사일정 유연화 검토에 대해서는 비의대생을 중심으로 "명백한 특혜"라는 목소리가 높다. 신학대학원생 오요셉(24)씨는 "의대생만을 위한 일정 연장과 제적 복구 조치 등이 형평성에 어긋나 보인다"며 "비의대생이었다면 이런 '제자리 찾기'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미대생 김성훈(23)씨 역시 "특혜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학사 일정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이 매우 불편했다"고 밝혔다.환자·시민단체도 복귀에 따른 특혜는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조건 없이 복귀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복귀한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특혜성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경실련도 "특혜성 학사 유연화나 수련시간 단축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다만, 대규모 유급에 따른 교육현장의 부담이 높은 만큼 책임론에 연연하기보다 의정 갈등을 해소하는 데 대화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사회학부 대학생 유동기(25)씨는 "의료 공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의대생 복귀는 필수적"이라며 "당장 의료 인력 공백으로 고통받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서울대 의대 오주환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관용의 시간"이라며 "이제는 국민들도 의대생들이 제기했던 문제들에 대해 하나씩 귀 기울여주시고, 거버넌스 체계를 토대로 누적된 문제를 함께 체계적·장기적이고 긴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