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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농성' 나경원, 당내 '조롱'에 폭발! 국민의힘 막장 치닫나?

 총선 패배의 여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이 나경원 의원의 '로텐더홀 농성'을 계기로 또 다른 내부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이어가던 나 의원이 당내 일각의 비판에 "명백한 해당 행위"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여당의 단합은 요원해 보이는 형국이다. 이번 사태는 당의 리더십 부재와 차기 전당대회를 앞둔 계파 갈등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국민의힘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27일부터 국회 로텐더홀에 자리를 잡고 '의회 독재' 저지를 위한 투쟁을 선언했다. 그러나 그녀의 결연한 의지는 곧 당내 '내부총질' 논란에 직면했다. 특히 친한계(친한동훈)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비판은 나 의원의 심기를 건드렸다. 김 전 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나 의원의 농성을 "넓고 쾌적한 국회 본청에서 최고급 같은 텐트 치고 김밥과 커피 드시면서, 화보 찍듯 활짝 웃고 손 선풍기 앞에 놓고 책 읽는" '피서 농성'으로 묘사하며 "한심하다"고 일갈했다.

 

이에 나 의원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최고위원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녀는 "부적격 비리 총리 후보 김민석 인사 철회, 의회 독재 견제를 위한 법사위원장 반환 규탄 농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악의적 조롱 프레임에 부화뇌동해 함께 내부를 공격한다. 한심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 의원은 주말 로텐더홀에 냉방기와 공조기가 작동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당내 비판자들이 민주당의 '악의적 프레임'에 놀아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들의 목적이 나의 메시지를 가리기 위함이라는 것을 정녕 모르는가. 아님 주적이 민주당보다는 비한의 당내 인사인 나인가"라고 되물으며, 당내 비판의 본질이 자신을 향한 공격임을 분명히 했다. 그녀는 "이러니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욕을 먹는 것"이라며 "하나가 돼 민주당과 싸우기도 힘이 부족한데, 쥐꼬리만한 내부 권력과 다투고 있다면 공도동망의 길로 가게 됨이 자명하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그럼에도 나 의원은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녀는 "진심과 사력을 다해 국민께 알리려고 한다"며 "다선 의원으로서 누구보다 의회의 작동원리, 의회 민주주의의 역사를 잘 알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의회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의 사랑하는 딸이 ‘엄마 몸 조심해. 농성 얼른 끝내고 집에 와서 잠 좀 자’라면서 그리운 문자를 보내는데도 이 국회 로텐더홀을 지키고 있다"는 개인적인 고충까지 밝히며 투쟁의 진정성을 호소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제발 정신 차리자. 우리에게는 외부의 적과 싸우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병력이 있을 뿐"이라며 당의 단합을 재차 촉구했다.

 


하지만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나 의원의 반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로텐더홀은 일반 국민들은 출입하기 힘든 곳이니 거기서 텐트 치고 먹을 거 먹으며 1박 경험하라면 입장료 비싸도 지원자 미어터지겠다는 생각에 쓴 웃음이 났다”며 자신의 '피서 농성' 비판이 정당함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김민석 후보자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그런 건 제대로 못 해 놓고 버스 떠난 뒤 손 흔들 듯, 쌍팔년식 투쟁 방식으로 그나마 농성자의 고통과 결의가 전혀 느껴지지도 않게 싸움하는 시늉을 하고 있으니, 한심하지 않을 수 있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나 의원에게 "이제 텐트를 걷길 바란다. 아니면 로텐더홀이 아니라 뙤약볕 내리쬐는 국회 건물 밖에서 농성하든가. 보여주기식 정치, 이제 정말 그만 보고 싶다”고 일갈하며, 나 의원의 농성이 '보여주기식 정치'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이번 나경원 의원의 농성과 이를 둘러싼 당내 공방은 국민의힘이 총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내부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야당과의 대치 국면에서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는 당내 단합이 절실하지만,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와 차기 전당대회를 앞둔 계파 간 신경전이 맞물리면서 '내부총질'이라는 자해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심화되는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민주당과의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공도동망'의 길로 접어들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출범 전에 무너진 혁신위..안철수, 혁신위 대신 당대표 직행

 국민의힘이 출범을 예고한 혁신위원회가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좌초 위기를 맞았다. 위원장직을 수락한 안철수 의원이 불과 닷새 만에 전격 사퇴를 선언하고 동시에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혁신위 구성 과정에서 친윤계와의 갈등이 불거졌고, 특히 인적 쇄신안 수용 여부를 두고 비상대책위원회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안철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총 7인 체제로 계획됐고, 안 위원장을 중심으로 최형두 의원, 호준석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 정책보좌관 등 6명이 위원으로 포함됐다. 한 자리는 공석으로 두고 빠른 시일 내 추가 임명을 예고했다. 당은 이번 인선이 안 위원장의 제안을 전폭 수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불과 10분 후 안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장직 사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안을 수락했지만,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안 의원이 언급한 ‘벽’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인적 청산 거부였다. 그는 최소한의 인적 쇄신 조치를 위해 비대위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혁신을 하려면 최소한 두 사람은 교체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주말 내내 협의한 끝에 비대위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의원은 구체적인 인물은 밝히지 않았으나, 대선 당시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이들이라고 밝혀, ‘쌍권’으로 불리는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이들에 대해 탈당 수준의 조치를 요청했으나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혁신위원 인선 발표에 대해서도 안 의원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안이며, 최소한 한 명에 대해서는 전혀 합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 위원장을 맡을 당시 당에서 전권을 부여받았다고 믿었지만, 송 비대위원장과의 논의 과정에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결국 안 의원은 “비대위가 혁신안을 통과시킬 의지가 없다면 제가 이 자리를 맡을 이유가 없다”며 사퇴를 결정했고, “혁신 당 대표가 되어 직접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완전히 절연하고, 비상식과 불공정의 시대를 끝내겠다”고 강조했다.안 의원의 이 같은 전격 행보에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당혹스럽고 아쉽다”며 짧게 입장을 전했지만, 인적 쇄신 수용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김대식 비대위원은 “혁신위원장 수락 닷새 만에 사퇴와 당 대표 출마는 혁신의 진정성을 무색하게 한다”며 “혁신의 길을 끝까지 완주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박정훈 의원은 “친윤이 키를 쥔 혁신은 눈속임이며, 안 의원 역시 쇼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반면 양향자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형식은 자진사퇴지만 사실상 해임”이라며 “친윤 중심의 당 주류가 얼마나 혁신을 거부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이번 사태로 인해 국민의힘의 혁신위원회는 첫발을 떼기도 전에 사실상 무력화됐고, 안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은 계파 갈등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당의 쇄신을 둘러싼 명분 경쟁이 본격화되며, 친윤계와 비윤계 간의 권력 투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철수 의원이 직접 혁신의 기치를 들고 당 대표에 도전하면서, 향후 국민의힘의 방향성과 당내 역학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