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가 내려가도 가격은 계속 올리는 식품업계... '배부른 돼지' 된 기업들의 실적 잔치

 소비자단체가 주요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공식품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업계에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소비자 가격에 조속히 반영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등 12개 회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가공식품들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몇 년간 하락했음에도 업계는 소비자 가격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뿐만 아니라 가격 인상까지 단행하며, 실적 개선에 집중하는 듯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업계의 실질적인 가격 인하 시행과 함께 정부가 기업들의 비용 절감 효과가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지 끝까지 모니터링할 것을 촉구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라면의 주 원재료인 원맥(소맥분)은 2022년 대비 2025년(1~4월) 평균가격이 22.6%나 하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라면의 평균가격은 오히려 7.4% 상승했다. 대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2022년 대비 2025년(1~4월) 평균가격이 무려 41.3%나 급격하게 하락했다. 대두유 역시 같은 기간 19.2% 하락했다.

 


그러나 이러한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공식품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5월 대비 2025년 5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8.2% 상승했으나, 가공식품의 물가지수는 13.6%나 올랐다. 특히 라면은 14.2%, 빵은 19.4%까지 물가지수가 상승했다. 식용유만이 지난해부터 소폭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를 보였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은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쳐, 2022년 5월 대비 2025년 5월 햄버거 가격은 23.5%, 김밥은 20.9%, 치킨은 13.0%, 김치찌개는 15.8%나 상승했다. 이는 원재료 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소비자단체는 이러한 상황에서 가공식품 업체들이 실적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요 가공식품 업체들의 2024년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가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기업의 수익 증대로만 귀결되고 있다는 비판을 뒷받침한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업계는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고, 실질적인 가격 인하를 시행해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들의 비용 절감을 위한 지원 효과가 소비자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는지 끝까지 모니터링해 물가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금 깎일 걱정 끝, 6월부터 일하는 노인에게 희소식

 일하는 노년층의 근로 의욕을 꺾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국민연금 제도의 모순이 드디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정부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령층의 경제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연금을 삭감하던 불합리한 규정을 손질하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올해 6월부터 그 첫 단계가 시행된다.핵심은 '재직자 노령연금 감액 제도'의 단계적 폐지다. 현행 제도는 연금 수급자가 일정 소득(A값, 2024년 기준 약 309만 원)을 넘어서면 연금액의 일부를 삭감하는 구조다. 이는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일을 계속해야 하는 노년층에게는 사실상 '벌금'처럼 작용하며 노동 시장 참여를 가로막는 족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이러한 규정으로 인해 연금이 깎이는 노년층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다. 지난해에만 약 13만 7천 명에 달하는 수급자가 소득 활동을 이유로 총 2,429억 원에 달하는 연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는 개인의 손실을 넘어, 고령층의 경제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부터 개선 권고를 받기도 한 사안이다.정부는 우선 올해 6월부터 감액 기준을 대폭 완화한다. 기존 5개로 나뉘어 있던 감액 구간 중 하위 2개 구간을 폐지하여, 월 소득이 A값에 200만 원을 더한 약 509만 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연금을 전액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월 309만 원만 넘어도 연금이 삭감됐지만, 이제는 그 기준이 200만 원가량 상향 조정되는 셈이다.이번 조치는 단순히 삭감됐던 연금을 되돌려주는 것을 넘어, 일하는 노년층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고 이들의 경제 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보장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노년층의 경제 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물론 제도 개편에 따른 재정 부담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번 1단계 완화 조치에만 향후 5년간 약 5,356억 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재정 상황을 고려하며 제도의 단계적 폐지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