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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라 가능했다? 이시영 '배아 이식' 특혜 의혹…난임 부부 "왜!" 분노

 배우 이시영(43)씨가 이혼한 전 남편과의 혼인 관계 중 생성된 냉동 배아로 임신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의료계와 법조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전 남편의 동의 없이 임신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현행 생명윤리법의 허점과 윤리적 쟁점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남편과의 모든 법적 관계가 정리돼 갈 무렵, 공교롭게도 배아 냉동 보관 5년의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배아 폐기 시점을 앞두고, 제가 직접 이식받는 결정을 내렸다"며 "상대방은 동의하지 않았지만 제가 내린 결정에 대한 무게는 온전히 제가 안고 가려 한다"고 덧붙여 충격을 안겼다. 이씨는 2017년 결혼한 요식업 사업가와의 사이에서 아들(7)을 두고 있으며, 올 초부터 이혼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쟁점은 '상대방의 동의 없는 배아 이식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은 배아생성의료기관이 난자 또는 정자를 채취할 때 서면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성된 배아를 실제 이식할 경우에도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부재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조차 "관련 규정이 없어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았더라도 불법이라 보긴 어렵다"며 "법의 회색지대에 있는 문제"라고 인정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연예인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통상 의료 현장에서는 배아 이식 시 부부 양측의 동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며,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철저히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난임 카페에는 남편이 해외에 있을 경우 전자서명까지 받아야 했거나, 남편 사망 시에는 직계 가족의 동의까지 필요했다는 경험담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자체적인 윤리 지침을 통해 비혼모의 정자 기증 임신이나 부부 아닌 이들의 시술을 사실상 제한하고 있는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새롭게 태어날 아이의 친권 및 양육권 문제 또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씨의 전 남편이 아이의 생물학적 친부인 만큼 아이가 상속권을 가질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같은 논리로 전 남편 측이 아이의 친권이나 양육권을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성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임신 과정에서 아이에게는 아무런 의사 결정 권한도, 잘못도 없었기에 일반적으로 태어난 아이와 동일한 권한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전 남편 입장에서도 낙태를 요구하기 어렵고, 관련 법이 없어 의료기관이나 전처를 상대로 법적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여 현행법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번 이시영씨의 사례는 생명윤리 기술의 발전 속도를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개인의 선택과 생명의 존엄성, 그리고 법적 책임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심도 깊은 사회적 논의와 함께 관련 법규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사 수는 'OECD 꼴찌', 병원 방문은 '세계 1위'... 한국 의료 시스템의 모순

 보건복지부가 30일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5'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의료 인력과 의료 이용 간 심각한 불균형이 확인됐다. 의사와 간호사는 OECD 평균보다 현저히 적은 반면, 국민들의 의료 이용률과 의료 시설은 최상위권을 기록했다.2023년 기준 한국의 임상 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7명으로 OECD 국가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이는 OECD 평균인 3.9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며, 의사 수가 가장 많은 오스트리아(5.5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의학계열 졸업자 역시 인구 10만 명당 7.4명으로 OECD 평균(14.3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간호 인력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임상 간호인력(간호사, 간호조무사)은 인구 1000명당 9.5명으로 OECD 평균(9.7명)보다 약간 적지만, 전문 간호사만 놓고 보면 5.2명으로 OECD 평균(8.4명)을 크게 밑돌았다. 다만 간호대학 졸업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46명으로 OECD 평균(35명)을 상회했다.반면 의료 시설과 장비는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6개로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OECD 평균(4.2개)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의료장비 보유 대수도 MRI는 인구 100만 명당 38.7대, CT는 45.3대로 OECD 평균(각각 21.2대, 31.1대)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10년간 MRI 이용량은 연평균 13.2%, CT 이용량은 8.3%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간 18회로 OECD 국가 중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OECD 평균(6.5회)의 약 2.8배에 달하는 수치다.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재원 일수도 17.5일로 일본(26.3일) 다음으로 길었으며, OECD 평균(8.1일)의 두 배 이상이었다.보건의료 지출을 나타내는 경상의료비는 GDP 대비 8.5%로 OECD 평균(9.1%)보다 낮았지만, 증가율은 연평균 7.8%로 OECD 평균(5.2%)보다 높았다. 급성기 치료를 위한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재원 일수는 7.2일로 OECD 평균(6.5일)보다 길었다.이러한 통계는 한국 의료체계의 구조적 불균형을 여실히 보여준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인 반면, 병상 수와 의료장비, 진료 횟수는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어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의료 인력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