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야간 돌봄 사각지대, 결국 두 자매 삼켰다..'24시간 돌봄' 전면 확대 긴급 선언

 부산시가 지난 2일 밤 기장군 아파트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화재 사고로 어린이 2명이 숨진 비극과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전방위적인 돌봄 및 안전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으며, 부산시는 이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신속하고 실질적인 조치들을 발표했다.

 

사고 발생 다음 날인 3일 오전 9시, 부산시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실에서는 행정부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가 소집됐다. 이 자리에서는 아이돌봄서비스 확대, 노후 아파트 소방설비 점검 강화, 그리고 유가족 심리 지원 방안 등 다각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이번 회의는 전날 오후 10시 58분경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9세와 6세 여아 자매가 숨진 참사에 대한 부산시의 즉각적인 대응 차원에서 마련되었다.

 

부산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야간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24시간 아이돌봄서비스'를 대폭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심야 및 새벽 시간대(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에도 가정이 시간 제약 없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이 시간대에는 높은 할증요금과 아이돌보미 연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실질적인 이용률이 저조했다는 점을 고려, 부산시는 취약계층의 돌봄 이용료를 시비로 전액 지원하고, 아이돌보미에게는 교통비와 수당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여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또한, 입원 아동을 위한 '부산형 입원 아동 돌봄서비스'도 함께 확대된다. 현재 6곳에서 운영 중인 '부산형 365 열린 시간제 어린이집'은 오는 8월부터 10곳으로 늘어나 더 많은 아동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시는 이와 관련하여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를 통해 국비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부족한 예산은 시비로 우선 충당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돌봄 대책과 더불어 안전 대책도 강화된다. 부산시는 노후 공동주택에 대한 소방설비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특히 스프링클러 미설치 아파트에 대한 실태 점검을 병행하여 화재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개선할 예정이다. 구조적인 화재 예방책 마련을 위해 행정부시장 직속의 '재난 약자 화재 예방 전담팀(TF)'을 신설, 운영하여 취약계층의 주거 안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박형준 부산시장은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수습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조속한 피해 복구를 주문하는 한편, 슬픔에 잠긴 시민들을 향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현장에서 박 시장은 "어린 생명이 희생된 가슴 아픈 사고에 깊은 슬픔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나아가 그는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야간 긴급 돌봄 인프라를 확충하고, 특히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화재 예방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여, 이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행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역설하며, 시민의 안전과 돌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부산시는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더욱 촘촘하고 안전한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법보다 위에 있나? 의대생 복귀에 쏟아지는 '특혜 논란'과 '형평성 문제'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 정책에 반발해 시작한 '동맹 휴학'을 1년 5개월 만에 끝내고 복귀 의사를 밝혔으나, 이에 대한 여론은 대체로 차갑다.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의 장기화 속에서 갈등 봉합의 물꼬를 텄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많은 시민들은 의대생들이 그간 초래된 사회적 혼란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정상화 대책만 요구하는 태도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특히 비의대생들 사이에서는 교육부가 검토 중인 '학사일정 유연화'가 "의대생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라는 비판이 거세다. 직장인 이모(33)씨는 "의대생들도 의사단체의 한 축이었으므로 학생 신분에 걸맞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료서비스 대상자인 시민과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사집단 간 신뢰가 없다면 어떻게 의료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대학생 정모(25)씨도 "본인의 이득을 챙기려고 마음대로 수업을 거부했다면 적어도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죄송하다고 사과할 필요가 있다"며 "유급 위기에 처하니 슬슬 복귀하겠다는 것도 이기적인 행위"라고 꼬집었다.교육부의 학사일정 유연화 검토에 대해서는 비의대생을 중심으로 "명백한 특혜"라는 목소리가 높다. 신학대학원생 오요셉(24)씨는 "의대생만을 위한 일정 연장과 제적 복구 조치 등이 형평성에 어긋나 보인다"며 "비의대생이었다면 이런 '제자리 찾기'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미대생 김성훈(23)씨 역시 "특혜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학사 일정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이 매우 불편했다"고 밝혔다.환자·시민단체도 복귀에 따른 특혜는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조건 없이 복귀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복귀한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특혜성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경실련도 "특혜성 학사 유연화나 수련시간 단축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다만, 대규모 유급에 따른 교육현장의 부담이 높은 만큼 책임론에 연연하기보다 의정 갈등을 해소하는 데 대화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사회학부 대학생 유동기(25)씨는 "의료 공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의대생 복귀는 필수적"이라며 "당장 의료 인력 공백으로 고통받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서울대 의대 오주환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관용의 시간"이라며 "이제는 국민들도 의대생들이 제기했던 문제들에 대해 하나씩 귀 기울여주시고, 거버넌스 체계를 토대로 누적된 문제를 함께 체계적·장기적이고 긴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