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분당 31개씩 팔리는 마법의 디저트... 1인 빙수의 '품절 대란'

 서울 중구의 한 디저트 가게 운영자 김모 씨(20대)는 최근 메뉴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었다. 기존 2~3인용 빙수만 판매하던 매장에 1인용 빙수를 새롭게 추가한 것이다. 이 결정은 "혼자 먹기엔 양이 많다"며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이 늘어난 데 따른 대응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김 씨는 "평일에만 하루 20개 이상 판매되며, 1인 빙수 출시 이후 빙수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혼빙'(혼자 먹는 빙수) 열풍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1인 빙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부담 없는 용량과 합리적인 가격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가MGC커피의 '팥빙 젤라또 파르페'는 이 트렌드의 대표주자다. 젤라또에 팥, 떡, 시리얼이 어우러진 우유 빙수 스타일의 이 파르페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메가커피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메뉴를 포함한 신메뉴 4종은 지난 22일 기준 누적 판매량 240만 개를 돌파했으며, "분당 31개씩 팔린 셈"이라며 "단일 디저트 메뉴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서울 중구 메가커피 매장의 직원 이모 씨(20대)는 "1인 빙수 수요가 너무 많아 주문 시간을 따로 정해 판매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주문을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 트렌드는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로도 확산되고 있다. 컴포즈커피의 '팥절미 밀크쉐이크'는 빙수 대체 디저트로 인기를 끌며 여름 시즌 상위권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이디야커피도 1인 빙수 제품을 작년 3종에서 올해 4종으로 확대하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편의점과 마트에서도 1인 빙수 열풍이 뚜렷하다. GS25는 최근 3주간(6월 1일~22일) 컵빙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4% 증가했으며, CU도 같은 기간 빙수류 매출이 약 19% 늘었다. 롯데마트 역시 빙수 아이스크림류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혼빙' 열풍의 배경으로 적당한 양, 저렴한 가격, 인증샷을 부르는 비주얼 등을 꼽는다. 기존 빙수는 보관이 어렵고 혼자 즐기기에 양과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최근 출시된 1인 빙수는 4000~6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혼자 먹기 좋은 용량으로 가성비와 가심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서대문구 거주 김모 씨(20대)는 "예전에는 빙수가 대부분 2~3인분이라 혼자 먹기 부담스러웠는데, 요즘은 1인용 빙수가 많아져 훨씬 쉽게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 빙수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소비 방식의 변화"라며 "고객들의 세분화된 취향에 맞춰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간범은 집유 6개월, 저항한 피해자는 10개월?" 61년 전 뒤바뀐 정의가 바로 잡히다

 부산지법 352호 법정에서 23일 오전,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부산지검 정명원 공판부 부장검사가 피고인석에 앉은 79세 노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을 최말자님께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이 노인은 61년 전인 1964년, 18세 나이에 성폭행을 시도하는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저항했다가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중상해 혐의로 기소됐던 최말자씨다. 당시 검찰은 그녀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영장 제시도 없이 구속했다. 1965년 1월, 최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반면 성폭행을 시도했던 노모(당시 21세)씨는 강간미수 혐의는 다뤄지지 않고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 혐의만으로 재판을 받아 최씨보다 가벼운 징역 6개월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더 무거운 형을 받는 부조리한 결과였다.56년이 지난 2020년, 최씨는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아 용기를 내 재심을 청구했다. 오랜 법적 다툼 끝에 지난해 재심 절차가 시작됐고, 이날 첫 공판이 열렸다.공판부장이 직접 법정에 서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더욱이 정 부장검사는 피고인을 '최말자님'이라고 존칭하며 검찰의 과오를 인정했다. 그는 "재심 개시 결정의 취지에 따라 검찰은 사실관계부터 법률 판단에 이르기까지 치우침 없이 재검토했다"고 밝히며, 5분가량의 짧은 발언 후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조용하던 법정은 순식간에 흐느끼는 울음소리와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무죄를 구형한 정 부장검사는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35기로 2006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공판분야 최초로 공인전문검사 1급인 '블랙벨트'에 선정된 바 있다.이날 최씨는 법정을 나서면서 홀가분한 표정으로 손을 치켜들며 "이겼습니다"를 세 번 외쳤다. 법정 밖에서는 그동안 최씨를 지지해온 연대자들과 포옹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한국여성의전화는 검찰의 무죄 구형에 대해 "61년 만의 검찰의 사과는 너무 늦었고 당연하다"며 "지금이라도 당시 부정의를 바로 잡고자 하는 검찰의 구형은 최말자 님 뿐 아니라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가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이번 사건은 단순한 한 개인의 억울함을 넘어, 한국 사회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식과 사법 시스템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61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후에야 이루어진 검찰의 사과와 무죄 구형은 늦었지만, 정의가 실현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