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월급 500만원 직장인, 6억 대출 받으면 286만원 갚아야...이게 서민 주택정책?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인 6·27 대출 규제에 대해 "서민과 신혼부부, 청년의 '내집 마련의 꿈'과 '주거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렇다면 실제 6·27 대출 규제의 내용과 영향은 어떨까?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수도권 중심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의 핵심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것이다. 또한 40년까지 허용했던 주담대 만기를 30년 이내로 줄이고, 수도권이나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 구입 시 주담대를 금지했다. 1주택자도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추가 주택을 구입할 경우 대출이 불가능하다. 소유 이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도 막아 갭투자까지 규제했다. 특히 발표 다음날인 6월 28일부터 즉시 시행해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보수 진영이 제시한 비판의 근거는 비싼 아파트 가격이다. 올 1분기 서울시 아파트 평균 가격은 14억6000만원으로, 기존 정책대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를 적용하면 10억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즉, 4억4000만원의 자산만 있으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논리다. 그러나 대출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 8억6000만원의 현금이 필요해져 서민들의 주택 구매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대출은 LTV뿐만 아니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40%)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DSR은 총소득에서 대출원리금으로 사용하는 금액이 40%를 넘어서면 안 된다는 규제다. LTV로 10억원을 빌릴 수 있어도 DSR이 받쳐주지 못하면 대출금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2023년 서울시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4979만원이었다. 연소득 5000만원에 DSR 40%를 적용할 경우, 최대한 빌릴 수 있는 주담대는 3억4800만원(30년 만기·연이율 4.0%)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신용대출, 자동차할부, 학자금대출 등 다른 대출이 하나도 없을 때 가능한 금액이다. 지난 7월 1일 시행한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적용하면 3억3000만원으로 더 줄어든다. 결국 서울에 사는 평균적인 직장인은 6억원을 빌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가령 6억원을 원리금균등상환(30년 만기·연이율 4%)으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매월 갚아야 하는 원리금은 286만4491원에 달한다. 이는 월소득의 70% 이상을 대출 상환에 써야 한다는 의미로,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6·27 부동산 정책의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국내 5대 시중은행 자료에 따르면 규제 시작 이후 서울 지역의 일평균 주담대 신청액은 3500억원대로, 정책 시행 전 7400억원 대비 52.7% 감소했다. 서울시 아파트값 상승률도 6월 넷째주 0.43%에서 다섯째주 0.40%로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올해 2월 이후 22주 만에 처음 둔화한 것이다.

 

현재는 정책 기대감이 우려보다 강하게 작용하는 초기 단계다. 6·27 대책이 부동산 문제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문재인 정부처럼 '부동산을 잡으려다 되레 과열시키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대출 규제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경고 신호를 보내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정책이 실제로 서민의 내집 마련 기회를 빼앗았는지, 부동산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국힘 무너지고 이재명 지지율 ‘천정부지’ 치솟아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이후 5주 연속 상승하며 60%대 중반에 육박,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는 두 배에 가까워지는 등 정치 지형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4.6%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취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반면 ‘부정 평가’는 30%로 전주 대비 1.4%포인트 하락해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차이는 34.6%포인트로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났다.리얼미터는 이 같은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구속과 김건희 특검 및 해병대 특검 확대 등 정부의 강경한 사법 대응, 장관 인선 및 미국 특사 내정 등 주요 인사 단행이 긍정적 평가를 견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지역별로 살펴보면, 전통적 호남지역인 광주·전라에서는 8.7%포인트, 수도권 서울에서도 4.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4.7%포인트 오르는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인구 통계별로는 여성(3.5%포인트), 20대(6.8%포인트), 70대 이상(5.3%포인트), 보수층(5.4%포인트), 중도층(2.3%포인트)에서도 긍정평가가 확대됐다.한편,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56.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기록한 57%에 근접하는 수치로, 최근 3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24.3%로 전주 대비 4.5%포인트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미래통합당 시절인 2020년 5월 3주차(24.8%) 기록보다도 낮은 수치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재구속, 안철수 혁신위원장 사퇴 등 당내 혼란 악재를 지적하며 “특히 대구·경북, 60~70대, 보수층에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이외 정당 지지도는 조국혁신당 3.9%, 개혁신당 3.7%, 진보당 0.4%, 기타 정당 2.3%, 무당층 9.2%로 조사됐다.이번 조사는 모두 무선전화(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2.0%포인트, ±3.1%포인트다. 응답률은 각각 6%, 5.5%였다. 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종합적으로 볼 때,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주요 지역과 세대, 이념 성향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정부 시절 이후 최대 지지율에 근접하며 국민의힘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부 혼란과 정치적 악재로 인해 전통적 지지 기반인 보수권에서도 지지율이 급락하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이번 조사는 최근 정치권 상황과 주요 사건들이 여론에 미친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구속과 특검 확대 등 현 정부의 강경한 사법 처리 기조가 국민적 호응을 얻으며 여당에 유리한 국면을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흐름이 향후 정치적 역학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