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만져보면 안 되는 '공룡 피부 화석', 고성에서 특별히 만질 수 있다?

 경남 고성군이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지인 고성공룡박물관에서 특별 기획전 '흔적이 된 여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7월 8일부터 11월 9일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되며,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화석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기획전은 '바다의 지배자들', '공룡의 숲', '공룡의 흔적'이라는 세 가지 주요 테마로 구성되어 관람객들에게 중생대 시대의 다양한 생태계를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신규 소장품 60여 점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로, 고대 중생대를 중심으로 한 귀중한 화석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공룡 피부 화석으로, 수억 년 전 거대 생물의 피부 조직이 화석화되는 희귀한 과정을 통해 보존된 귀중한 표본이다. 이외에도 중생대 식물의 꽃봉오리 화석과 공룡 시대를 함께 살았던 거북의 화석 등 다양한 종류의 화석들이 전시된다. 이러한 화석들은 중생대 시대의 생태계와 환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고성공룡박물관은 이번 기획전을 통해 단순한 전시를 넘어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특히 어린이 관람객들을 위한 특별 체험 공간이 눈길을 끈다. 화석의 질감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촉각 체험물은 시각적 관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공룡 퍼즐 체험존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공룡 모형을 조립하며 공룡의 구조와 특징을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다.

 


성공룡박물관 관계자는 "그동안 보관 중이던 신규 소장품들을 대중에게 선보이고자 이번 기획전을 특별히 준비했다"며 "단순히 보는 전시가 아닌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요소들을 다양하게 구성해 관람객들, 특히 어린이들에게 더 큰 재미와 교육적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고성은 한반도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이 가장 많이 발견된 지역으로, 고성공룡박물관은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 공룡 관련 연구와 전시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기획전 '흔적이 된 여정'은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중생대 시대로의 시간 여행과 함께 화석을 통해 과거 생명체의 흔적을 탐구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11월 9일까지 고성공룡박물관을 방문하여 이번 특별 기획전을 관람할 수 있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히 추천되는 교육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문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간범은 집유 6개월, 저항한 피해자는 10개월?" 61년 전 뒤바뀐 정의가 바로 잡히다

 부산지법 352호 법정에서 23일 오전,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부산지검 정명원 공판부 부장검사가 피고인석에 앉은 79세 노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을 최말자님께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이 노인은 61년 전인 1964년, 18세 나이에 성폭행을 시도하는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저항했다가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중상해 혐의로 기소됐던 최말자씨다. 당시 검찰은 그녀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영장 제시도 없이 구속했다. 1965년 1월, 최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반면 성폭행을 시도했던 노모(당시 21세)씨는 강간미수 혐의는 다뤄지지 않고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 혐의만으로 재판을 받아 최씨보다 가벼운 징역 6개월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더 무거운 형을 받는 부조리한 결과였다.56년이 지난 2020년, 최씨는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아 용기를 내 재심을 청구했다. 오랜 법적 다툼 끝에 지난해 재심 절차가 시작됐고, 이날 첫 공판이 열렸다.공판부장이 직접 법정에 서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더욱이 정 부장검사는 피고인을 '최말자님'이라고 존칭하며 검찰의 과오를 인정했다. 그는 "재심 개시 결정의 취지에 따라 검찰은 사실관계부터 법률 판단에 이르기까지 치우침 없이 재검토했다"고 밝히며, 5분가량의 짧은 발언 후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조용하던 법정은 순식간에 흐느끼는 울음소리와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무죄를 구형한 정 부장검사는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35기로 2006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공판분야 최초로 공인전문검사 1급인 '블랙벨트'에 선정된 바 있다.이날 최씨는 법정을 나서면서 홀가분한 표정으로 손을 치켜들며 "이겼습니다"를 세 번 외쳤다. 법정 밖에서는 그동안 최씨를 지지해온 연대자들과 포옹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한국여성의전화는 검찰의 무죄 구형에 대해 "61년 만의 검찰의 사과는 너무 늦었고 당연하다"며 "지금이라도 당시 부정의를 바로 잡고자 하는 검찰의 구형은 최말자 님 뿐 아니라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가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이번 사건은 단순한 한 개인의 억울함을 넘어, 한국 사회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식과 사법 시스템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61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후에야 이루어진 검찰의 사과와 무죄 구형은 늦었지만, 정의가 실현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