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쟁 부추기는 트럼프, 이스라엘-이란 싸워서 해결해야…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2025년 6월 중순부터 심각하게 격화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는 중동 위기의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주요 강대국들의 외교적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15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충돌 상황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휴전과 협상을 촉구하면서도 “때로는 국가들이 먼저 싸워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다소 복합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나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휴전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협상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여 긴장감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 중단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인 이스라엘에 대한 방어 지원은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G7 정상회의에서의 무역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매우 좋은 무역 합의를 가지고 있다”며 일부 국가들과는 새로운 합의가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협상 진전이 없는 국가들에는 일방적인 상호관세율을 명시한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일 워싱턴DC 케네디센터 방문 당시 “몇 주 내로 각국에 서한을 보내 계약 내용을 알릴 것”이라는 발언의 연장선상으로, 무역 문제에서도 미국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함을 보여준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은 지난 6월 13일 이스라엘이 200여 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이란의 핵 시설과 군부 지도자, 핵무기 개발에 관여한 과학자 등을 타격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공격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정권 교체까지 목표로 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대규모 작전이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서 드론 100여 대와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 주요 도시, 특히 텔아비브와 남부 도시 바트얌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으나 일부 미사일이 도시로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까지 이란의 군사 및 핵 관련 시설 150여 곳을 공격했다. 타격 대상에는 이란 국방부 건물, 방어혁신연구기구(SPND), 지하 미사일 저장고, 공군 기지 등이 포함됐으며, 이란 최대 가스 정제공장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과 휘발유 저장소 등 주요 에너지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이란 측에서는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했으며, 이스라엘에서는 10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으로 이란 고위 지휘관 20여 명과 핵 과학자 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6월 15일 새벽에는 이란의 보복 공습으로 이스라엘 텔아비브 남부 바트얌의 건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향후 수 주간 공격을 계속할 계획임을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이 단순히 이란 핵 위협 제거에 그치지 않고 이란 정권 교체까지 목표로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CNN은 미국 백악관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군사 작전이 며칠 내 끝나지 않을 것이라 보도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작전 계획에 대해 반대하지 않고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한편,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 격화로 인해 6월 15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 간 6차 핵협상은 취소됐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미국의 지원 아래 이뤄졌다고 보고 있어 협상 분위기는 매우 냉각된 상태다. 특히 이란 핵 핵심 관계자들은 협상 전까지 이스라엘이 전면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안전가옥 대신 자택에 머물렀다가 이번 공격으로 희생되는 상황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중동 위기가 급격히 심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5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중동 상황과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대해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란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강대국이라며 중동 위기 중재에 나설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강하게 비판하며,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중국 역시 이스라엘의 공격이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위험한 선례”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중국 외교부장 왕이는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의 정당한 권익과 국민 안전을 수호하는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있을 경우 상황에 따라 이스라엘의 방어 작전에 참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으며,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역시 이란 핵 프로그램을 강하게 규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이 단기간 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은 있으나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2년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과 연이은 군사 충돌로 군사력이 크게 약화됐고, 주요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 또한 상당 부분 무력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란 정부 역시 중동 내 갈등이 이웃 국가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공격이 중단되면 반격도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역시 중동에서의 전면전 확대를 원하지 않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전례 없는 수준의 군사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란이 핵무기 생산을 서두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우라늄 농축을 가속화할 경우 중동 지역의 긴장은 한층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은 단기적 군사 충돌을 넘어 중동의 지정학적 균형과 국제 외교 지형을 뒤흔들고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 중국, 유럽 국가들이 얽힌 복잡한 국제 관계 속에서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중동 정세는 한층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尹 '계엄 시나리오', 3월부터 준비... 노상원 수첩에 '체포 명단'

 180일간의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한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을 '정치적 위기 타개를 위한 정적(政敵) 제거 목적의 불법 계엄'으로 규정하고 수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직자 탄핵 소추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대립 등 정치적 궁지에 몰리자, 정치적 소통 대신 군과 경찰을 동원해 반대 세력을 일망타진하려 했다고 판단했다.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과 계엄법이 요구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명백한 '불법 계엄'이라고 결론 내렸다.특검 수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를 2023년 10월 군 장성 인사 이전부터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군 수뇌부를 교체하며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등을 임명했는데, 이들은 현재 계엄사령관이나 병력 동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은 계엄의 '비선 기획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이 같은 군 인사 내용이 발견된 점을 근거로, 해당 인사가 사전에 비상계엄을 위한 조율된 '진용 갖추기'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3∼4월 이후 한 달에 한 번꼴로 군 관계자들 앞에서 '비상대권 조치'를 언급했으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공관 등에서 수시로 만나 '우선 체포할 대상자'와 '2·3차 검거 대상자'를 분류하는 등 계엄의 실무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수거 대상 명단, 수거팀 구성, 특별수사/재판소 운용"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적혀 있었다.특검은 계엄 선포의 명분을 쌓기 위한 정황도 포착했다. 국군드론사령부가 지난해 10월에서 11월 사이 북한 평양과 남포 일대에 무인기(드론)를 여러 차례 날려 보낸 행위가 남북 관계의 위기 국면을 조성해 자연스럽게 계엄을 선포할 명분을 만들려 한 시도였다는 것이다. 계엄 선포 전까지 국정원 등에서 북한의 남침 위험 등 안보 현안에 대한 보고가 없었다는 점 역시 불법 계엄 판단의 주요 근거가 됐다.특검은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사법 리스크가 커지던 상황 역시 비상계엄의 배경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했다.압수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휴대전화에서는 '김안방'으로 저장된 김 여사가 지난해 5월 "내 수사가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확인됐다. 이는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중앙지검에 김 여사 관련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직후 중앙지검 지휘부가 물갈이된 시점과 맞물려,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다만,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되면서 특검은 김 여사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계엄 선포의 직접적인 동기였는지에 대한 규명 작업은 완수하지 못했다.이 밖에도 특검이 청구한 영장 13건 중 6건이 기각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추경호 의원 등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발됐고, '무리한 청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미군 기지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언급으로 이어져 외교적 논란을 빚는 등 수사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