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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첫 인사부터 경제 올인..통상 전쟁 대비 완료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단행한 첫 정부 부처 차관급 인사는 경제 회복과 대미 통상 협상 대응을 위한 핵심 실무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기획재정부 1차관에는 이형일 통계청장이, 2차관에는 임기근 조달청장이 임명됐다.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문신학 전 산업부 대변인이, 외교부 1차관은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 2차관은 김진아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각각 발탁됐다. 통상교섭본부장으로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해당 보직을 맡았던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위원이 중용됐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에 대해 “경제 회복과 불황 극복을 위해 검증된 전문가를 신속히 배치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차관급 인사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경제 정상화’를 위한 신호탄으로 읽힌다.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차관은 대통령의 전결로 임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부는 실무를 담당할 주요 인사를 조속히 배치함으로써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자 했다. 특히 이번에 임명된 인사들은 대부분 경제·통상·외교 현안과 직결된 부처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들이다. 기재부의 경우 부총리 자리가 아직 공석인 가운데, 정책과 예산의 양 축을 책임질 1·2차관을 동시에 임명함으로써 경제정책의 골격을 먼저 다잡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기재부 1차관으로 임명된 이형일 전 통계청장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기재부 경제정책국과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꼼꼼한 성격에 위기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와 이재명 정부 모두에서 중용됐다. 임기근 2차관은 대표적인 예산 전문가로, 기재부 예산실 주요 보직을 거쳐 정책 조정과 재정 운영에 능통하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20조 원 이상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총괄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그에 대해 “정책 조정과 성장 전략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외교안보 라인에서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주목된다. 그는 북미 국장을 비롯해 주애틀랜타총영사를 역임한 ‘미국통’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 경험이 있다. 그는 현재 외교부 내 주요 간부들보다 기수가 낮아 ‘기수 파괴 인사’로도 주목받고 있다. 외교부 2차관에 임명된 김진아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 외곽 싱크탱크에서 활동했던 인물로, 국제기구 및 다자외교 대응에 투입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오는 15일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주요 외교 일정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차관 및 통상교섭본부장 인사도 대미 통상 협상을 염두에 둔 정밀 포석이다. 산업부 1차관으로는 문신학 전 산업부 대변인이 임명됐다. 그는 석유·가스·원전 분야를 아우른 ‘에너지통’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탈원전 수사’ 대상에 올랐던 이력도 있다. 대통령실은 문 차관에 대해 “RE100 등 글로벌 에너지 규제 속에서 국내 산업 전환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해당 보직을 맡아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주도한 바 있다. 그는 이번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에 대비해 통상 실무를 맡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국민 추천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일반 국민이 장·차관 및 공공기관장 후보를 추천하고, 검증을 거쳐 실제 임명하는 제도로, 인사의 투명성과 참여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내란특검법’, ‘김건희특검법’, ‘해병대원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을 제1호 법안으로 심의·의결했다. 이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무회의 통과 법안으로,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정쟁을 부추기는 특검”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인사는 내수 회복과 외교 현안, 특히 통상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경제·외교 분야의 실무 책임자를 신속히 교체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전문가 중심의 인사 기조는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통령의 승부수, ‘강력한 특례’ 약속에 충청권 통합 논의 불붙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대전·충남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정치권의 핵심 의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8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전·충남 지역 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수도권 과밀화 문제 해결과 국가 균형 발전의 중대한 전환점으로서 두 광역단체의 통합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통합 자치단체의 새로운 대표를 선출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는 추진을 주문하면서, 이는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국가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은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와 맞물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광역 단위 통합 논의에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이번 통합 논의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여야를 초월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이미 통합 추진에 공동으로 합의한 바 있으며, 여기에 대통령과 집권 여당까지 적극적으로 가세하면서 실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민주당 의원들 역시 통합의 큰 뜻에 공감하며 향후 충북까지 아우르는 '충청권 메가시티' 구상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를 당에 건의하기로 하는 등 더욱 확장된 비전을 제시했다. 이처럼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는 만큼,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내년 초 국회에서 통합 특별법이 발의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중앙정부는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힘을 싣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행정기관 소재지나 명칭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개방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해결할 것을 주문하는 한편, 통합된 자치단체에 재정 분권과 자치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특례 조항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통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통합의 혜택이 모든 시민에게 돌아가게 함으로써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5극 3특'을 중심으로 지방정부를 확장하겠다는 현 정부의 국정 기조에 따라, 대전·충남 통합 모델은 다른 지역의 연쇄적인 통합 논의를 촉발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대전·충남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는 인구 360만 명에 달하는 거대 광역단체장의 자리를 놓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여야의 잠재적 후보군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권에서는 충남 아산에서 3선을 지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등판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며, 민주당에서는 양승조 전 충남지사, 박수현 수석대변인, 장철민 의원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야권에서는 통합 논의를 처음 이끌었던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간의 본선 같은 경쟁이 예상되는 등, 충청권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 역사적인 선거전이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