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럽 최대 축제에 한복 입고 K팝 추러 갈 사람?

 유럽 최대 규모의 야외 음악 축제인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도나우섬 음악축제(Donauinselfest)'에서 한국의 뜨거운 문화 에너지가 펼쳐진다.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 대규모 한류 페스티벌 '인스파이어 미 코리아(Inspire Me Korea)'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인스파이어 미 코리아'는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이 2022년부터 도나우섬 음악축제와 협력하여 매년 선보이는 대표적인 한류 확산 사업이다. 유럽 전역에서 모여든 수십만 명의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직접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이번 행사는 축제장 내에서도 특별히 세계 각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투어리즘즈 인셀(Tourismus Insel)' 구역과,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일렉트로닉 뮤직(Electronic Music)' 무대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방문객들은 다양한 공간에서 한국 문화를 만나고 즐길 수 있다.

 

특히 음악 공연 라인업이 눈길을 끈다. 국악, 팝, 재즈,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드는 실력파 한국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다. 국악 신동으로 시작해 싱어송라이터로 성공적으로 발돋움한 '송소희', 한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간판스타 '카이', 그리고 중남미 지역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팝밴드 '더블유24(W24)' 등이 무대에 올라 K-뮤직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외에도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풍성한 부대 행사가 마련된다.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2025'의 오스트리아 예선이 열려, 현지 K팝 팬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춤과 노래 실력을 뽐내며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이는 유럽 내 K팝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축제 기간 동안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부스에서는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직접 입어보는 체험 기회가 제공되며, 한국 여행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관광 안내 부스도 운영된다.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가 정성껏 준비한 K푸드 공간에서는 한국의 맛깔스러운 음식을 맛보며 오감을 만족시키는 문화 체험을 완성할 수 있다.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유럽 최대 야외 음악 축제인 도나우섬 음악축제에서 4년 연속 '인스파이어 미 코리아'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유럽 관객들에게 한국 문화의 다양성과 매력을 알리고, 양국 간의 문화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음악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나우섬 음악축제에서 펼쳐질 '인스파이어 미 코리아'는 유럽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더욱 확산시키고,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금알 낳는 거위' 주택연금, 집값 폭등에 외면당하나?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활황이 노년층의 주택연금 가입 행태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자산 증식에 대한 기대감이 노후 안정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앞지르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대신 매매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통계시스템이 발표한 최신 데이터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지난 5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1164건으로, 직전 4월의 1528건 대비 무려 23.8%나 급감했다. 이는 올해 1월 762건을 시작으로 2월 979건, 3월 1360건, 4월 1528건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오던 주택연금 신규 가입 추세가 불과 한 달 만에 완전히 역전된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주택연금 중도 해지 건수는 4월 162건에서 5월 179건으로 10.5% 증가하며, 시장의 흐름이 '보유'에서 '매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수치들은 단순한 변동을 넘어, 주택 시장의 심리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주택 소유자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동안 연금 방식으로 매월 노후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이는 고령층의 주거 안정과 더불어, 주택 자산을 유동화하여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고안된 사회 안전망의 일환이다. 통상적으로 주택 가격이 안정적이거나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할 때, 주택연금은 안정적인 노후 소득원으로서 각광받는다. 그러나 현재처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이 형성되면, 주택 소유자들은 현재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것보다 미래에 주택을 매도하여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이는 일종의 '기회비용' 계산으로, 당장의 안정적인 연금 수령을 포기하고 더 큰 자산 증식의 기회를 택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경우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노후의 안정적인 삶보다는 자산 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다.실제 최근의 집값 상승세는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 추이를 나타내는 주택매매지수(2022년 1월=100)는 지난 5월 95.534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2월 96.810을 기록한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95선을 넘어선 것으로, 과거의 하락세를 완전히 딛고 회복을 넘어선 상승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지수가 지난해 5월 90.130을 기록한 이후 올해 5월까지 단 한 달도 빠짐없이 꾸준히 상승했으며, 그 상승 속도 역시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시적인 반등이 아닌, 구조적인 상승 흐름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단순히 현재의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미래 집값에 대한 기대 심리 역시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5월 111을 기록하며 4월보다 3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석 달 연속 상승세이자, 지난해 10월(116)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에 해당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6월 지수가 120으로 치솟으며 한 달 새 다시 9p나 급등했다는 점이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120이라는 수치는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집값 상승을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이러한 과열 조짐은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심리가 '상승'으로 굳어졌음을 의미하며, 이는 주택연금 가입 감소와 중도 해지 증가라는 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시장의 과열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주택연금 가입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금융 상품으로서 주택연금의 본래 취지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가 이를 압도하는 현상은 한국 사회의 자산 증식 욕구와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고령층의 노후 자금 마련 방식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와 금융 당국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주택연금 제도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단순히 가격 상승을 넘어선 사회적,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