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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없어도 3만 팬 몰려와..초대형 한류 페스티벌 개막

 전 세계 한류 팬들이 주목하는 대규모 한류 축제 '2025 마이케이 페스타(My K-Festa)'가 오는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K팝을 비롯한 K콘텐츠와 관련 산업이 어우러지는 융복합 종합 페스티벌로, 문화적 흥미뿐만 아니라 산업적 가치까지 담은 복합 행사다. 특히 공연과 콘퍼런스, 전시, 체험, 수출 상담 등이 어우러지며 전 세계 한류 팬들과 산업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마이케이 페스타는 특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K콘텐츠가 일상생활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케이팝 콘서트, 산업 전시, 국제 콘퍼런스, 공연예술 무대 등이 각기 다른 성격의 콘텐츠를 하나로 엮으며, 전 세계에 한국 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일 19일에는 KSPO돔(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대형 K팝 콘서트가 개최된다. 이날 무대에는 엔플라잉, 웨이션브이(WayV), 이영지, 에스파, 아일릿(ILLIT), 하츠투하츠, 뉴비트, 아홉이 등이 출연하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21일에는 린, 헤이즈, NCT 텐(TEN), 청하, 이무진, ITZY, 비오, TNX 등이 무대에 올라 감성적인 무대와 강렬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콘서트 관람객은 약 3만 명으로 예상되며, 이 중 2만 명은 해외 팬으로, K팝의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하는 지표로 읽힌다.

 

 

 

20일에는 콘텐츠 및 연관 산업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콘퍼런스가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빌보드의 마이크 반 CEO, 비자의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 다니엘 진, 잔망루피로 유명한 아이코닉스의 최종일 대표, 올리브영의 전략기획담당 이영아 CSO,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의 이도윤 감독, 웹툰 ‘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연사가 참여해 K콘텐츠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콘퍼런스 사회는 K팝 1세대 대표 아이콘 가수 보아가 맡아 행사의 무게감을 더한다.

 

22일에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국내 예술공연이 펼쳐진다. 악단광칠, 유희스카 등 해외 무대에서 호평을 받은 국내 아티스트를 포함한 10여 개 팀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한류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이 공연은 일반 대중뿐 아니라 외국인 관람객에게도 큰 문화적 감동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전시도 주목할 만하다. 같은 기간 올림픽공원 내 핸드볼경기장에서는 지상파 3사를 비롯해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아이코닉스, 삼진어묵, 정관장, 매일유업, LF 패션, 현대아울렛 등 100여 개 국내 대표 브랜드가 참여하는 전시·체험관이 운영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K콘텐츠가 단순한 문화 요소를 넘어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캐릭터, 식음료, 뷰티, 패션 등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품목들이 총망라돼 관광 및 소비 진작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문체부는 이번 행사를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코리아뷰티페스티벌'과의 연계를 통해 서울 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하루 3회 운영한다. 이로써 외국인 관광객은 올림픽공원과 DDP 등 주요 행사를 손쉽게 오갈 수 있게 됐다.

 

윤양수 문화체육관광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은 “마이케이 페스타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K콘텐츠의 산업적, 문화적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종합 플랫폼”이라며 “세계적인 문화 산업 박람회인 CES처럼, 앞으로 이 행사를 세계에서 주목하는 문화박람회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한류 팬들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관련 산업에는 글로벌 진출의 계기를 제공하는 실질적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2025 마이케이 페스타'는 한국 문화의 깊이와 산업의 넓이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회이자, 한류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상징적인 축제다. 팬과 전문가, 기업과 정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 복합 문화 행사는 한류가 단지 ‘유행’이 아닌 ‘영향력’ 있는 글로벌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황금알 낳는 거위' 주택연금, 집값 폭등에 외면당하나?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활황이 노년층의 주택연금 가입 행태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자산 증식에 대한 기대감이 노후 안정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앞지르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대신 매매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통계시스템이 발표한 최신 데이터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지난 5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1164건으로, 직전 4월의 1528건 대비 무려 23.8%나 급감했다. 이는 올해 1월 762건을 시작으로 2월 979건, 3월 1360건, 4월 1528건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오던 주택연금 신규 가입 추세가 불과 한 달 만에 완전히 역전된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주택연금 중도 해지 건수는 4월 162건에서 5월 179건으로 10.5% 증가하며, 시장의 흐름이 '보유'에서 '매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수치들은 단순한 변동을 넘어, 주택 시장의 심리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주택 소유자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동안 연금 방식으로 매월 노후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이는 고령층의 주거 안정과 더불어, 주택 자산을 유동화하여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고안된 사회 안전망의 일환이다. 통상적으로 주택 가격이 안정적이거나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할 때, 주택연금은 안정적인 노후 소득원으로서 각광받는다. 그러나 현재처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이 형성되면, 주택 소유자들은 현재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것보다 미래에 주택을 매도하여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이는 일종의 '기회비용' 계산으로, 당장의 안정적인 연금 수령을 포기하고 더 큰 자산 증식의 기회를 택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경우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노후의 안정적인 삶보다는 자산 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다.실제 최근의 집값 상승세는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 추이를 나타내는 주택매매지수(2022년 1월=100)는 지난 5월 95.534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2월 96.810을 기록한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95선을 넘어선 것으로, 과거의 하락세를 완전히 딛고 회복을 넘어선 상승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지수가 지난해 5월 90.130을 기록한 이후 올해 5월까지 단 한 달도 빠짐없이 꾸준히 상승했으며, 그 상승 속도 역시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시적인 반등이 아닌, 구조적인 상승 흐름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단순히 현재의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미래 집값에 대한 기대 심리 역시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5월 111을 기록하며 4월보다 3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석 달 연속 상승세이자, 지난해 10월(116)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에 해당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6월 지수가 120으로 치솟으며 한 달 새 다시 9p나 급등했다는 점이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120이라는 수치는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집값 상승을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이러한 과열 조짐은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심리가 '상승'으로 굳어졌음을 의미하며, 이는 주택연금 가입 감소와 중도 해지 증가라는 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시장의 과열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주택연금 가입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금융 상품으로서 주택연금의 본래 취지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가 이를 압도하는 현상은 한국 사회의 자산 증식 욕구와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고령층의 노후 자금 마련 방식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와 금융 당국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주택연금 제도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단순히 가격 상승을 넘어선 사회적,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