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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다' 이정후, MLB 첫 슬럼프에서 털어놓은 속마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마침내 부진의 터널에서 빛을 발견했다. 지난 3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와의 경기에서 이정후는 5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루타와 2루타를 포함한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홈런 하나만 있었다면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할 수 있었던 인상적인 경기였다.

 

MLB닷컴은 이정후의 KBO 시절을 언급하며 "2017년부터 2023년까지 KBO리그에서 7시즌 연속 3할 타율을 넘겼던 선수가 최근에는 프로 커리어에서 겪었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 후 이정후는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알다시피 우리는 매일 경기를 한다. 경기가 안 좋더라도 내일 또 경기를 하러 들어가야 한다. 정신적으로 강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시즌 초반은 화려했다. 4월을 마쳤을 때 시즌 타율 0.324로 펄펄 날았고, 최고 타율은 0.360까지 올라 외야수 올스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5월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5월 한 달 타율은 0.231에 그쳤고, 6월에는 더욱 악화되어 0.143까지 떨어졌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는 14타수 무안타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고, 범위를 더 넓히면 26타수 2안타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은 0.240까지 하락한 상태였다.

 


MLB닷컴에 따르면 이정후는 강한 타구가 평소처럼 안타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슬럼프가 시작됐다고 느꼈다. 이러한 불운의 연속이 정신적인 싸움으로 이어졌고, 지난 몇 주 동안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디애슬래틱은 이정후의 슬럼프 극복 과정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정후는 최근 자신의 타석 영상을 반복 분석하며 문제점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커브, 체인지업과 같은 변화구에 대한 대처 방식을 개선하고자 수차례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타석에 들어가기 전 루틴을 간결하고 일관되게 유지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며 "안심해도 된다. 곧 이정후에게 안타가 쏟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번 3안타 경기를 통해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40에서 0.246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정후는 "오늘 경기를 시작으로 7, 8, 9월이 나에게 좋은 달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이제부터는 팀을 도와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역시 "오늘 경기가 이정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인 외야수의 반등을 기대했다.

 

법보다 위에 있나? 의대생 복귀에 쏟아지는 '특혜 논란'과 '형평성 문제'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 정책에 반발해 시작한 '동맹 휴학'을 1년 5개월 만에 끝내고 복귀 의사를 밝혔으나, 이에 대한 여론은 대체로 차갑다.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의 장기화 속에서 갈등 봉합의 물꼬를 텄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많은 시민들은 의대생들이 그간 초래된 사회적 혼란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정상화 대책만 요구하는 태도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특히 비의대생들 사이에서는 교육부가 검토 중인 '학사일정 유연화'가 "의대생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라는 비판이 거세다. 직장인 이모(33)씨는 "의대생들도 의사단체의 한 축이었으므로 학생 신분에 걸맞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료서비스 대상자인 시민과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사집단 간 신뢰가 없다면 어떻게 의료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대학생 정모(25)씨도 "본인의 이득을 챙기려고 마음대로 수업을 거부했다면 적어도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죄송하다고 사과할 필요가 있다"며 "유급 위기에 처하니 슬슬 복귀하겠다는 것도 이기적인 행위"라고 꼬집었다.교육부의 학사일정 유연화 검토에 대해서는 비의대생을 중심으로 "명백한 특혜"라는 목소리가 높다. 신학대학원생 오요셉(24)씨는 "의대생만을 위한 일정 연장과 제적 복구 조치 등이 형평성에 어긋나 보인다"며 "비의대생이었다면 이런 '제자리 찾기'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미대생 김성훈(23)씨 역시 "특혜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학사 일정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이 매우 불편했다"고 밝혔다.환자·시민단체도 복귀에 따른 특혜는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조건 없이 복귀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복귀한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특혜성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경실련도 "특혜성 학사 유연화나 수련시간 단축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다만, 대규모 유급에 따른 교육현장의 부담이 높은 만큼 책임론에 연연하기보다 의정 갈등을 해소하는 데 대화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사회학부 대학생 유동기(25)씨는 "의료 공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의대생 복귀는 필수적"이라며 "당장 의료 인력 공백으로 고통받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서울대 의대 오주환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관용의 시간"이라며 "이제는 국민들도 의대생들이 제기했던 문제들에 대해 하나씩 귀 기울여주시고, 거버넌스 체계를 토대로 누적된 문제를 함께 체계적·장기적이고 긴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