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 관광객 38%가 찾는 이곳... 드라마 속 몽환적 로맨스가 재현된다

 K-드라마 속 감동적인 사랑의 장면들이 현실 공간에서 재현되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청와대 사랑채 1층 전시실에서 'K-드라마, 러브 챕터(Love Chapter)' 전시를 7월 5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남천 한국관광공사 관광콘텐츠실장은 7일 "외국인 관광객의 약 38%가 한류콘텐츠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만큼 이번 한국 드라마 전시 체험 공간이 한국에서의 추억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드라마 속 사랑의 순간들이 다시 피어납니다'라는 부제 아래, 한국 드라마의 핵심 감성인 사랑을 주제로 구성되었으며, 드라마 콘텐츠와 최신 미디어 기술을 결합해 국내외 관람객에게 한류관광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전시회는 입체적인 시청각 체험을 통해 드라마 속 사랑의 서사를 따라가도록 연출되었다.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드라마 스틸컷을 담은 390여 개의 패브릭 행잉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이 공간을 지나면 드라마 촬영지와 OST를 함께 즐길 수 있는 3D 미디어아트 섹션이 펼쳐진다. 특히 유리 프리즘 기둥을 통해 전해지는 '폭싹 속았수다', '사랑의 불시착' 등 인기 드라마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관람객들을 드라마 속 세계로 깊이 몰입하게 만든다.

 


전시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실제 드라마 촬영지를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가상 로케이션 투어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의 촬영지인 울주 나사해변, '무인도의 디바' 속 상주의 맥문동솔숲 등 드라마 속 주요 장소들이 첨단 기술로 재현되어 관람객들은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촬영지의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여긴 어디?, 난 누구?'라는 몽환적인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매주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별도의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휴일에도 정상 운영되어 국내외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K-드라마의 매력을 더욱 널리 알리고,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이롭다” 빌 게이츠가 홀린 한국의 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21일 하루 동안 한국 정치·경제·보건 주요 인사들을 연달아 만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3년 만에 이뤄진 이번 방한에서 그는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를 차례로 예방하고,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갖는 등 광범위한 ‘광폭 행보’를 펼쳤다. 방한의 핵심 목적은 한국과의 글로벌 보건 협력 확대였지만,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SMR) 같은 첨단 기술과 미래 에너지 분야에 대한 논의도 병행됐다. 특히 게이츠 이사장은 저소득 국가 백신 보급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과의 협업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대감을 높였다.이날 오전 게이츠 이사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했다. 그는 한국의 백신, 진단기기, 솔루션 분야 기술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20년 안에 전 세계 아동 사망자 수를 연간 200만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이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국의 혁신적인 바이오 제품들이 경이로운 수준이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 공공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에스디바이오센서, SK, LG, 유바이오로직스 등 구체적인 국내 기업들을 직접 거론하며 성과를 칭찬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진단기기의 성과를 언급하며 “저는 이 기업들의 제품을 직접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인류 전체를 위한 공공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도 협력할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오찬 자리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회동이 이어졌다. 양측은 글로벌 보건 협력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김 총리는 오는 가을 한국에서 열릴 세계 바이오 서밋 행사에 게이츠 이사장의 참석을 요청했다. 또한 게이츠재단 한국사무소 개소를 통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협력 채널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게이츠 이사장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일정에서는 국회를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회담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수준을 국내총생산(GDP)의 0.7%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글로벌 보건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 같은 국가의 적극적인 재정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역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국회도 초당적으로 ODA 확대를 지지하며 보건 협력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같은 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메시지를 거듭 강조하며, 한국이 글로벌 보건 향상을 위한 예산 배정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그는 또 최근 재단이 진행 중인 아프리카 언어 기반 AI 파일럿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현지 주민들과 인공지능이 대화하며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약 개발과 보급 과정에서도 큰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을 국제 보건 분야에 접목하는 것이 앞으로 재단의 주요 사업 축 중 하나임을 밝힌 것이다.이번 방한을 계기로 국내 바이오 업계와 게이츠재단 간 협력 논의도 활발히 진행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재단과 단독 미팅을 열고 차세대 예방 의약품 개발 및 글로벌 보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트레버 먼델 게이츠재단 글로벌 헬스 부문 대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또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 역시 같은 날 게이츠재단과 간담회를 갖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간담회에는 바이오니아, 유바이오로직스, LG화학, 노을, 에스디바이오센서, SK바이오사이언스, 쿼드메디슨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7곳이 참여해 백신·치료제·진단기기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재단의 국제 보건 투자 방향과 접점을 찾았다.게이츠 이사장의 이번 행보는 한국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세계 보건 증진에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적 구상과 맞닿아 있다. 그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재정적 기여 확대를 촉구하는 한편, 업계를 상대로는 실질적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AI와 SMR 같은 미래 기술 분야까지 논의의 범위를 확장한 점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한이 단발적 만남에 그치지 않고 향후 구체적 프로젝트로 이어질 경우, 한국이 글로벌 보건과 에너지 혁신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