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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유턴 대신 MLB 잔류! 고우석, 디트로이트서 '빅리그 로또' 터뜨릴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자유계약 신분으로 풀려났던 우완 투수 고우석이 KBO리그 복귀 대신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하며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그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재진입을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소식이다. 마이너리그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발표된 이번 계약으로 고우석은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 팀인 톨레도 머드헨즈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애미가 그를 조건 없이 방출(release)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빅리그의 꿈을 이어갈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번 계약의 가장 큰 특징은 디트로이트가 고우석의 연봉 부담을 거의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 고우석의 연봉 225만 달러는 마이애미가 대부분 부담하며, 디트로이트는 그가 메이저리그에 콜업될 경우에만 최저 연봉(76만 달러)의 활동 기간분만을 지급하면 된다. 이는 디트로이트 입장에서 큰 재정적 위험 없이 고우석의 잠재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디트로이트가 고우석에게 관심을 보인 배경에는 그의 최근 트리플A에서의 인상적인 투구가 자리한다.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 소속으로 방출 직전 5경기에 등판한 고우석은 5⅔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59의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직구 구속이 꾸준히 93~94마일대를 유지하며 구위가 살아났음을 증명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16일 로체스터 레드윙스(워싱턴 내셔널스 산하)전에서는 선발로 등판해 2이닝 동안 1안타 1볼넷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빅리그 승격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당시 그의 직구 최고 구속은 94마일, 평균 93.4마일을 기록했다. 디트로이트가 이 5경기의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고우석을 빅리그 예비 자원으로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팀 중 하나다. 24일 현재 49승 30패로 양 리그를 합쳐 승률 1위를 달리고 있으며,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등 리그 '골리앗'들도 전력 면에서는 디트로이트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 평균 득점(4.95)과 팀 평균자책점(3.50) 모두 리그 5위를 기록하며 투타 균형이 매우 안정적이다. MLB.com이 지난 23일 발표한 파워랭킹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그들의 강세를 입증했다.

 


그러나 이러한 압도적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디트로이트의 불펜은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디트로이트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81로 30개 팀 중 15위, 아메리칸리그에서는 10위에 그치며 중간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이달 초까지만 해도 3.29로 '톱10'을 유지하며 탄탄한 모습을 보였던 불펜진은 최근 2주 동안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일부터 최근 11경기에서 디트로이트 불펜 투수들은 합계 57⅔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6.09를 기록했다. 이 기간 불펜진의 투구 이닝은 팀 전체 투구 이닝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과부하가 심했다. 선발진 중 에이스 태릭 스쿠벌과 잭 플레허티, 케이시 마이즈 등 3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발 투수들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불펜 게임'을 치러야 하는 경기가 11경기 중 6경기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펜 불안은 고우석과 같은 마이너리그 예비 자원을 확충할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디트로이트 불펜이 완전히 무너질 수준은 아니다. 마무리 윌 베스트가 건재하고, 셋업맨 타일러 홀튼, 토미 칸리 등 두터운 층을 자랑하지만, 6월 들어 흔들리는 상황에서 트리플A에서 당장 불러올릴 만한 안정적인 즉시 전력감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한 달여 앞두고 디트로이트가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디 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최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데이비드 베드나 영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고우석의 영입은 이러한 디트로이트의 불펜 전략과 묘하게 일치한다. 그는 마이너리그 예비 자원으로서 팀 불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비록 수많은 마이너리그 투수 중 한 명일 뿐이지만, 그의 최근 호투와 빅리그 경험은 디트로이트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고우석이 이 기회를 발판 삼아 빅리그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을지, 그리고 디트로이트의 불펜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야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고 보니 '밥'?…최준용, 손아섭 상대 11타수 1안타 천적

 롯데 자이언츠의 핵심 불펜 투수 최준용이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손아섭(한화 이글스)을 향해 유쾌한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지난 3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야구라'에 팀 동료 이민석과 함께 출연해 마운드 위에서는 차마 밝히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었다. 여러 이야기 가운데 단연 이목을 끈 것은 최준용이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선수로 주저 없이 손아섭을 지목한 대목이다. 그는 단순히 결과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결과를 떠나 열받는 선수"라고 표현하며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최준용이 밝힌 이유는 두 사람의 '절친' 관계에서 비롯된 장난기 넘치는 신경전 때문이었다. 최준용에 따르면, 손아섭은 중요한 승부처에 등판하는 최준용에게 경기 전날부터 연락해 "주자가 없을 때는 변화구 던지지 말고 남자답게 직구로만 승부하자"고 부추긴다는 것이다. 최준용이 이를 거절하면 손아섭은 "너는 필승조 하겠냐. 배포가 작다"며 자존심을 긁는 도발도 서슴지 않았다. 선배의 짓궂은 도발에 발끈한 최준용은 실제로 오기가 생겨 직구 승부를 받아들였고, 이는 오히려 손아섭에게 '악몽'과도 같은 결과를 안겨주었다.결과는 최준용의 압승이었다. 그는 손아섭의 도발에 응수하며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쳤고, 무려 10타수 연속 무안타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의 통산 상대 전적은 최준용이 직접 밝힌 대로 11타수 1안타. 손아섭이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시절부터 9타석 연속 범타로 물러났고, 올해 6월 26일에서야 첫 안타를 신고했을 정도다. 최준용을 10타석 이상 상대한 타자 중 손아섭보다 낮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박민우, 김선빈, 박찬호 등 손에 꼽을 정도이니, 그야말로 '천적' 관계가 따로 없는 셈이다.이처럼 거침없는 '디스전'을 벌이지만, 사실 두 사람은 야구계에서 소문난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최준용이 롯데에 입단한 2020년부터 손아섭이 팀을 떠나는 2021년까지 2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끈끈한 정을 쌓았다. 손아섭이 팀을 옮긴 이후에도 인연은 계속되어, 과거 롯데 구단 유튜브 영상에서는 최준용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손아섭이 친근한 욕설(?)로 화답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운드 위에서는 한 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는 두 사람의 유쾌한 관계가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