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한국, 상당한 관세 내고 있다'... 美 눈치보며 시장 개방 서두르는 한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낮추기 위해 자국 시장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과 러시아에 대한 실망감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EU는 그들의 나라를 개방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 대해서는 "시장을 개방하는 정도가 훨씬 덜하다"며 "일본은 미국에서 자동차 수백만 대를 팔지만, 우리 자동차를 받지 않아 우리는 일본에 자동차를 팔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은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한다"며 "알다시피 한국은 상당한 관세를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각 국가와의 구체적인 협상 진행 상황은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일 워싱턴DC를 방문하는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만남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과 관련해 "우리는 그들(나토)에게 매우 정교한 군사(장비)를 다양하게 보낼 것이며 그들(나토)은 우리에게 그에 대해 100% 지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이 나토에 무기를 보내면 나토가 그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고 비용을 100% 지불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보내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그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패트리엇을 보낼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지원 수량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미국이 직접 돈을 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예정된 러시아 관련 중대 발표가 대러시아 제재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은 분명히 표현했다. "난 푸틴 대통령에게 매우 실망했다. 난 그가 자기가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인 줄 알았다"며 "그는 매우 아름답게 말하고서는 밤에 사람들을 폭격했는데 우리는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중동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휴전이 내주 중으로 정리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연준이 파월 의장 재임 기간 건물 보수에 25억 달러를 쓴 것을 문제 삼으며 "파월은 우리나라에 매우 나쁘다. 우리는 지구상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주장해온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맞닿아 있으며,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동맹국들에게도 시장 개방과 공정한 무역을 요구하는 그의 정책 방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우크라이나 지원 방식과 러시아에 대한 입장 변화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특검, 국힘 심장부 급습…당 지도부 “정권의 깡패짓”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3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전격 압수수색한 사건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이재명 정권이 특검을 앞세워 ‘용팔이 사건’과 같은 깡패짓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시작 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극악무도한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정권이 조국, 윤미향, 최강욱 전 의원 등 파렴치범들을 사면한 뒤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특검을 동원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제1야당 전당대회가 한창 진행 중임을 알면서도 당원과 지도부가 대전에 모여 있는 틈을 타 당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유례없는 천인공노할 행위”라고 규정했다.송 위원장은 특검이 통일교 교인들의 당원 가입 의혹 확인을 위해 전산 자료를 요구한 것과 관련, “당원 입당원서에는 종교를 기재하는 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령 종교란이 있다고 하더라도 특정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입당을 거부할 근거는 없으며, 당 강령과 철학에 동의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입당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의원들에 대한 특검의 출석 요구에 대해서도 “수사 목적이 어떻든 의원들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의원들이 상황을 판단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날 당의 심장부를 털러 온 것은 심하게 표현하면 빈집털이범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강경 대응 가능성도 내비쳤다. 송 위원장은 “무기한 국회 농성을 포함해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특검이 제1야당을 말살하려는 집권세력의 큰 그림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면 우리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곧바로 압수수색 현장인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이동해 항의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송 위원장은 합동연설회 인사말에서도 “대전 연설회 일정이 사전에 공개돼 당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대전에 모인 상황에서 당사에 들이닥쳤다”며 “행사가 끝나면 지도부와 후보자, 선관위원, 의원, 당협위원장 등과 함께 중앙당사로 가 무차별적인 야당 말살 시도를 규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과 대선 기간 내내 협치를 말했지만, 현재 집권여당 대표인 정청래 대표는 야당 말살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것이 역할 분담인지, 아니면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불협화음인지 알 수 없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저들이 어떤 탄압을 하더라도 우리는 의연하고 당당하게 하나가 되어 단결된 모습으로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자”고 당원들에게 결집을 촉구했다.현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는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비롯해 다수의 당 소속 의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으며, 나경원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은 예정된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당사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특검의 압수수색 시도가 시작되자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회 경내에 있거나 이동이 가능한 의원들은 중앙당사 3층으로 집결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 역시 보좌진들에게 “국회 경내에 있는 인원은 지금 바로 중앙당사 3층으로 모여 달라”고 요청하며 대응 태세를 갖췄다.이번 특검의 압수수색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 그리고 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을 겨냥한 수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정치적 보복’과 ‘야당 말살 시도’로 규정하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송 위원장은 “이재명 정권은 결코 폭력으로 야당을 굴복시킬 수 없다”며 “특검이 아무리 방해하더라도 우리는 당당하고 의연하게 전당대회를 치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수사 절차를 넘어 여야 간 정치적 대립과 갈등을 한층 격화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당대회라는 당내 최대 정치 이벤트 도중 발생한 압수수색은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향후 국회와 정치권 전반에서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이를 계기로 당원 결집을 도모하는 한편, 특검과 현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특검 측은 수사의 독립성과 법적 정당성을 강조하며 압수수색이 불가피한 절차였다는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 가운데, 이번 사건이 향후 정치 지형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