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살 빼려면 유산소 먼저?..운동 순서에 숨겨진 진실

 운동을 시작할 때 가장 흔히 마주치는 고민 중 하나는 ‘유산소 운동을 먼저 할지, 근력 운동을 먼저 할지’에 대한 선택이다. 헬스장에 들어서 러닝머신과 웨이트 존 사이에서 갈등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운동 순서는 어느 쪽이든 효과가 있지만, 본인의 운동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운동생리학자 케이티 로튼은 운동 순서에 대해 “일반적인 건강 유지가 목적이라면 굳이 어떤 순서로 하든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체중 감량, 근육 증가, 지구력 향상 등 보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순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지구력을 높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유산소 운동을 먼저 하는 것이 좋다. 마라톤, 철인 3종 경기, 장거리 사이클링 등 지속적인 유산소 능력이 요구되는 운동을 준비 중이라면, 에너지가 충분할 때 유산소 운동을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더 오랫동안 효과적인 운동을 할 수 있고, 지구력 향상에도 유리하다. 근력 운동을 먼저 하고 나면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게 되기 때문에, 운동의 지속력은 떨어지고 성과도 낮아질 수 있다.

 

반면, 근육량 증가나 근력 향상이 목표인 경우에는 근력 운동을 먼저 해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중량을 드는 운동은 근육에 과부하를 주는 것이 핵심인데, 유산소 운동 후 피로한 상태에서는 들 수 있는 무게나 반복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곧 근육 자극의 강도가 떨어져 운동 효과가 감소하고, 무거운 중량을 들다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로튼은 “근육이 피로해진 상태에서 근력 운동을 하면 실제로 성과가 저하되며, 부상 위험 또한 커진다”고 강조했다.

 

 

 

체중 감량이 주된 목적이라면 어떤 운동을 먼저 하든 상관없지만, 본인이 가장 즐겁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먼저 선택하는 것이 좋다. 동기 부여를 유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로튼은 “운동의 지속성과 몰입도가 체중 감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고 집중할 수 있는 운동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어떤 운동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이 해답이 될 수 있다. HIIT는 짧은 시간 내에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모두 포함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운동 순서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운동 효과도 뛰어나다. 이 방식은 심박수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유산소 운동과 근육을 자극하는 근력 운동이 번갈아가며 이루어져, 전반적인 체력 향상과 칼로리 소모에 모두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HIIT 프로그램에는 20초 고강도 운동과 10초 휴식을 반복하는 ‘타바타 트레이닝’이 있으며, 이 외에도 달리기, 사이클링, 로잉머신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에 런지, 버피, 스쿼트 점프 같은 체중 운동을 조합해 구성할 수 있다. 복싱 동작을 기반으로 한 인터벌 운동도 HIIT의 한 형태다. 로튼은 “단조로운 운동 루틴에서 벗어나고 싶거나,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HIIT는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균형 있게 병행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당 최소 150분의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전신 근력 운동을 권장한다. 이는 심혈관 건강과 근골격계 기능 유지에 모두 필수적이다.

 

같은 날 두 가지 운동을 모두 해야 하는 경우라면, 가장 집중하고 싶은 목표에 맞춰 에너지를 먼저 쏟는 쪽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로튼은 “운동 순서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어떤 결과를 얻고 싶은지를 우선 고려하라”며 “운동의 효과는 순서보다는 꾸준함과 집중력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운동 순서에 정답은 없지만, 목표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 더 나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혜훈 "韓경제, 알고도 방치한 '회색 코뿔소' 상황"

 이혜훈 신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한국 경제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 상황을 '회색 코뿔소'에 비유하며, 단기적 대응을 넘어선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자는 29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로 첫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여러 악재가 겹친 '퍼펙트스톰' 상태에 놓여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이미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이를 방관해 온 구조적 위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확보된 재원을 민생 안정과 미래 성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재정 운용의 대전환을 예고했다.이 후보자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로 지목한 '회색 코뿔소'는 총 다섯 가지다. 심각한 인구 위기,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 날로 극심해지는 양극화, 산업 및 기술의 대격변, 그리고 지방 소멸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회색 코뿔소'는 거대한 몸집으로 멀리서부터 다가와 충분히 예측 가능하지만, 사람들이 그 위협을 애써 무시하거나 안일하게 대응하다 결국 치명적인 위험에 빠지는 상황을 뜻하는 용어다. 이 후보자는 이들 5대 위기가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놀라게 한 '블랙스완'이 아니라, 오랫동안 수많은 경고음이 울렸음에도 사회 전체가 사실상 방치해 온 결과물이라고 날카롭게 진단했다. 이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제대로 된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던 과거의 정책적 실패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러한 엄중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이 후보자는 기획예산처의 출범 이유와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눈앞의 현안에만 매몰되는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대응으로는 구조적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더 멀리, 더 길게 내다보는 전략적 사고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설되는 기획예산처가 미래 비전에 기반한 '기획'과 국가 재원 배분인 '예산'을 유기적으로 연동시키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그때그때 필요한 곳에 예산을 배분하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고, 장기적인 국가 발전 전략이라는 큰 그림 아래에서 재정이 전략적으로 투입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궁극적으로 이 후보자는 국민의 세금이 단순한 소비가 아닌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투자가 되고, 그 투자의 과실이 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전략적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기획예산처의 최종 목표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운영 원칙으로 △더 멀리 길게 보는 기동력 있고 민첩한 조직 △권한은 나누고 참여는 늘리는 열린 조직 △운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신뢰를 얻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질문에는 "꼭 하고 싶은 이야기"라면서도 즉답을 피하고 추후 별도의 자리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향후 재정 정책 방향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