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이란에 '2주 시한’ 제시..협상 가능성은 열어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해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이란 공격 여부에 대해선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무엇을 할지 생각 중”이라면서도 “시한 도래 1초 전까지 최종 결정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이는 급변하는 중동 정세에 대응하면서도 이란에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압박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외교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이 미국 방문을 원하고 있으며, 미국도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군사 충돌 이전에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에도 그는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해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최후통첩을 보냈느냐’는 질문에는 “어쩌면 ‘최후의 최후통첩’일 수 있다”라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이틀 동안 백악관 상황실에서 중동 정세를 집중 모니터링하며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전날 이란 공격 계획을 승인했지만,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종 공격 명령을 일단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가담할 가능성을 내비침으로써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의회에서 “여러 군사적 선택지를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파키스탄 군부 핵심 인사인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을 백악관에서 만나 파키스탄의 이란 공습 가담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19일 새벽 이란 아라크의 중수로 핵시설 주변 주민들에게 즉각 대피하라는 경고를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아라크 핵시설에 붉은 원을 표시, 군사 시설 타격을 예고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아라크, 나탄즈 등 핵 관련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습했다. 아라크 핵시설에는 플루토늄 생산에 사용되는 중수로가 있지만, 이 공습으로 인한 방사성 물질 누출은 없었다고 알려졌다.

 

이란은 이에 맞서 3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라마트간, 홀론 등지에 공격을 감행했다. 특히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에 있는 소로카 병원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외과 병동이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란의 병원 공격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를 강력히 비난하며 “민간인과 병원을 고의로 공격하는 최악의 전쟁범죄”라고 규탄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통해 중동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양 정상은 이란 핵문제는 무력 충돌이 아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에 조속한 휴전을 촉구했다.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이 오는 8월 말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나 중동 문제를 계속 협의할 예정임을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초 러시아를 방문한 바 있으며, 이번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5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옵션과 외교적 해법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유지하며, 이란 핵 문제와 중동 지역 안정을 둘러싼 긴장 상태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과 이란의 결사 항전 의지,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의 중재 노력이 맞물리며 국제사회는 향후 중동 정세 변화를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150년 만에 깨진 '남성 전용 구역'... MLB 첫 여성 심판 젠 파월, 주심으로 나선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창설 150여 년 만에 첫 여성 심판을 맞이한다. 디애슬레틱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7일(현지시간) 젠 파월(48)이 이번 주말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브레이브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경기에 심판으로 투입된다고 보도했다.파월은 오는 9일(현지시간) 더블헤더 경기에서 누심으로, 10일(현지시간) 경기에서는 주심으로 나선다. 여성이 MLB 정규시즌 경기에서 심판을 맡는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로버트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파월이 노력과 헌신, 경기에 대한 애정으로 야구계에서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다"며 "그가 모든 여성과 소녀들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돼 자랑스럽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메이저리그를 대표해 뜻깊은 이정표를 세운 파월과 그의 가족에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메이저리그심판협회(MLBUA)도 성명을 통해 "파월의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데뷔를 축하한다"며 "이는 단순한 파월 개인의 성취를 넘어 심판계와 스포츠 분야에서 여성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끄는 획기적인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 역시 "야구계가 포용성 측면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야구계 전체에도 좋은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뉴저지주 출신인 파월은 학창 시절 소프트볼과 축구 선수로 활약했다. 소프트볼 장학생으로 호프스트라 대학에 입학했으며, 2001년에는 미국 여자야구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이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소프트볼 심판을 지냈고, 2015년 MLB 심판 트라이아웃 캠프를 수료했다.파월은 2016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심판으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2월부터는 MLB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심판을 봤는데, 여성이 MLB 시범경기 심판으로 나선 것은 2007년 리아 코르테시오 이후 14년 만의 일이었다.메이저리그는 다른 주요 프로 스포츠 리그에 비해 여성 심판 기용이 다소 늦은 편이다. 미국프로농구(NBA)는 이미 1997년에 첫 여성 심판을 배출했고, 미국프로풋볼(NFL)은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여성 심판을 투입했다. 다만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는 아직까지 여성 심판이 배출되지 않았다.파월의 메이저리그 심판 데뷔는 스포츠계에서 성별 장벽을 허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녀의 첫 경기는 야구 팬들뿐만 아니라 스포츠계 전체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