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실험실에서 배양한 '비건 치즈' 곧 식탁에 오른다

 영국 스타트업 '베터 데어리(Better Dairy)'가 실험실에서 배양한 비건 치즈를 3~4년 내 유럽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동물성 원료 없이 만든 치즈를 개발 중이며, 맛과 영양 측면에서 실제 치즈와 유사한 수준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치즈는 '새로운 식품' 카테고리에 속하기 때문에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유럽연합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공 배양 과정에서 식품의 구조나 성격 변화, 유전적 특성의 유해한 변화 여부,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나 첨가물 포함 여부 등을 철저히 검토한 후에야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베터 데어리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회사 측은 아직 실험실에서 만든 치즈가 시중 치즈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향후 몇 년 내에 기존 치즈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기존 치즈 생산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맛 측면에서는 이미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다. 현재는 체다치즈 제품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블루치즈나 모짜렐라치즈 등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실험실에서 만들었을 때도 시중 제품과 맛 차이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베터 데어리의 비건 치즈 제조 방식은 독특하다. 전통적인 치즈는 우유에서 추출한 단백질 '카제인'을 발효시켜 만든다. 이 회사는 효모의 유전자를 교정해 알코올 대신 카제인을 생성하도록 만들어 우유 없이도 카제인을 생산한다. 여기에 치즈 생산에 필요한 식물성 지방과 미네랄 성분 등을 혼합해 치즈의 맛과 식감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개발한 체다치즈를 3개월, 6개월, 12개월 숙성한 뒤 맛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실제 치즈와 유사한 맛을 낸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록 맛과 질감이 기존 치즈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비건들에게는 훌륭한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강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실험실에서 만든 비건 치즈는 유당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또한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 함량이 동물성 치즈보다 낮아 건강에 더 유리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다만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생산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베터 데어리는 많은 사람들이 낙농업을 푸른 들판에서 소의 젖을 짜는 낭만적인 모습으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낙농업은 이미 산업화됐으며 치즈는 본래 천연식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아직도 낭만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치즈가 어떻게 가공되는지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상 투혼' 김혜성, 6연속 삼진 굴욕 딛고 '불가능한' 멀티히트

 '6연타석 연속 삼진'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경험했던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위기 속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부상을 안고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김혜성은 지난 27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 초 2사 상황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김혜성은 상대 선발 개럿 크로셰의 시속 153.4km 패스트볼을 강하게 당겨쳐 1루수와 파울 라인 사이로 향하는 안타를 생산했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2루나 3루까지 진출할 수 있는 타구였으나, 펜웨이 파크의 독특한 구장 구조로 인해 1루에 머물러야 했다.4회 2사 1루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더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스트라이크 노 볼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크로셰의 패스트볼과 스위퍼를 세 차례나 연속으로 커트해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후 2개의 볼을 골라낸 뒤 8구째 시속 156.1km의 몸쪽 패스트볼을 노려쳐 투수 옆을 지나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보스턴 2루수 로미 곤잘레스가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으나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간 이 타구 덕분에 1루 주자 에스테우리 루이스는 3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7회에는 교체 투수 저스틴 윌슨의 시속 153.9km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하며 삼진을 당했고, 9회 마지막 타석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무키 베츠를 대타로 내세우면서 더 이상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이날 김혜성은 3타수 2안타의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0.311, OPS를 0.760으로 끌어올렸다. 무려 15일 만에 기록한 멀티히트였다.현지 중계진도 김혜성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전설적인 투수 출신으로 이날 '폭스 스포츠' 해설을 맡은 존 스몰츠는 "2스트라이크에 몰린 후 안타를 만들어 낸 이 타석이 정말 믿을 수 없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다저스 전문 기자인 '디 애슬레틱'의 파비안 아르다야 역시 개인 SNS를 통해 "엄청난 속도의 패스트볼과 뛰어난 변화구로 무장한 크로셰는 김혜성에게 이상적인 상대가 아니지만, 김혜성이 크로셰를 상대로 2개의 안타를 터트렸다"고 칭찬했다.더욱 놀라운 점은 김혜성이 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했다는 사실이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5~6경기 전부터 김혜성이 왼쪽 어깨 문제를 겪고 있었다"며 "어깨 문제가 그의 스윙에 영향을 미쳤고, 종전보다 더 많은 헛스윙이 나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로버츠는 김혜성이 다음 날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부상의 영향으로 김혜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7경기에서 타율 0.100(20타수 2안타), OPS 0.200에 그치는 심각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맥스 먼시, 키케 에르난데스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어렵게 확보한 주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김혜성의 투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2-4로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