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스마트폰 뚫고 나온 '나'의 실체..당신은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세상에서 완벽하게 꾸며낸 '가상의 나'가 현실에 나타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창작 뮤지컬 '차미'는 이 기발한 상상력으로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위로를 동시에 선사하며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다.

 

극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소심한 청년 차미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마음 한편에 인정받고 싶은 열망을 품고 사는 그는 SNS에 이상적인 모습의 '차미(Cha_ME)' 계정을 만들어 활동하며 '좋아요' 클릭에 위안을 얻는다. 그러던 어느 날, 완벽한 외모와 성격의 SNS 속 '차미'가 스마트폰 액정 화면을 뚫고 현실로 튀어나오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화려하고 자신감 넘치는 '차미'가 취업과 연애 등 차미호가 바라던 일들을 척척 대신해주자 차미호는 새로운 삶을 만끽하게 된다.

 

이야기는 중반부를 넘어서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점차 자신의 삶의 주도권을 '차미'에게 빼앗기며 위기감을 느낀 차미호가, 어긋난 욕망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진정한 자기애를 찾아가는 여정에 집중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이 과정에 반전과 코믹 요소가 절묘하게 녹아들어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달한다.

 

스마트폰 액정을 연상시키는 직사각형 LED 스크린을 중심으로 꾸며진 알록달록한 무대는 SF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팝, 댄스, 발라드를 오가는 다채로운 장르의 넘버와 경쾌한 안무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차미호와 차미, 그리고 차미호의 친구 김고대와 짝사랑 상대 오진혁까지 총 4명의 배우들이 이끌어가는 무대를 풍성하게 채운다.

 


이 작품은 최근 브로드웨이 토니상 수상으로 화제가 된 '어쩌면 해피엔딩' 개발을 지원했던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플랫폼'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했으며, 두 번의 트라이아웃과 2020년 정식 초연, 2022년 재연을 거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21년에는 일본에 라이선스 수출되어 도쿄와 오사카에서 현지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3년 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차미'는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이수인 연출은 "초연 이후 시간이 흐른 만큼 지금의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스토리와 설정을 유지하되 일부 대사를 세밀하게 다듬어 시대성을 반영했다"며, "출연 배우들의 실제 SNS 게시물을 활용한 배경 화면과 강화된 안무 장면으로 볼거리를 더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차미'는 오는 8월 24일까지 공연된다. 인터미션 없이 110분 동안 진행되며, 차미호 역에 임예진, 홍나현, 이재림, 해일리. 차미 역에 이봄소리, 정우연, 박새힘, 이은정. 김고대 역에 정욱진, 조환지, 황순종, 박희준. 오진혁 역에 서동진, 김준영, 윤준협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하여 각자의 매력으로 캐릭터를 선보인다. SNS 시대의 자화상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뮤지컬 '차미'는 올여름, 관객들에게 특별한 공감과 위로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출범 전에 무너진 혁신위..안철수, 혁신위 대신 당대표 직행

 국민의힘이 출범을 예고한 혁신위원회가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좌초 위기를 맞았다. 위원장직을 수락한 안철수 의원이 불과 닷새 만에 전격 사퇴를 선언하고 동시에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혁신위 구성 과정에서 친윤계와의 갈등이 불거졌고, 특히 인적 쇄신안 수용 여부를 두고 비상대책위원회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안철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총 7인 체제로 계획됐고, 안 위원장을 중심으로 최형두 의원, 호준석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 정책보좌관 등 6명이 위원으로 포함됐다. 한 자리는 공석으로 두고 빠른 시일 내 추가 임명을 예고했다. 당은 이번 인선이 안 위원장의 제안을 전폭 수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불과 10분 후 안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장직 사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안을 수락했지만,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안 의원이 언급한 ‘벽’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인적 청산 거부였다. 그는 최소한의 인적 쇄신 조치를 위해 비대위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혁신을 하려면 최소한 두 사람은 교체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주말 내내 협의한 끝에 비대위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의원은 구체적인 인물은 밝히지 않았으나, 대선 당시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이들이라고 밝혀, ‘쌍권’으로 불리는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이들에 대해 탈당 수준의 조치를 요청했으나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혁신위원 인선 발표에 대해서도 안 의원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안이며, 최소한 한 명에 대해서는 전혀 합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 위원장을 맡을 당시 당에서 전권을 부여받았다고 믿었지만, 송 비대위원장과의 논의 과정에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결국 안 의원은 “비대위가 혁신안을 통과시킬 의지가 없다면 제가 이 자리를 맡을 이유가 없다”며 사퇴를 결정했고, “혁신 당 대표가 되어 직접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완전히 절연하고, 비상식과 불공정의 시대를 끝내겠다”고 강조했다.안 의원의 이 같은 전격 행보에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당혹스럽고 아쉽다”며 짧게 입장을 전했지만, 인적 쇄신 수용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김대식 비대위원은 “혁신위원장 수락 닷새 만에 사퇴와 당 대표 출마는 혁신의 진정성을 무색하게 한다”며 “혁신의 길을 끝까지 완주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박정훈 의원은 “친윤이 키를 쥔 혁신은 눈속임이며, 안 의원 역시 쇼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반면 양향자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형식은 자진사퇴지만 사실상 해임”이라며 “친윤 중심의 당 주류가 얼마나 혁신을 거부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이번 사태로 인해 국민의힘의 혁신위원회는 첫발을 떼기도 전에 사실상 무력화됐고, 안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은 계파 갈등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당의 쇄신을 둘러싼 명분 경쟁이 본격화되며, 친윤계와 비윤계 간의 권력 투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철수 의원이 직접 혁신의 기치를 들고 당 대표에 도전하면서, 향후 국민의힘의 방향성과 당내 역학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