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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비자 효과 톡톡..상하이 방문객 44% 급증

 지난해 말부터 중국 정부가 대폭 확대한 무비자 정책의 영향으로 중국 주요 도시를 방문하는 외국인 입국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하이에서의 외국인 방문객 증가율이 눈에 띄게 높아 중국 내 관광 회복과 외국인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매체 펑파이의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동안 상하이 출입국 관리 당국은 총 260만 명의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입국 심사를 진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4.8% 증가한 수치로, 무비자 입국자 수가 특히 급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하이에서는 상반기에만 약 140만 명의 외국인이 무비자 제도를 통해 입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숫자로, 무비자 제도의 확장이 상하이 방문객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베이징에 입국한 외국인은 149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84만 명이 무비자 입국자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로 증가한 수치다. 베이징과 상하이 외에도 중국 내 여러 도시가 무비자 정책 덕분에 외국인 방문객 수 증가라는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과거 외국인 여행객들의 관심에서 다소 벗어나 있던 지역들도 무비자 정책 덕분에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사천성 청두의 경우, 올해 상반기 무비자로 방문한 외국인 수가 28만 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이상 증가했다. 이 밖에도 중국 최남단의 휴양지인 하이난 섬도 방문객이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하이난을 찾은 외국인 수는 66만 3,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48% 증가했으며, 이 중 약 89%가 무비자 입국자였다.

 

 

 

한국인 여행객들의 중국 방문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에서 중국으로 항공편을 이용한 여행객 수는 총 631만 7,76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7만 2,554명 대비 24% 증가했다. 특히 상하이의 경우 한국인 방문객이 81만 5,535명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 중국 주요 도시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비교 대상으로 일본을 보면 같은 기간 한국인 방문객 수가 약 10% 증가한 112만 명에 그쳐 중국 증가세가 더 두드러졌다.

 

최근 상하이 여행을 다녀온 30대 직장인 A씨는 “휴가를 앞두고 일본과 중국 여행 중 고민했는데, 무비자 정책 덕분에 10년 만에 상하이를 방문하게 됐다”며 “상하이는 중국 내 다른 도시보다 영어 소통이 비교적 원활하고, 현지 앱을 통한 결제, 택시, 숙박 서비스 이용도 편리해 여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고 체험담을 전했다.

 

관광업계에서는 이처럼 중국 무비자 정책 확대와 외국인 방문객 증가가 일본 여행에 대한 열풍을 일부 흡수하는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저(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지속되어 온 일본 여행 열풍이 최근 다소 주춤해지는 추세를 보인다”면서 “그 빈자리를 무비자 제도에 힘입은 중국 여행이 채우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정책 확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뿐만 아니라 내수 경기 활성화, 서비스 산업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도시들은 무비자 제도를 통해 관광객 편의를 높이고, 관광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적극 나서면서 앞으로도 외국인 방문객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무비자 정책의 성공 여부가 중국 관광 산업 재도약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 평가하며, 지속적인 정책 보완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해외 관광객들이 중국을 더욱 친근하고 방문하기 쉬운 여행지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이처럼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중국의 무비자 입국 정책 확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되었던 중국 관광 시장의 회복 신호탄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상하이, 베이징을 비롯해 청두와 하이난 등 다양한 지역에서 뚜렷한 관광객 증가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한국인 여행객들의 중국 방문이 크게 늘면서 한중 간 관광 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은 '유료', 한국은 '무료'…넷플릭스 WBC 중계권 독점에 '민심 폭발'

 글로벌 OTT 공룡 넷플릭스가 일본 야구계에 거대한 폭탄을 투하했다. 2026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일본 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는 특정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넷플릭스가 독점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안방에서 지상파 채널을 통해 '공짜'로 경기를 즐겨온 일본 야구팬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일부 언론은 이를 19세기 미국의 함대가 일본을 강제 개항시킨 '흑선(黒船)의 침략'에 비유하며 격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6일, WBC를 주관하는 MLB 사무국이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였다. MLB는 "넷플릭스가 2026년 WBC의 새로운 '홈'이 된다"고 공식 발표하며, "넷플릭스는 일본 시청자들에게 처음으로 WBC 생중계를 제공하며, 야구계 최고 권위의 국제 대회에 대한 탁월한 접근성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탁월한 접근성'이라는 포장과 달리, 이는 사실상 유료 구독자에게만 시청을 허락하겠다는 선언이었다.야구는 일본에서 단순한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의 등장은 WBC를 국민적 축제로 만들었다. 실제로 2023년 WBC 당시 오타니가 등판한 이탈리아와의 8강전은 평균 가구 시청률 48%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일본 대표팀의 7경기는 모두 시청률 40%를 넘겼고, 인터넷 중계를 포함한 모든 매체의 시청률은 약 75%에 달했다. 전 국민의 4분의 3이 지켜본 '국민 행사'가 하루아침에 유료 구독 서비스의 독점 콘텐츠로 전락한 것이다.넷플릭스가 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손에 넣기 위해 1억 달러(약 14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베팅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일본 지상파 방송사들은 입찰 경쟁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넷플릭스의 이런 파격적인 행보는 단순히 일본 내 구독자를 늘리려는 전략을 넘어, 광고 기반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는 '파괴적인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일본 대중의 반발은 거세다. 2023년 WBC의 일본 경기 메인 스폰서였던 딥 주식회사마저 "많은 사람들이 WBC를 부담 없이 즐길 기회가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할 정도다.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에서 넷플릭스가 WBC를 독점하는 일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방송법에 명시된 '보편적 시청권' 조항 때문이다. 이 법은 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WBC처럼 국민적 관심이 큰 스포츠 이벤트는 국민 대다수가 시청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WBC의 경우, 전체 가구의 75% 이상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 수단을 확보해야 하므로 OTT 단독 중계는 원천적으로 차단된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넷플릭스의 '일본 침공'이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숙명여대 도준호 교수는 "OTT가 라이브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는 것은 굉장히 전략적인 결정"이라며, "보편적 시청권 보장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애매한 영역'의 대회들은 앞으로 OTT의 입찰 경쟁 무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가 로컬 중계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이상, 일본에서 시작된 '중계권 전쟁'이 언제 다른 나라, 다른 종목으로 번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