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브라질에 5배 관세 폭탄..브라질 “타협 없다” 강력 맞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등 8개국에 상호관세 부과를 통보하며 무역전쟁을 확대했다. 이번 조치 중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브라질에 대한 관세를 5배 수준으로 인상하며, 동시에 브라질 내 정치 문제에 대해 언급해 내정 간섭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이다. ‘반미’ 성향의 신흥시장 연합체 브릭스(BRICS)의 핵심 회원국인 브라질이 즉각 강력 반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하는 등 미국과 브릭스 국가들 간 갈등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브라질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과 정치적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엑스(X)에 “브라질은 주권 국가로서 독립적인 제도를 가지고 있으며, 그 누구의 설교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같은 날 브라질 외교부는 자국 주재 미국 대사 대리를 불러 트럼프가 언급한 브라질 검찰 수사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브라질 대통령 룰라에게 보낸 상호관세 통보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는 8월 1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브라질산 제품에 대해 50%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명시됐다. 이는 지난해 브라질에 10%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5배로 올린 것으로, 미국이 브라질과의 무역에서 68억 달러(약 9조 3,400억 원)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관세를 대폭 인상한 것이다.

 

서한에서 트럼프는 브라질의 전직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를 언급하며 “나와 다른 정상들은 보우소나루를 존경한다”면서도 “현재 브라질 정부가 보우소나루를 다루는 방식은 국제적 망신”이라 비판했다. 아울러 “보우소루에 대한 재판은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이는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해 정치적 내정 간섭 논란을 일으켰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재임하며 과격한 우파 정책으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렸다. 그는 2022년 대선에서 좌파 진영의 룰라에게 패배했지만 부정선거 주장을 이어갔다. 2023년 1월에는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에서 대규모 폭동을 일으켜 선거 불복 시위를 벌였고, 브라질 검찰은 쿠데타 모의 및 룰라 대통령 암살 계획 등의 혐의로 보우소나루와 참모진을 포함한 34명을 기소했다. 첫 재판은 오는 9월 예정되어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2기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보우소나루를 공개 옹호해 왔으며, 이번 관세 부과 직전인 이달 7일에도 “브라질이 보우소나루를 끔찍하게 다루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같은 트럼프의 정치적 발언은 국제 무역 협상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양국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양상이다.

 

이번 관세 부과가 단순 무역 문제를 넘어서 정치적 긴장과 맞물린 배경에는 브릭스 국가들과의 관계도 자리 잡고 있다. 6\~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7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트럼프는 6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는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를 겁박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시장 연합체로 현재 11개 회원국이 가입되어 있으며,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9개국이 파트너 국가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는 브릭스를 겨냥한 포괄적 압박으로 해석되고 있어, 브릭스 국가들과 미국 간 무역·정치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브라질 외에도 필리핀에 20%, 브루나이·몰도바에 각각 25%, 알제리·이라크·리비아·스리랑카에는 각각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함께 통보했다. 이로써 트럼프가 이번 달 관세율을 통보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총 22개국으로 늘어났다. 일부 국가는 관세율이 인상됐으며, 스리랑카, 이라크, 리비아, 몰도바는 일부 인하됐다. 알제리는 관세율이 유지됐다.

 

이 가운데 브릭스 관련 국가는 브라질뿐이며, 인도는 현재 미국과 막바지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인도네시아도 미국 투자를 확대하며 이달 중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아직 상호관세 통보를 받지 않았으며, 트럼프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며칠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같은 날 수입산 구리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8월 1일부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도 선언했다. 구리는 국방부에서 두 번째로 많이 쓰이는 소재로, 트럼프는 “도대체 왜 우리의 어리석고 졸린 지도자들은 이 중요한 산업을 죽였는가?”라며 관세 부과가 전임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바로잡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무역정책과 정치적 발언은 브라질 및 브릭스와 미국 간 긴장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앞으로 국제 무역 및 외교 무대에서 주요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브라질 내 정치 문제를 관세 문제에 결부시켜 내정 간섭 논란을 촉발한 이번 사태는 미-브라질 관계뿐 아니라 브릭스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분쟁의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 4년 9개월밖에 안 남아"…취임 3개월 만에 '초조함' 드러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개월을 맞은 2일, 더불어민주당의 원외지역위원장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국정 운영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향후 계획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 자리는 대선 승리의 숨은 공신이자 당의 근간을 이루는 원외위원장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단합과 헌신을 재차 당부하기 위해 마련되었다.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말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임기는 벌써 4년 9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이 파도처럼 몰려온다"며 국정 운영에 대한 강한 의욕과 함께 시간적 제약에 대한 조급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는 남은 임기 동안 처리해야 할 국정 과제의 방대함을 시사하는 동시에, 임기 초반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이 대통령은 이어 "지금 당장의 지지율이나 인기를 누리는 것보다는, 퇴임하는 날 국민들로부터 '일 잘했다',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는 실적과 성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기적인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장기적인 정책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국정 철학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분당갑 원외지역위원장 출신으로 소개받으며 연설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향해 "여러분들은 지난 대선에서 승리의 전쟁을 함께 치른 동지들이자 전우들"이라 칭하며 깊은 유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원외지역위원장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이들의 노고가 정부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임을 역설했다.또한, 이 대통령은 당내 역할 분담을 나무에 비유하며 "화려한 꽃의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분들은 당의 뿌리나 줄기처럼 어렵고 힘든 역할을 훌륭히 맡아주고 있다"고 격려했다. 그는 "정치란 결국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농부가 농사를 잘 지으면 풍성한 수확을 거두듯, 지역구라는 밭을 잘 가꾸면 민심이라는 수확물도 달라질 것"이라며 지역 민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특히 이 대통령은 "원외위원장들이 맡고 있는 어려운 지역구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이재명 정부 전체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정부의 성공이 곧 여러분의 성공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사실상 정부와 당이 '운명 공동체'임을 강조하며, 국정 운영의 성과를 위해 당의 최일선 조직까지 총력을 다해줄 것을 주문한 것이다.이에 남영희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 회장은 "원외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헤아려주시는 대통령께서 귀한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한 역군으로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