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선불충전 따로, 카드결제 따로... 애플페이 교통카드의 '불편한 진실'에 이용자들 분노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이 추가될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카드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티머니가 최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아이폰과 애플워치에서 티머니 결제 서비스를 예고하면서 이르면 올 하반기 애플페이를 통한 교통카드 결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현대카드가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했지만, 교통카드 기능이 없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티머니를 통한 교통카드 기능 추가는 애플페이 사용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전망이다. 현재 신한카드는 금융감독원의 애플페이 약관 심사 승인을 받고 서비스 출시를 위한 모든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이며, KB국민카드도 금감원의 약관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카드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교통카드 기능 추가가 기대만큼 큰 수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티머니가 충전식 선불 교통카드 형태로 애플페이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사용자는 별도의 티머니 교통카드를 발급받아 애플페이에 추가로 등록한 후, 신용카드로 선불충전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충전식 선불 교통카드 방식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불편함이 크다"며 "후불 교통카드처럼 자동으로 결제되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 충전 과정이 필요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용카드의 후불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할 경우 카드사의 수수료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애플페이는 건당 0.15% 안팎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대중교통 이용 시 발생하는 추가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통카드 기능을 제외하더라도 애플페이 도입이 카드사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신용카드학회 세미나에서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 이후 이용액 증가가 실제로 애플페이 때문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대카드의 이용 금액과 당기순이익 증가는 물가상승이나 마케팅 확대 등 다른 요소들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업계는 고객 편의성 확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애플페이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실익이 적더라도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가입자 확대에 도움이 된다"며 "티머니를 통한 선불카드 방식이더라도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서비스인 만큼, 애플페이를 도입한 카드사들은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애플페이의 교통카드 기능 지원은 이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과 실질적 효과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향후 구체적인 서비스 방식과 출시 일정에 따라 카드업계의 대응 전략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플라스틱과 전쟁 선포…2030년까지 30% 감축

 이재명 정부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전망치 대비 30% 감축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담은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이번 대책은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순환경제 전환 로드맵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국민 토론회에서, 과거의 실효성 낮은 정책들을 답습하는 대신 소비 감축과 재활용 확대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며 정책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이번 종합대책 수립의 배경에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플라스틱 오염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플라스틱 사용량은 매년 7%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는 생활 및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폐플라스틱이 연간 1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OECD가 2060년 전 세계 폐플라스틱 발생량이 10억 톤을 넘어설 것이라 경고한 암울한 미래와 궤를 같이한다. 심각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2023년 기준 국내 물질재활용률은 26%에 불과해, 대부분의 폐플라스틱이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제 시장에서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더는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설정했다.정부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한 강력한 소비 감량 정책이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컵 따로 계산제(컵 가격 표시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는 음료값에 포함된 일회용 컵의 가격을 영수증에 별도로 명시하는 제도로,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에 대해 기후부는 "새로운 비용 부과가 아닌, 기존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과거 정부가 추진하다 좌초된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한계를 교훈 삼아, 다회용 컵 사용 시 탄소중립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사용 억제 방안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플라스틱 컵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매장 내 종이컵 사용을 단계적으로 규제하고, 플라스틱 빨대는 소비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제공하도록 제한할 방침이다.정부의 탈플라스틱 정책은 카페와 식당을 넘어 우리 생활 전반으로 확대된다. 배달 음식 업계에는 가벼운 용기 사용을 유도하고 다회용기 배달 참여 지역을 대폭 늘리며, 과대포장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택배는 포장 횟수를 1회, 포장 공간 비율은 50% 이하로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가 도입된다. 이 밖에도 장례식장의 다회용기 전환을 유도하고, 생산자에게 재활용 책임을 묻는 EPR 제도에 일회용 컵을 포함시키는 등 다각적인 방안이 추진된다. 기후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수렴된 국민 의견을 종합해 내년 초 최종안을 확정, 대한민국을 지속 가능한 순환형 녹색 문명의 선도 국가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