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이재명식 '선별적 소통' 논란.."질문할 언론 따로 있었나?" 뭇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을 맞아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이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121분간 진행되며 '격의 없는 소통'을 표방했지만, 그 이면에는 철저히 계산된 '정치적 연출'이 숨어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요 중앙 언론사들의 질문 기회가 원천 봉쇄된 점은 '소통 쇼'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시작부터 기존의 경직된 형식을 탈피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이 대통령은 연단 없이 기자들과 불과 1.5m 거리를 두고 반원 형태로 둘러앉도록 배치된 좌석에 앉아 시종일관 시선을 맞추며 질문에 답했다. 평소 즐겨 매는 붉은색과 푸른색 줄이 교차된 '통합의 넥타이'를 착용하고 등장한 모습 또한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12분으로 최소화된 모두 발언은 기자들의 질문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소통'이라는 이번 회견의 핵심 키워드를 부각시키는 장치였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약속 대련'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장치로 도입된 '질문자 추첨 방식'이었다. 기자들은 회견장에 입장하기 전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세 가지 주제가 적힌 상자 중 한 곳에 자신의 명함을 넣었고, 이 대통령은 직접 추첨을 통해 질문자를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로또 이런 게 돼야 하는데요", "이거 뽑히면 상금이라도 주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건네는 등, 마치 예능 프로그램을 연상시키는 듯한 연출이 이어졌다. 이는 '국민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격무로 힘들어하는) 이런 것들만큼 곱하기 5117만 배의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 참모들에게 잘 견뎌 달라고 부탁하는 중"이라고 말하자, 옆에 자리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진들이 무덤덤한 표정을 지어 보인 장면 역시, 의도치 않게 혹은 의도적으로 '워커홀릭' 대통령과 '고생하는 참모진'이라는 대비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소통 퍼포먼스'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었다. 이날 질문 기회를 얻은 매체는 총 15곳에 불과했으며, 이 중 4곳이 지역 풀뿌리 매체였던 반면, 국내 주요 중앙 일간지는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아닌 지역 풀뿌리 매체 기자들도 온라인을 통해 참여할 수 있도록 '미디어월' 화면이 설치된 점을 강조했지만, 정작 국정의 주요 이슈를 다루는 중앙 언론사들의 질문이 배제된 것은 '균형 잡힌 소통'이 아닌 '선별적 소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는 특정 언론사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정부에 우호적이거나 통제하기 쉬운 매체에만 질문 기회를 부여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워커홀릭'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듯 여름휴가 계획을 묻는 질문에 "선출직 공직자가 휴가가 어디 있느냐. 눈 감고 쉬면 휴가고 눈 뜨고 일하면 직장이지"라고 말하면서도, "이번에는 휴가를 가야겠다"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시기와 겹칠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에서는 진정성 논란마저 제기된다. 이는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려는 시도였지만, 일각에서는 '일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과도하게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에 대해 여야는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펼쳐 갈 국정과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더욱 크게 하는 기자회견이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0일에 대한 자화자찬이 가득한 내용"이라고 맹비난하며, 이번 회견이 '소통'이라는 명분 아래 철저히 계산된 '정치적 쇼'에 불과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이번 기자회견은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긍정적 이미지 구축을 시도했지만, 그 과정에서의 '연출'과 '선별적 질문' 논란으로 인해 빛과 그림자가 엇갈리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부상 투혼' 김혜성, 6연속 삼진 굴욕 딛고 '불가능한' 멀티히트

 '6연타석 연속 삼진'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경험했던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위기 속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부상을 안고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김혜성은 지난 27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 초 2사 상황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김혜성은 상대 선발 개럿 크로셰의 시속 153.4km 패스트볼을 강하게 당겨쳐 1루수와 파울 라인 사이로 향하는 안타를 생산했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2루나 3루까지 진출할 수 있는 타구였으나, 펜웨이 파크의 독특한 구장 구조로 인해 1루에 머물러야 했다.4회 2사 1루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더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스트라이크 노 볼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크로셰의 패스트볼과 스위퍼를 세 차례나 연속으로 커트해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후 2개의 볼을 골라낸 뒤 8구째 시속 156.1km의 몸쪽 패스트볼을 노려쳐 투수 옆을 지나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보스턴 2루수 로미 곤잘레스가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으나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간 이 타구 덕분에 1루 주자 에스테우리 루이스는 3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7회에는 교체 투수 저스틴 윌슨의 시속 153.9km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하며 삼진을 당했고, 9회 마지막 타석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무키 베츠를 대타로 내세우면서 더 이상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이날 김혜성은 3타수 2안타의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0.311, OPS를 0.760으로 끌어올렸다. 무려 15일 만에 기록한 멀티히트였다.현지 중계진도 김혜성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전설적인 투수 출신으로 이날 '폭스 스포츠' 해설을 맡은 존 스몰츠는 "2스트라이크에 몰린 후 안타를 만들어 낸 이 타석이 정말 믿을 수 없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다저스 전문 기자인 '디 애슬레틱'의 파비안 아르다야 역시 개인 SNS를 통해 "엄청난 속도의 패스트볼과 뛰어난 변화구로 무장한 크로셰는 김혜성에게 이상적인 상대가 아니지만, 김혜성이 크로셰를 상대로 2개의 안타를 터트렸다"고 칭찬했다.더욱 놀라운 점은 김혜성이 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했다는 사실이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5~6경기 전부터 김혜성이 왼쪽 어깨 문제를 겪고 있었다"며 "어깨 문제가 그의 스윙에 영향을 미쳤고, 종전보다 더 많은 헛스윙이 나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로버츠는 김혜성이 다음 날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부상의 영향으로 김혜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7경기에서 타율 0.100(20타수 2안타), OPS 0.200에 그치는 심각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맥스 먼시, 키케 에르난데스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어렵게 확보한 주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김혜성의 투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2-4로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