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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까마귀 비상'…사람 머리 공격에 소방 출동까지

 최근 부산 도심에 까마귀 출몰이 부쩍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단순 출몰을 넘어 사람을 직접 공격하는 사례까지 속출하며 관련 피해 신고가 불과 1년 사이에 두 배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해당 구청에서는 주민들에게 까마귀를 조심하라는 내용의 안내 문자까지 발송할 정도이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부산 도심 곳곳에서 까마귀가 행인을 향해 돌진하며 머리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학교 주변에서 이러한 공격이 발생하면서 어린이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결국 소방 당국이 출동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또한 집 앞에서 평화롭게 분리수거를 하던 30대 남성 A씨 역시 까마귀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았다. A씨는 갑자기 뒤통수를 강타당하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 병원에서 머리를 꿰매는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는 당시 공격에 대해 "마치 주먹으로 제 머리를 치는 듯한 그런 타격감이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까마귀 습격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자, 구청에서는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 문자를 보내는가 하면 까마귀의 공격을 조심하라는 내용의 현수막까지 곳곳에 내걸렸다.

 

까마귀 습격 신고로 인한 소방 출동 건수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68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월) 접수된 신고 건수에 비해 무려 두 배나 늘어난 수치로, 부산 도심의 까마귀 문제가 얼마나 빠르게 심화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공격성이 강하거나 도심 활동 중 포획된 까마귀들은 부산 야생동물치료센터로 보내진다. 지난 한 달 동안 이곳으로 옮겨진 까마귀만 90마리가 넘을 정도로 포획 개체 수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산 도심에 주로 서식하는 큰부리까마귀가 텃새로서 자신의 서식지를 지키려는 본능이 매우 강하며, 특히 번식기인 5월에서 6월 사이에는 평소보다 훨씬 예민해져 사람들을 공격하는 일이 잦다고 분석했다. 또한 까마귀는 조류 중에서도 지능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하며, 대략 7세 수준의 지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높은 지능 때문에 누군가 자신이나 자신의 둥지에 위협을 가했다고 한번 느끼면, 그 대상을 계속 쫓아가며 집요하게 공격하는 습성을 보인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의 동물학 박사인 이원호 박사는 까마귀 개체 수 증가와 도심 출몰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인간 활동과의 접점 증가를 지적했다. 이 박사는 "지역 내의 서식지를 벌써 침범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야외에 내어놓은 쓰레기들, 먹을거리를 줄여주는 게 제일 큰 문제"라며 "도심에 방치된 쓰레기가 까마귀에게 풍부한 먹이원이 되어 개체 수 증가와 도심 적응을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까마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몇 가지 실질적인 조언도 내놓았다. 까마귀 둥지가 있거나 까마귀 떼가 자주 모이는 장소에서는 까마귀들이 호기심을 보이거나 공격성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는 반짝이는 장신구를 착용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까마귀들이 위협으로 오해할 만한 갑작스러운 큰 동작이나 소리, 또는 둥지 근처에서의 불필요한 접근 등 위협적인 행동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도심의 까마귀 문제는 이제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시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으로 대두되었다.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와 함께, 도시 환경 관리 개선을 통한 야생동물과의 마찰 최소화,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간과 야생동물이 도심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황금알 낳는 거위' 주택연금, 집값 폭등에 외면당하나?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활황이 노년층의 주택연금 가입 행태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자산 증식에 대한 기대감이 노후 안정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앞지르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대신 매매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통계시스템이 발표한 최신 데이터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지난 5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1164건으로, 직전 4월의 1528건 대비 무려 23.8%나 급감했다. 이는 올해 1월 762건을 시작으로 2월 979건, 3월 1360건, 4월 1528건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오던 주택연금 신규 가입 추세가 불과 한 달 만에 완전히 역전된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주택연금 중도 해지 건수는 4월 162건에서 5월 179건으로 10.5% 증가하며, 시장의 흐름이 '보유'에서 '매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수치들은 단순한 변동을 넘어, 주택 시장의 심리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주택 소유자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동안 연금 방식으로 매월 노후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이는 고령층의 주거 안정과 더불어, 주택 자산을 유동화하여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고안된 사회 안전망의 일환이다. 통상적으로 주택 가격이 안정적이거나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할 때, 주택연금은 안정적인 노후 소득원으로서 각광받는다. 그러나 현재처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이 형성되면, 주택 소유자들은 현재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것보다 미래에 주택을 매도하여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이는 일종의 '기회비용' 계산으로, 당장의 안정적인 연금 수령을 포기하고 더 큰 자산 증식의 기회를 택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경우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노후의 안정적인 삶보다는 자산 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다.실제 최근의 집값 상승세는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 추이를 나타내는 주택매매지수(2022년 1월=100)는 지난 5월 95.534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2월 96.810을 기록한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95선을 넘어선 것으로, 과거의 하락세를 완전히 딛고 회복을 넘어선 상승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지수가 지난해 5월 90.130을 기록한 이후 올해 5월까지 단 한 달도 빠짐없이 꾸준히 상승했으며, 그 상승 속도 역시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시적인 반등이 아닌, 구조적인 상승 흐름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단순히 현재의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미래 집값에 대한 기대 심리 역시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5월 111을 기록하며 4월보다 3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석 달 연속 상승세이자, 지난해 10월(116)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에 해당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6월 지수가 120으로 치솟으며 한 달 새 다시 9p나 급등했다는 점이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120이라는 수치는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집값 상승을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이러한 과열 조짐은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심리가 '상승'으로 굳어졌음을 의미하며, 이는 주택연금 가입 감소와 중도 해지 증가라는 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시장의 과열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주택연금 가입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금융 상품으로서 주택연금의 본래 취지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가 이를 압도하는 현상은 한국 사회의 자산 증식 욕구와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고령층의 노후 자금 마련 방식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와 금융 당국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주택연금 제도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단순히 가격 상승을 넘어선 사회적,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