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아

이준환, 동메달 따는 것도 '간지나게' 한판승! 3년 연속 시상대 도장깨기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뜨거운 유도 매트 위, 남자 81kg급 세계랭킹 1위 이준환(23·포항시청)에게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명실상부한 최강자로서 나선 2025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모두가 그의 금빛 메치기를 기대했지만, 세계선수권의 길은 언제나 험난했다. 치열한 승부 끝에 이준환은 다시 한번 동메달 결정전이라는 중압감 넘치는 무대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이곳에서 따낸 동메달은 단순한 메달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동메달을 놓고 맞붙은 상대는 세계랭킹 31위의 아르슬론베크 토이예프(우즈베키스탄). 랭킹만 놓고 보면 이준환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동메달의 간절함과 세계 1위를 꺾겠다는 투지 앞에 랭킹은 무의미했다. 경기는 예상과 달리 팽팽하게 흘러갔고, 이준환은 초반 토이예프의 거센 압박에 잠시 주춤하며 유효 포인트를 내주는 듯 위기를 맞기도 했다.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이 주는 압박감과 상대의 예상치 못한 전략 앞에 흔들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준환은 역시 세계 최정상급 선수였다. 위기 속에서도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은 그는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나갔다. 경기 시작 1분 30초경,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귀중한 절반(Waza-ari)을 따냈다. 단숨에 경기를 뒤집는 중요한 포인트였다.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이준환은 더욱 날카롭게 파고들었고, 승기를 잡기 위한 맹공을 퍼부었다.

 

그리고 마침내 드라마가 완성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경기 종료를 약 1분 20초 남긴 시점, 이준환의 전매특허인 왼쪽 외깃업어치기가 작렬했다. 세계 1위의 파워와 기술이 응축된 완벽한 기술이었다. 토이예프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그대로 매트에 꽂혔고, 심판은 망설임 없이 '한판(Ippon)'을 선언했다. 절반 두 개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 짜릿한 한판승이었다.

 


이로써 이준환은 2023년, 2024년에 이어 2025년까지, 3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시상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매년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계 유도 무대에서 3년 연속 메달을 획득하는 것은 극히 드문 위업이다. 이는 이준환이 단순한 반짝 스타가 아닌, 꾸준함과 변함없는 기량으로 세계 최정상급 자리를 지키고 있음을 명확히 증명하는 결과다.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견디고, 어떤 상대에게도 흔들리지 않는 강철 멘탈을 지녔음을 보여준 값진 동메달이었다.

 

비록 이번 대회 금메달은 랭킹 5위 아르부조프(러시아), 은메달은 8위 그리가라시빌리(조지아)에게 돌아갔지만, 이준환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부다페스트에서 3년 연속 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이준환의 시선은 이제 다가올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향하고 있다. 세계 1위로서의 압박감을 이겨내고,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그의 유도는 한국 유도의 희망이자 자부심으로 빛나고 있다.

 

나경원 '캠핑 농성' 찾은 김민석 "단식 하지마"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6월 3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나흘째 철야 농성 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찾아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2시 20분쯤 국회 본청을 지나던 김 후보자는 농성 중인 나 의원에게 다가가 "식사는 하셨냐"며 인사를 건넸고, 나 의원은 “김밥 먹었다. 나는 언제 단식한다고 했나”라며 농성 방식에 대한 지적을 유쾌하게 받아넘겼다. 김 후보자가 “단식하지 마세요”라고 덧붙이자, 나 의원은 “단식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대화가 이어지는 중 김미애 의원이 가세해 “단식해도 안 내려올 거잖아요. 단식하면 내려올 거야?”라고 쏘아붙이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후 김 후보자가 “국회에 볼일 있어 왔다. 수고들 하시라”고 말하자, 나 의원은 “민주당 같으면 ‘물러가라’ 했을 텐데”라고 받아치며 야당의 농성 의지를 드러냈다.두 사람 사이의 신경전은 곧바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관련 자료 제출 문제로 번졌다. 나 의원이 “자료 좀 내요, 자료 좀”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 후보자는 “자료 다 드렸는데, 보지도 않고 들어오시니까요”라며 응수했다. 이어 나 의원이 “증여세 낸 것 자료를 내라”고 하자, 김 후보자는 “다 냈는데 안 보신 거다. 주진우 의원이 사과하셨으면 나머지까지 다 드릴 생각이었다. 자료는 다 드렸다”고 주장한 뒤 자리를 떠났다.김 후보자와 국민의힘 간 갈등의 핵심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재산 관련 의혹과 그에 대한 해명 자료 제출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납세 증명서 등 주요 입증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반발했고, 이로 인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국정을 발목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며 “범죄 혐의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총리직에 앉히겠다는 발상은 결국 대통령 방탄 내각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독식하려는 의도에 대해 “입법 독재를 선언한 것이며, ‘이재명 대통령 방탄’을 위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돌려달라”고 요구했다.나 의원은 지난 6월 27일부터 김 후보자 지명 철회 및 법사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며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밥, 커피, 선풍기, 텐트까지 동원한 웰빙 캠핑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다”고 비판하며 나 의원의 행동을 ‘웰빙 농성’이라 지적했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러한 태도를 강하게 반박했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단식과 농성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은 오히려 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은 나 의원의 진정성을 깎아내리지 말고 협치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나 의원의 농성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국회 본청에서 최고급 텐트 치고 김밥과 스타벅스 커피 먹으며 책 읽는 것이 과연 국민이 생각하는 농성이냐”며 비판했다. 반면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같은 SNS에서 “같은 당 의원의 투쟁도 비하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나 의원 농성이 웰빙이면 한동훈 장관의 기타 연주와 라이브 방송은 연예인병 말기 수준 아니냐”고 반격하며 당내 갈등 양상도 드러냈다.이처럼 김민석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은 인사청문 자료 제출 문제를 넘어, 여야 간 정국 주도권 공방과 당내 세력 대결 양상까지 겹치며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