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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불교문화재 ‘초비상’.."국보·보물 피해 없어"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10일 오전 화재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와 문화재 손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2분쯤 조계사 인근 4층 규모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 천장에서 불이 시작됐으며, 출동한 소방 당국은 약 1시간 35분 만인 오전 11시 57분 완진을 선언했다.

 

신고 접수 직후 소방과 구청, 경찰 인원 306명과 장비 55대가 투입돼 진화 작업에 나섰고, 오전 10시 39분에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5분 후 긴급구조통제단도 설치하는 등 신속한 대응이 이뤄졌다. 건물 안에는 스님과 종무원, 방문객 등 약 300명이 있었으나 모두 자력으로 안전하게 대피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정기 회의를 하던 중 화재 경보가 울려 전원이 대피했으며, 현재까지 부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조계사나 인근 불교중앙박물관으로까지 번지지 않아, 박물관에 전시 중인 국보 및 보물급 문화재 33점 역시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불교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건물 지하에는 국보와 보물 등 귀중한 문화재가 전시돼 있었으나, 불길이 전시관과 수장고로 확산되지 않았다”며 “다만 연기 등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문화재 이운 작업을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긴급 반출된 문화재는 총 8점이며, 이들은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수장고로 안전하게 옮겨졌다. 관계자들은 “박물관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문화재를 다시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시된 국보와 보물급 유물들은 모두 유리 차단막 내부에 보관돼 있어 직접적인 손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을 천장에 설치된 에어컨에서 불꽃이 시작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조사 중이다. 이날 화재 현장에는 소방 차량 35대와 소방 인력 142명이 투입되어 신속하고 조직적인 진화에 나섰다. 오후가 되어 대응 1단계는 해제됐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불교중앙박물관은 ‘호선 의겸: 붓끝에 나투신 부처님’ 특별기획전을 진행 중으로, 전국 사찰에서 모인 다양한 불교 문화유산을 보관하고 있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대표 문화재로는 국보인 순천 송광사의 ‘영산회상도’와 ‘팔상도’, 보물인 여수 흥국사의 ‘십육나한도’ 등이 포함돼 있으며, 총 33점에 달하는 국보 9점과 보물 9점이 포함된 귀중한 유산들이 전시되어 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서봉 스님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다행히 화재가 전시관과 수장고로 확산되지 않아 귀중한 문화재들이 안전하게 보존되고 있다”며 “앞으로 박물관의 안전과 보안이 확실히 확보된 뒤 문화재를 다시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화재 당시 국제회의장에서는 정기회의가 진행 중이었으며, 회의 참석자들과 박물관 방문객 등 총 300명이 자력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조계종 측은 이번 화재로 조계사 사찰 건물이나 박물관 주요 시설로 불이 옮겨붙지 않은 점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소방 당국과 문화재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보존 안전 대책 강화와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 보호를 위해 신속하게 이뤄진 이운 작업은 국가유산청과 국립고궁박물관의 협조 아래 진행되고 있다.

 

이번 조계사 인근 국제회의장 화재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했지만, 신속한 대응과 시민 및 관계자들의 침착한 대처 덕분에 큰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어, 향후 재발 방지와 안전 관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오픈런' 역대급인파 밀려든다!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결정으로 오는 8월부터 일반 관람이 중단될 예정인 가운데,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청와대로 이어지고 있다. '국정 운영'의 상징이었던 청와대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국민에게 개방되었으나, 이제 다시 대통령 집무 공간으로 활용될 준비를 하고 있다.지난 13일 금요일, 충북 진천에서 새벽부터 올라온 김윤목(69)·장덕자(68)씨 부부는 청와대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장씨는 "평일인데도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주말에는 오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놀라워했다. 이날 청와대 관람 시작 시각 한 시간 전부터 본관 정문에서 춘추문까지 300m가 넘는 긴 줄이 늘어섰고, 안내 요원은 "입장 시간 전부터 2000명 이상이 기다렸다"고 전했다.청와대 개방 종료 소식에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모씨(57)는 "청와대 관람이 끝나는 것이 아쉽다"며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몇 개월에 한 번이라도 관람을 허용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본관, 영빈관, 춘추관 등 청와대 경내 어디를 가나 마지막 관람을 기념하려는 시민들의 촬영 열기로 가득했다. 울산에서 왔다는 김두홍씨(22)는 입대를 며칠 앞두고 급하게 방문했다며 "'전직 대통령은 이렇게 멋진 곳을 두고 왜 집무실을 옮겼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지후씨(32)는 "청와대 경치가 정말 아름답다"며 "아침 일찍 출발해 오래 줄 선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특히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됐던 본관 내부에 들어가려면 최소 90분 이상 줄을 서야 했다. 가족과 함께 온 유진구씨(41)는 연차를 쓰고 청와대 나들이를 왔는데, 나중에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남 순천에서 온 박옥분씨(72)는 너무 긴 줄 때문에 내부 관람을 포기해야 했다.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태국에서 가족여행을 온 차이야폰씨(50)는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공간이 대통령 집무실이라면 좋은 정책이 절로 나올 것 같다"며 청와대 방문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적의 매디슨 클라크씨(29)는 한국이 백악관처럼 상징적인 공간인 청와대를 국민과 나눈다는 점이 인상 깊다고 평했다.청와대 인근 상권도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카페 직원 이모씨는 "청와대 개방 후 평일 오전은 한산했는데, 대선 이후 주문 건수가 5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윤진옥씨(70)는 청와대가 다시 집무 공간으로 활용되면 많은 공무원이 점심때 방문해주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보였다.청와대재단 통계에 따르면, 개방 첫해인 2022년 월평균 34만명에 달했던 방문객 수는 2023년 17만명, 지난해 16만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청와대 관람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지난 4월 갑자기 26만명으로 뛰었고, 지난달에는 42만명이 찾았다. 이달 12일까지도 이미 20만명이 방문했다. 청와대재단 관계자는 "8월부터 보안 점검 등을 위해 관람이 중단되는 것이 확실시되면서 마지막 관람 기회를 얻으려는 국민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