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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아덴만의 영웅' 이국종에게 SOS? 복지부 장관 후보 추천

 의료계 일각에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전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을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장·차관 후보에 대한 국민 추천을 받겠다고 밝힌 이후 의료계 단체가 공식적으로 특정 인사를 추천한 첫 사례다. 이는 경색된 정부와 의료계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시의사회는 이날 인사혁신처에 이 병원장을 복지부 장관 후보로 추천하는 절차를 밟았다.

 

의사회는 전날 상임이사회를 열어 추천을 의결했다. 이번 추천은 의료계가 현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제2차관의 파면을 요구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의료계는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단독 결정 발언으로 불신이 깊어진 현 복지부 라인 교체를 촉구해왔다.

 

이국종 병원장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영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며 '아덴만의 영웅'으로 불렸다. 이후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로 재직하며 대한민국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 현실을 알리고 권역외상센터 설립, 닥터헬기 도입 등 제도 개선에 앞장섰다. 수많은 어려움과 반대 속에서도 묵묵히 외길을 걸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12월부터는 국군대전병원장을 맡아 군 의료체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부산시의사회는 추천서에서 이 병원장을 "심각하게 훼손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과 의대 교육을 정상화하고, 무너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강력히 평가했다. 또한 "외상외과 전문의로서의 탁월한 능력과 군인으로서의 투철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겸비하여, 오랫동안 대한민국 의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헌신적으로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진정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정상화와 발전을 염원한다면, 대통령께서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해서라도 반드시 이국종 병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 병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시절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으로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이 지사와 함께 24시간 닥터헬기 도입을 포함한 중증외상 환자 치료체계 구축에 협력했다. 

 

이 병원장은 당시 "선진국형 중증외상 치료 제도 구축이 기존 체계와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로 나아가지 못할 때, 이 지사가 생명존중을 최우선 정책순위에 올리고 어려운 정책적 결단과 추진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며 이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또한, 이 병원장은 과거 이 대통령이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대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10쪽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은 그의 복지부 장관 후보 거론에 정치적 해석을 더한다.

 

'안전장치 없이 몸으로 기계 관리'... SPC삼립의 충격적 '인체 윤활유' 작업 관행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노동자 양 모 씨가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 기계에 끼여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충격적인 작업 환경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재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윤활유 자동분사 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로 인해 양 씨가 직접 기계 아래쪽 공간에 몸을 숙이고 들어가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가 돌아가는 기계에 상반신이 끼여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위험한 작업 방식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같은 공장에서 근무했던 전직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소 기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자주 났고, 그럴 때마다 작업자들이 직접 몸을 기계 안으로 넣어 윤활유를 칠해야 했다고 한다.한 전직 직원은 "밑에 들어가서 쪼그려서 컨베이어를 닦다가 걸레가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옷 일부가 끼었다면 아무래도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전직 직원도 "항상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작업했다"며 "잘못 움직이면 끌려 들어갈 수도 있어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경찰 조사 결과, 해당 기계에는 끼임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공장 내 소음이 심해 동료들이 양 씨의 사고를 알아채기까지 2분 이상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전직 직원은 "작업장이 굉장히 시끄럽고 작업자들이 다 떨어져 있어서 도움을 요청해도 소음 때문에 듣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업체 측이 노동자들의 위험한 작업 환경을 인지하고도 방치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이에 대해 SPC 측은 윤활유 자동분사장치는 제대로 작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수사기관의 현장 감식 당시에는 사고로 설비가 파손돼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작업자들이 직접 윤활유를 뿌리기 위해 기계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조업 현장의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노동자의 안전보다 생산성을 우선시하는 작업 환경과 부실한 안전장치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