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감사원에 찍힌 이진숙..대통령 "정치 말고 직무에 충실하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감사원으로부터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주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8일 확인되며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가짜 좌파와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문제가 됐다. 감사원은 이러한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의 사퇴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대통령까지 직접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파문은 확산일로다.

 

감사원은 이날 발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 위원장이 공직자로서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 4항에 따르면 공무원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 단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 정치적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데,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과 10월, 보수 성향의 ‘펜앤마이크TV’와 ‘고성국TV’ 등에 네 차례 출연해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위원장은 민주당과 진보진영을 “가짜 좌파”로 표현하고, 본인을 “보수 여전사”라며 “그들과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고 말한 데 이어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며,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발언이 단순한 의견 표현 수준을 넘어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라는 공직 특수성을 감안할 때, 발언의 무게가 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됐지만, 이틀 만에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며 직무가 정지됐다. 이후 올해 1월 헌법재판소가 탄핵 사유가 없다고 기각 결정하면서 직무에 복귀했다. 그러나 복귀 전 보수 유튜브 방송에 지속적으로 출연해 편향된 발언을 이어갔다는 점이 감사에서 문제가 된 것이다.

 

 

 

감사 결과 발표와 함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이진숙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위원장의 일탈로 방통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자해지의 자세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해야 한다는 말을 본인이 직접 지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 위원장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진숙 위원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며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선 비공개 회의 내용을 왜곡해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 위원장이 전날 국회 과방위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방통위 안을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날 국무회의 말미, 이 위원장이 발언을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발언 그만하세요. 발언하지 마시라”고 강하게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국무회의를 자기 정치 무대로 활용하려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이 이 위원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일에도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가면 국민이 선출한 권력에 대한 존중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이 역시 이 위원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권과 청와대까지 나서 이진숙 위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가운데, 당사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의 지적과 정치적 파장의 무게를 감안할 때,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치적 중립성과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한길, '내 손으로 대통령 만든다!' 파격 선언..정계 발칵

 전 한국사 강사이자 강경 보수 성향의 온라인 방송인 전한길 씨가 자신의 지지 세력이 장차 국회의원과 대통령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대담한 발언으로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울러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출마의 길을 양보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전 씨는 지난 27일 미국에서 진행된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전한길의 지지를 받은 장동혁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고 언급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는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인권 침해, 내란 특검의 부당성, 언론 탄압 문제 등을 국제사회에 알리겠다는 명목으로 24일 미국으로 출국한 바 있다.이날 방송에서 전 씨는 "전한길을 포용하는 인물이 내년에 지방자치단체장에 당선되고, 향후 국회의원 공천도 받을 수 있다"고 단언하며, 더 나아가 "전한길을 품는 자가 다음 대통령의 위상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그가 단순한 교육자를 넘어 정치적 '조력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낸다.특히 내년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김광진 전 민주당 의원의 글을 인용하며 이진숙 위원장을 거론했다. 전 씨는 이 위원장이 자신의 경북대학교 선배임을 밝히며 "대구시장은 이진숙 위원장이 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저는 공천 같은 것을 바라지 않으며, 설령 공천을 받는다 해도 이진숙 위원장이 대구시장으로 출마한다면 무조건 양보할 것"이라고 덧붙여, 개인적인 정치적 야망보다는 특정 인물에 대한 지지 의사를 명확히 했다.한편, 최근 당 대표로 당선된 장동혁 대표와 전 씨의 관계는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전 씨를 비롯한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의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장동혁 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저의 당선은 당원들의 승리이자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창출한 혁신이다"라고 언급하며, 전 씨 등 유튜버들의 기여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전 씨의 당내 역할론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에는 "지금 당장 답변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에 전 씨는 지난 26일 장 대표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와 함께 "저는 일반 당원으로 남아 뒤에서 돕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으나, 그의 향후 정치적 행보와 당내 입지에 대한 추측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