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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남자배구, 아시아 벽도 못 넘은 굴욕! 日·伊·中 빠져도 '4위 참사'

 세계의 벽은커녕 아시아의 벽도 넘지 못했다는 뼈아픈 현실이 다시금 한국 남자배구의 발목을 잡았다. 그것도 아시아의 절대 강호인 일본, 이란, 중국이 빠진 무대에서조차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한국 남자배구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최근 바레인에서 열린 2025 AVC 네이션스컵에서 카타르와의 3, 4위전에서 세트스코어 0-3(21-25, 20-25, 23-25)의 뼈아픈 완패를 당하며 최종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바레인과의 준결승에서 세트스코어 2-3으로 아쉽게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던 아픔에 이어, 카타르에게마저 무릎 꿇으며 한국 남자배구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 대회였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13득점, 아웃사이드 히터 허수봉이 10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카타르의 견고한 블록과 파페마게테 디아그네(2m)를 필두로 한 높은 타점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

 

1세트 중반까지는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공격이 상대 블록에 가로막히며 흐름을 내줬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했던 허수봉의 공격이 번번이 블록에 걸리면서 공격 효율이 떨어졌다. 카타르는 측면과 중앙을 고루 활용하며 한국 블로커 라인을 흔들었고, 특히 디아그네의 고공 속공은 한국 수비를 초토화시키기에 충분했다.

 

2세트 역시 비슷한 양상이었다. 세트 초반 벌어진 격차를 끝내 좁히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세트를 내줬다. 3세트에서는 미들블로커 최준혁의 활약과 함께 끈질긴 추격 끝에 23-22로 역전에 성공하며 희망을 키웠다. 그러나 승리의 문턱에서 나온 서브 범실과 이우진, 차영석의 공격이 연이어 카타르의 블록 벽에 부딪히며 내리 3실점을 허용,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각오는 남달랐다. 아시아의 절대 강호인 일본, 이란, 중국이 불참하는 만큼, 우승을 목표로 전력을 다해왔다. 특히 이번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은 청소년 대표 시절 세계 4위를 경험했던 이른바 '황금세대'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2023 U19 세계선수권 3위를 이끌고 이탈리아 무대까지 진출했던 이우진의 합류는 대표팀 전력에 큰 시너지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

 

대회 직전 천안에서 열린 강호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아시아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터라, 이번 4위라는 결과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결국 한국은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또다시 드러냈다.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책임져 줄 에이스의 부재는 상대의 끈질긴 수비와 높은 블록 앞에서 번번이 좌절로 이어졌다. 공격의 다양성 부족과 함께 리시브 불안정,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의 범실은 승리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결과를 낳았다.

 

한국 남자배구는 오는 9월 12일부터 필리핀 파사이에서 열리는 2025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보완하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세계 무대에서도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의 벽'을 넘어 '세계의 벽'에 도전하기 위한 한국 남자배구의 험난한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안전장치 없이 몸으로 기계 관리'... SPC삼립의 충격적 '인체 윤활유' 작업 관행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노동자 양 모 씨가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 기계에 끼여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충격적인 작업 환경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재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윤활유 자동분사 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로 인해 양 씨가 직접 기계 아래쪽 공간에 몸을 숙이고 들어가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가 돌아가는 기계에 상반신이 끼여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위험한 작업 방식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같은 공장에서 근무했던 전직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소 기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자주 났고, 그럴 때마다 작업자들이 직접 몸을 기계 안으로 넣어 윤활유를 칠해야 했다고 한다.한 전직 직원은 "밑에 들어가서 쪼그려서 컨베이어를 닦다가 걸레가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옷 일부가 끼었다면 아무래도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전직 직원도 "항상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작업했다"며 "잘못 움직이면 끌려 들어갈 수도 있어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경찰 조사 결과, 해당 기계에는 끼임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공장 내 소음이 심해 동료들이 양 씨의 사고를 알아채기까지 2분 이상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전직 직원은 "작업장이 굉장히 시끄럽고 작업자들이 다 떨어져 있어서 도움을 요청해도 소음 때문에 듣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업체 측이 노동자들의 위험한 작업 환경을 인지하고도 방치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이에 대해 SPC 측은 윤활유 자동분사장치는 제대로 작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수사기관의 현장 감식 당시에는 사고로 설비가 파손돼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작업자들이 직접 윤활유를 뿌리기 위해 기계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조업 현장의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노동자의 안전보다 생산성을 우선시하는 작업 환경과 부실한 안전장치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