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바이오 폭풍성장... 헝가리 수출 5배 급증의 숨겨진 비밀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이 32조862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30조6396억원) 대비 7.3% 증가한 수치로, 199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기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1.29%, 전체 제조업 분야 GDP 대비로는 4.80% 수준에 해당한다.

 

국내 의약품 생산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2020년 24조5662억원, 2021년 25조4906억원, 2022년 28조9503억원, 2023년 30조6396억원을 기록했다. 의약품 시장규모도 전년 31조4606억원에서 지난해 31조6965억원으로 소폭(0.7%)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의약품 수출이 크게 늘어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수출액은 12조6749억원으로 전년(9조8851억원) 대비 28.2% 증가했으며, 수입은 11조5085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조1664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의약품 생산실적 비율은 완제의약품이 86.6%(28조4623억원), 원료의약품이 13.4%(4조4007억원)를 차지했다. 특히 원료의약품 생산이 전년 대비 16.8% 증가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완제의약품 중에서는 일반의약품이 4조2357억원(9.9% 증가), 전문의약품이 24조2265억원(5.3% 증가)을 기록했다.

 

생산액 1조원을 넘은 업체는 셀트리온, 한미약품, 종근당 3개 기업으로, 이들의 총 생산실적은 5조408억원으로 전체의 15.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3조9313억원) 대비 28.2% 증가한 수치다.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실적은 약 6조3125억원으로, 전년(4조9936억원) 대비 26.4% 증가해 처음으로 6조원대에 진입했다. 제제별로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 58.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백신(13.3%), 독소·항독소(10.7%), 혈장분획제제(8.7%), 혈액제제(7.9%), 세포치료제(1.3%) 순이었다.

 

특히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의 생산실적이 전년 대비 42.7%나 급증했는데, 이는 북미, 중남미,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와 수출물량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의약품의 무역수지는 약 9억1692만달러 흑자로, 최근 5년 중 가장 큰 폭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국가별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헝가리가 12억3346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6억867만달러), 튀르키예(4억3206만달러), 브라질(1억4404만달러) 순이었다. 특히 헝가리 수출이 전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의 수출 허브 역할을 하는 헝가리를 통해 유럽 수출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편, 의약외품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해 마스크, 외용소독제 등 방역용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체 시장규모가 1조7544억원으로 전년(1조8313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의약외품 생산실적 상위 5개 품목군은 치약제(4051억원), 자양강장변질제(3486억원), 생리용품(2978억원), 반창고류(1586억원), 마스크(836억원) 순이었다.

 

감사원에 찍힌 이진숙..대통령 "정치 말고 직무에 충실하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감사원으로부터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주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8일 확인되며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가짜 좌파와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문제가 됐다. 감사원은 이러한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의 사퇴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대통령까지 직접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파문은 확산일로다.감사원은 이날 발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 위원장이 공직자로서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 4항에 따르면 공무원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 단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 정치적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데,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과 10월, 보수 성향의 ‘펜앤마이크TV’와 ‘고성국TV’ 등에 네 차례 출연해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당시 이 위원장은 민주당과 진보진영을 “가짜 좌파”로 표현하고, 본인을 “보수 여전사”라며 “그들과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고 말한 데 이어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며,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발언이 단순한 의견 표현 수준을 넘어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라는 공직 특수성을 감안할 때, 발언의 무게가 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이진숙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됐지만, 이틀 만에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며 직무가 정지됐다. 이후 올해 1월 헌법재판소가 탄핵 사유가 없다고 기각 결정하면서 직무에 복귀했다. 그러나 복귀 전 보수 유튜브 방송에 지속적으로 출연해 편향된 발언을 이어갔다는 점이 감사에서 문제가 된 것이다. 감사 결과 발표와 함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이진숙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위원장의 일탈로 방통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자해지의 자세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해야 한다는 말을 본인이 직접 지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 위원장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다.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진숙 위원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며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선 비공개 회의 내용을 왜곡해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 위원장이 전날 국회 과방위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방통위 안을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실제로 이날 국무회의 말미, 이 위원장이 발언을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발언 그만하세요. 발언하지 마시라”고 강하게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국무회의를 자기 정치 무대로 활용하려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이 대통령이 이 위원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일에도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가면 국민이 선출한 권력에 대한 존중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이 역시 이 위원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정치권과 청와대까지 나서 이진숙 위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가운데, 당사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의 지적과 정치적 파장의 무게를 감안할 때,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치적 중립성과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