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쌀 대신 ‘이거’ 넣으면 혈당 걱정 끝

 한때 잊혀졌던 곡물 보리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은 5월 말에서 6월 초는 보리의 제철이다. 보리는 우리 민족의 굶주림을 견디게 한 귀한 작물이었다. 쌀보다도 재배 역사가 오래된 보리는 예로부터 우리 식탁을 지켜온 곡물이다. 5\~6월, 보리가 여물기 전까지 먹을 곡식이 떨어졌던 시기를 이른바 ‘보릿고개’라 불렀으며, 이는 단순한 계절적 현상을 넘어선 우리 역사 속 생존의 기록이다. 가수 진성의 노래 제목으로도 잘 알려진 이 말은 보리가 지닌 의미를 더욱 되새기게 한다.

 

보리가 최근 건강식으로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그 효능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은 풍부한 식이섬유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거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이들에게 보리는 좋은 선택이 된다. 당지수(GI)가 낮은 곡물이기 때문에 쌀밥이나 밀가루 음식처럼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포만감은 오래 지속된다. 보리를 쌀과 섞어 지은 밥은 장 건강에도 좋고,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는 체중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보리에는 또 다른 숨은 기능도 있다. 체내에 쌓인 중금속이나 니트로소아민 같은 발암 물질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이 바로 그것이다. 이로 인해 대장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혈관 건강 증진에도 기여한다. 이는 보리에 함유된 ‘베타글루칸’이라는 식이섬유의 작용으로, 담즙산과 결합해 소화를 돕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관여한다. 혈중 지질 농도를 낮추고 당뇨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성인병 관리에도 유익하다. 또한 보리는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고,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6와 판토텐산 합성을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는 점에서 전신 건강에 긍정적이다.

 

 

 

보리에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국내 학술지인 생명과학회지에는 보리싹 추출물의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에 관한 연구가 실린 바 있다. 이 논문은 보리싹에서 추출한 총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을 바탕으로 체내 염증 반응 억제와 산화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입증했다. 다시 말해, 보리는 면역력을 높이고 체내 염증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성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보리에는 비타민 B1, B2, 나이아신, 엽산, 칼슘, 철분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누구나 섭취할 수 있는 영양 곡물이다.

 

보리밥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나물 반찬이다. 특히 콩나물, 취나물, 고사리 등을 곁들인 보리비빔밥은 대표적인 건강식이다. 콩나물은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고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 항고혈압 펩타이드를 포함하고 있다. 또 칼슘 손실을 막고 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이소플라본 성분도 포함돼 있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보리와 채소 반찬의 조합은 현대인의 식습관에서 부족하기 쉬운 섬유질, 미네랄, 항산화 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훌륭한 식단이 된다.

 

다만 보리와 채소류에는 칼륨 함량이 높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을 낮추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고칼륨혈증이라는 위험한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심장 박동 이상이나 근육 마비 같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건강 상태에 맞는 곡물 섭취가 중요하다.

 

이처럼 보리는 단순한 잡곡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식품이다. 과거의 주식에서 오늘날의 건강식으로 탈바꿈한 보리는, 현대인의 다양한 건강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자연의 선물과도 같다. 제철을 맞은 지금, 보리의 진가를 다시 한번 식탁 위에서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안전장치 없이 몸으로 기계 관리'... SPC삼립의 충격적 '인체 윤활유' 작업 관행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노동자 양 모 씨가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 기계에 끼여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충격적인 작업 환경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재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윤활유 자동분사 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로 인해 양 씨가 직접 기계 아래쪽 공간에 몸을 숙이고 들어가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가 돌아가는 기계에 상반신이 끼여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위험한 작업 방식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같은 공장에서 근무했던 전직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소 기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자주 났고, 그럴 때마다 작업자들이 직접 몸을 기계 안으로 넣어 윤활유를 칠해야 했다고 한다.한 전직 직원은 "밑에 들어가서 쪼그려서 컨베이어를 닦다가 걸레가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옷 일부가 끼었다면 아무래도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전직 직원도 "항상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작업했다"며 "잘못 움직이면 끌려 들어갈 수도 있어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경찰 조사 결과, 해당 기계에는 끼임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공장 내 소음이 심해 동료들이 양 씨의 사고를 알아채기까지 2분 이상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전직 직원은 "작업장이 굉장히 시끄럽고 작업자들이 다 떨어져 있어서 도움을 요청해도 소음 때문에 듣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업체 측이 노동자들의 위험한 작업 환경을 인지하고도 방치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이에 대해 SPC 측은 윤활유 자동분사장치는 제대로 작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수사기관의 현장 감식 당시에는 사고로 설비가 파손돼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작업자들이 직접 윤활유를 뿌리기 위해 기계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조업 현장의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노동자의 안전보다 생산성을 우선시하는 작업 환경과 부실한 안전장치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